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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예상대로, 악동뮤지션이 시청자 문자투표로 구사회생하며 <K팝스타2> 8강에 안착했다. 사회자 윤도현의 말에 따르면 악동뮤지션은 압도적인 표차로 문자 투표에서 1위를 기록, 생방송 베틀 오디션에서 패한 탈락후보군 가운데 가장 먼저 구제를 받았다.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심사위원이 떨어뜨린 팀을 시청자가 살린 것'이다.

물론, 3명의 심사위원과 제작진 역시 이런 결과를 어느 정도는 예측하지 않았을까 싶다. 시청자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악동뮤지션을 탈락위기로 몰아넣음으로써 프로그램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더불어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심사위원들의 악동뮤지션에 대한 혹평은 의미가 없었다

심사위원들의 악동뮤지션에 대한 혹평은 의미가 없었다 ⓒ SBS


<K팝스타2> 흥행의 일등공신 악동뮤지션

실제로 악동뮤지션은 생방송을 결정짓는 라이벌 경연에서 2등을 차지, 한차례 탈락후보군에 놓인 바 있었고, 지난 주 생방송에서도 앤드류 최에 밀려 또다시 탈락 위기에 처했었다. 다행히 시청자 문자투표로 인해 구제를 받았지만, 매주 아슬아슬한 빙판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악동뮤지션이 탈락위기에 놓일 때마다 그들의 탈락을 가정하는 자극적인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덩달아 악동뮤지션의 무대와 심사평이 화제가 된다는 점이다. <K팝스타> 제작진으로서는 이보다 더한 홍보 전략이 따로 없다.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셈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결과만 놓고 보더라도 <K팝스타>의 흥행을 이끌어 온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악동뮤지션이다. 그들의 무대 영상 조회 수는 공식적인 집계만 놓고 봤을 때 이미 1,200만 건을 돌파했으며, 미공개 영상 조회 수까지 합하면 이미 2,000만 건을 넘어섰을 거라는 게 중론이다. 프로가수들조차 거두지 못한 성과를 어린 남매가 이루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이 발표한 <다리꼬지마>, <매력있어>, <라면인건가>는 3연속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했고, 문자 투표에서도 압도적 1위를 자랑했다. 그 이유를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른 참가자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순수하고 밝은 긍정적인 에너지, 그리고 센스있는 가사와 창의적인 멜로디, 무엇보다 노래를 즐기는 사랑스러운 모습이 이들 남매가 사랑받는 결정적인 이유다.

 버스커 버스커와 동일한 광고를 촬영해 그들이 소비되는 방식을 보여준 악동뮤지션

버스커 버스커와 동일한 광고를 촬영해 그들이 소비되는 방식을 보여준 악동뮤지션 ⓒ kt


SM․YG․JYP는 악동뮤지션을 품을 능력이 되는가?

하지만 대중의 사랑과는 별개로 악동뮤지션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늘 냉정하다.  대중적이지 못하고 애매하다는 점, 초반 보여줬던 참신함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매 무대가 비슷하다는 점 등이 심사위원이 지적하는 악동뮤지션의 문제점이다. 하지만 악동뮤지션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보고 있으면 하나같이 이해하기 어렵고 자기중심적인 해석에 불과하다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K팝스타2>에 참가한 여러 도전자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팀을 꼽자면 누가 뭐래도 악동뮤지션이다. 자작곡 위주로 선보이는 그들의 무대는 때론 에너지가 넘치기도 하고, 또 때론 몽환적인 느낌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제아무리 훌륭한 4번 타자라도 매 타석 홈런을 칠 수 있는 건 아니다. 결국, 훌륭한 타자를 평가하는 건 타율이다. 그동안 악동뮤지션이 보여준 무대와 음원 성적의 '타율'을 계산해본다면, 악동뮤지션은 현재 대중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참가자임이 틀림없다. 악동뮤지션이 대중적이지 않다는 지적은 그야말로 숲은 못 보고 나무만 바라보는 꼴이다.

매 무대가 비슷하다거나 초반 보여줬던 참신함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지적 역시 설득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지금껏 <K팝스타2>가 진행돼 온 7개월 동안 악동뮤지션은 순수 자작곡 3곡을 음원 차트 1위에 올려놓았고, 매 무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결관에 상관없이 말이다.)  과연, 어떤 뮤지션이 반년 만에 자작곡 3곡을 모두 히트시킬 수 있을까? 그건 3명의 심사위원도, 그리고 그들이 기획사에서 선보이고 있는 어떤 아이돌 그룹도 해낼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악동뮤지션도 다른 참가자들 못지않게 장단점이 있다. 프로가 아닌 이상 아마추어로서 갖는 한계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단점을 보완할 만큼의 장점이 뛰어나다면, 그 장점을 극대화 시켜주는 것이 바로 기획사의 몫이다. <라디오스타>에 나왔던 신치림의 윤종신은 하림의 음악을 더 많은 대중에게 알리고 싶어 그와 갈등을 겪었다고 말했다. 가수가 자기 음악을 고집한다면, 기획사의 역할은 그 음악이 더 많은 대중과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 해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연 우리나라의 3대 기획사인 SM, YG, JYP는 악동뮤지션을 품을 자격이 있는가, 아니면 그들을 더욱 빛나게 해줄 능력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이 남매를 프로그램의 흥행을 위해서 이용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아직 어린 친구들이다. 지적보다는 칭찬이 배고픈 친구들이다. 대중들로부터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참가자를 탈락 위기에 몰아넣고, 다시 또 구제해주는 그런 반복적인 시스템은 오히려 대중의 화만 부추길 뿐이다.

"차라리 빨리 떨어져서 본인들의 음악 활동에 전념했으면 좋겠다"는 시청자의 뼈아픈 지적을 <K팝스타2> 제작진과 심사위원이 잘 새겨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개인 블로그(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악동뮤지션 K팝스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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