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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공주보 물고기 폐사 현장. 25일과 다르게 거품이 흙빛을 띤다.
 26일 공주보 물고기 폐사 현장. 25일과 다르게 거품이 흙빛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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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인근에서 고라니와 자라, 붕어 등이 죽었다는 <오마이뉴스> 보도 이후, 26일 환경단체들이 현장을 둘러보고 원인분석을 위해 물고기 사체를 거둬갔다(관련기사 : <금강 물고기 떼죽음 악몽... 고라니, 자라도 죽어>). 죽은 물고기가 입을 벌리고 있고 아가미가 선홍색인 것으로 보아 사인은 산소부족일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26일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과 환경운동연합 산하 생명의 강 연구단 및 지역 방송사는 사고가 발생한 공주보 상류 우안 2km 지점부터 좌안까지 현장점검을 했다. 오늘 현장방문 소식이 알려지면서 25일 금강유역환경청과 수자원공사, 국토부, 공주시는 수자원공사의 보트까지 동원해 수거활동에 나선 바 있다.

26일 현장은 25일과 다르게 공주보의 수문이 닫히고 수위도 50cm 정도 올라 있는 상태로, 물고기의 사체가 다 치워진 듯 붕어 2마리의 사체만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저니(底泥)와 녹조 사체들이 여전히 물 위로 떠올라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다.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녹조류가 떠오르면서 산소가 고갈되었다"

이경호 국장이 죽은 물고기의 아가미를 확인하고 "선홍색을 띄고 입을 벌리고 죽은 것으로 보아 산소 부족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경호 국장이 죽은 물고기의 아가미를 확인하고 "선홍색을 띄고 입을 벌리고 죽은 것으로 보아 산소 부족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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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나왔던 이경호 국장은 "보가 막히면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판단이 든다. 원인은 더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부착조류나 녹조류의 찌꺼기들이 역전현상으로 떠올라 산소가 없는 상태로 변하면서, 용존산소가 부족해서 물고기가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어 "4대강 사업으로 수심이 깊어지고 유속이 느려지면서 부착조류나 부유물질이 물 속에 깊이 쌓이고 햇빛이나 공기가 차단되면서 혐기성으로 바뀌었기 때문으로, 공주보가 강을 막으면서 일어난 사고라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헌정 국토환경연구소 연구원은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작년에 백제보 물고기 떼죽음이 일어난 시기의 날씨 자료를 받아서 분석했는데, 가을에 접어들면서 최저 기온이 4℃ 정도로 떨어지면서 기온 차가 커지고 물이 뒤집히는 현상이 일어났다"며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부유물질이 뒤집히면서 급속한 산소고갈로 물고기 질식사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도 해빙기에 얼음이 녹으면서 기온이 상승하여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빠른 시일 안에 금강을 방문하여 저질토 검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민걸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도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준 저수지가 된 금강의 모래와 펄 부착조류가 매트 모양으로 번식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 때문에 작년의 백제보 물고기 떼죽음과 지금의 공주보 물고기, 자라 등의 죽음과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가 눈 가리기에 급급하여 조류제거제를 살포한다면, 부유하고 있는 조류가 엉겨 붙어 바닥으로 침전해 같은 일이 반복된다"고 경고했다.

"물고기와 자라에 고라니까지 죽어버린 금강의 훗날이 무섭고 두렵다"는 시민들의 우려가 다시 떠오른다.
 "물고기와 자라에 고라니까지 죽어버린 금강의 훗날이 무섭고 두렵다"는 시민들의 우려가 다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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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폐사 원인으로 볼 만한 특이사항 없다" 해명

26일 환경부는 <오마이뉴스> 등의 보도에 따른 해명자료를 통해 "악취나 수질분석 결과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특이사항이 없으며 다만 강바닥에서 서식중인 부착조류 일부가 최근 보 수위 및 수온변화 등으로 물 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22일 현장채수 시료에 대한 수질분석 결과 공주보 상류(500m, 700m) 클로로필-a 등은 최근 수질패턴과 유사한 경향을 나타내고 있어 물고기 폐사 등의 원인으로 볼 만한 특이사항이 없으며 자라 사체의 경우 약 2주 전후에 폐사한 것으로 원인 규명은 불가한 상태이며, 고라니의 경우 아직 성장이 미숙한 새끼로 외상 흔적이 없어 사체를 수거 관계기관에 사인 규명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2년 10월 백제보 물고기 떼죽음 사태에 대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금강에서 생물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환경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을 운영하여 원인을 밝히겠다고 하였지만, 지금까지도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미궁 속으로 빠져버렸다. 이번 사건도 추가 발생만 없다면 또 다시 원인 규명 없이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26일 공주보 물고기 폐사 현장의 수자원공사 보트
 26일 공주보 물고기 폐사 현장의 수자원공사 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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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4대강 사업, #금강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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