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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후 사건'이 연일 이슈다. 사건을 둘러싼 여러가지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고, 박시후 측과 고소인 측의 진실 공방 역시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이 수습되기는커녕 복잡해져만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사건 전개는 서로에게 불행이다. 힘들겠지만 이제는 박시후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야 할 때다.

점점 싸늘해지는 여론 의식해야

 27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특별기획 <청담동 앨리스> 제작발표회에서 아르테미스 코리아 회장 차승조 역의 배우 박시후가 자신이 맡은 배역을 소개하고 있다.

배우 박시후 ⓒ 이정민


당초 사건이 터졌을 때 여론은 "사태를 지켜보자"는 방향으로 흘렀다. 피의 사실이 확실히 밝혀진 것도 아닌데다가, 평소 깔끔하고 젠틀한 이미지의 박시후에 대한 믿음이 남아 있었던 덕분이다. 박시후 측이 즉각적으로 결백을 주장하며 공식입장을 발표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 조성에 큰 몫을 차지했다. 민감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반응은 예상 외로 우호적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박시후가 늑장 대응을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경찰 출두를 3번이나 연기하고 사건 이송 조치를 요구하는 등의 행동은 대중이 보기에 '비상식적'인 일이 되어 버렸다. 박시후의 주장대로 합의하에 "마음을 나눈" 것이라면, 그리고 거리낌 없이 당당하다면 하루라도 빨리 경찰서에 나와 사건을 있는 그대로 진술하면 되는 것이다. 소속사와 변호인단의 뒤에 숨을 필요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박시후가 숨으면 숨을수록, 경찰 출두를 미루면 미룰수록 여론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합의할 시간을 벌려는 것'이라느니, '약물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늑장을 부린다'느니 하는 추측들이 난무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당황스럽고 곤욕스러운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이 같은 대응은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심각한 명예 훼손" 운운하기 전에 스스로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모습을 드러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고소인 측의 의견과 진술이 나올 때마다 언론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행태 역시 중단해야 한다. 이건 공공재인 언론을 이용해 소모적인 말싸움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 피의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엇갈리는 건 당연한 이치다. 이것을 조정하고 판단하는 것이 바로 경찰과 법원의 몫이다. 연예인이라는 위치를 이용해 '언론 플레이'를 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건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사건의 진위는 둘째 치고, 처음에 우호적이었던 여론이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는 건 연예인인 박시후에게 매우 불리한 현상이다. 연예인에게 이미지는 생명이다. 가뜩이나 구설수에 올라 지금껏 쌓아 올린 이미지에 먹칠을 한 마당에, 사건 해결까지 지저분하게 끌고 간다면 그에게 이득이 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제는 대중에게 예의를 지켜야 할 때

 24일 오후 서울 서부경찰서에 출석 예정이던 배우 박시후가 변호사를 변경, 서부경찰서에서 강남경찰서로의 사건 이송신청서를 접수한 뒤 출석을 연기했다. 법무법인 푸르메의 변호사들이 조사연기신청서와 사건이송신청서를 접수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서부경찰서에 출석 예정이던 배우 박시후가 변호사를 변경, 서부경찰서에서 강남경찰서로의 사건 이송신청서를 접수한 뒤 출석을 연기했다. 법무법인 푸르메의 변호사들이 조사연기신청서와 사건이송신청서를 접수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지금 박시후 측은 어떻게든 무죄를 입증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간을 벌면서 사건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나가고, 해명의 근거를 찾는 식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렵사리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처분을 받는다고 할지라도 이번 사건에서 보여준 박시후의 대응 방식은 평생 주홍 글씨로 남을 것이다. '비겁한 행동'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결국 이 같은 전략은 제 살 깎아 먹기에 불과하다. 지금껏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연예인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좀 더 긴 안목으로 '현명한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 그가 배우로서의 생활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상식적인 선에서 사건 해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현재 사건이 너무 과열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취재 경쟁에 사로잡힌 언론과 이를 흥미롭게 바라보는 대중이 너나 할 것 없이 숱한 '말'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박시후가 모습을 드러내는 건 분명 힘든 일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한 가지는 이런 무수한 말들을 진압할 수 있는 사람 역시 오직 당사자인 박시후, 단 한 명 뿐이라는 것이다.

언론을 통해 토해내는 백 마디 말보다 떳떳한 경찰 출두 한 번이 사건을 수습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일 수 있다. 더 이상 기회를 잃어서는 안 된다. 지금보다 더 사건을 키우고 싶지 않다면 본격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여론을 싸늘하게 만든 것도, 돌아선 여론을 다시 제 편으로 끌어안는 것도 모두 박시후 본인에게 달려있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박시후에게 충고하고 싶다. 이런 저런 조건을 달며 출두를 연기하는 것을 그만두고, 떳떳하게 나와서 당당하게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어려울수록 쉽게 생각하길 바란다. 죗값이 있다면 달게 받고 죄가 없다면 훌훌 털고 다시 시작하면 그만이다. 적어도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지금보다는 그 편이 훨씬 낫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배우 박시후'는 지금껏 대중의 큰 사랑을 받은 톱스타다. 그렇다면 대중에게 자신의 밑바닥까지는 보이지 말아야 할 최소한의 의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박시후의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박시후 출두연기 성폭행 공식입장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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