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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0여일이 넘게 길거리에서 노숙농성중인 재능학습지교사 노동자들 가운데 두 명이 재능교육본사 맞은편 혜화동 성당 종탑 꼭대기에 올라가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유난히 추운 올겨울 그러나 사측의 폭력적 탄압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노동자들...
▲ 재능교육본사 맞은편 혜화동성당 종탑 꼭대기 1870여일이 넘게 길거리에서 노숙농성중인 재능학습지교사 노동자들 가운데 두 명이 재능교육본사 맞은편 혜화동 성당 종탑 꼭대기에 올라가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유난히 추운 올겨울 그러나 사측의 폭력적 탄압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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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또 다시 '하늘사람'이 된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26일이면 최장기 투쟁으로 남을지 모른다는 절박함에 재능교육 학습지교사 노동자 두 분이 하늘과 땅 중간 공중에 올랐습니다. 6일부터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여민희 조합원과 오수영 조합원이 서울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맞은편 혜화동성당 종탑 위에 올라 "단체교섭 원상복구"와 "해고자 전원복직"을 외치고 있습니다.

두 명의 조합원이 재능교육 본사 맞은편 성당종탑에 오르자 긴급투쟁문화제를 열었습니다. 버스노동자, 종교단체, 학생들, 시민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달려와 주었습니다.
▲ 재능학습지교사 노동자 긴급투쟁문화제 두 명의 조합원이 재능교육 본사 맞은편 성당종탑에 오르자 긴급투쟁문화제를 열었습니다. 버스노동자, 종교단체, 학생들, 시민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달려와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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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이 땅 곳곳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길바닥에서 원치 않는 노숙을 하고, 공중에서 '하늘사람'이 되어 싸우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7일 오후 7시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에서도 긴급히 단체협약 원상복구와 해고자 전원복직을 촉구하는 문화제를 열었습니다. 1890여 일이 다 되도록 길거리에서 사측으로부터 받아온 용역폭력과 성희롱, 각종 노조탄압 행위들을 이야기하며 결의를 다지고, 많은 노동자, 학생, 종교단체, 시민들이 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추운 날씨를 무릅쓰고 나와 앉았습니다.

연대오신 분들 가운데는 최근 시청역 지하보도에서 '장애인등급제 폐지','부양의무제 철폐'를 주장하며 농성중인 장애인분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서경지부 버스노동자들, 기독교단체 등에서 모여 100여분 이상이 칼바람을 함께 맞았습니다.
▲ 긴급재능투쟁문화제에 연대온 노동자와 시민들 연대오신 분들 가운데는 최근 시청역 지하보도에서 '장애인등급제 폐지','부양의무제 철폐'를 주장하며 농성중인 장애인분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서경지부 버스노동자들, 기독교단체 등에서 모여 100여분 이상이 칼바람을 함께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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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을 맞으며 종탑 위에 오른 두 노동자들은 종탑 위로 전달된 무선 마이크를 통해 "무섭고 두렵기도 했지만, 그동안 길거리에서 농성하며 겪은 사측의 폭력보다는 덜 두려웠다"며 "반드시 승리해서 웃으며 내려오겠다"고 간간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수많은 바늘로 살을 찌르는 듯한 칼바람을 맞으며, 그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느끼며 문화제에 참가했습니다.

시인 김홍춘님은 재능학습지교사 노동자들이 기운을 내시라며 좀더 일찍 함께하지 못한 것을 미안해하는 시를 낭송하였습니다.
▲ 긴급 재능투쟁문화제에 시낭송으로 연대하는 시인 시인 김홍춘님은 재능학습지교사 노동자들이 기운을 내시라며 좀더 일찍 함께하지 못한 것을 미안해하는 시를 낭송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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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들도 함께하였는데 김홍춘 시인은 '조금 편하게 살아가려는 자신의 게으름 때문에, 적극적으로 노동자들의 아픔을 함께하지 못해서 불쑥불쑥 노동자들이 떠올라 미안하다'는 시를 낭송하며 울먹였습니다. 또한 가수들도 힘차고 흥겨운 노래로 이들에게 기운을 북돋워주었는데, 래퍼인 '4층총각'은 힘찬 랩과 함께 깜짝쇼로 문화제를 흥겹게 했습니다.

'4층총각'이라는 예명을 가진 래퍼가 추운 날씨를 한 방에 날려버리자며 힘차게 노래로 연대하였습니다.
▲ 래퍼 '4층총각' '4층총각'이라는 예명을 가진 래퍼가 추운 날씨를 한 방에 날려버리자며 힘차게 노래로 연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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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곡을 부른 '4층총각' 님이 종탑꼭대기의 추위를 생각하면 지상의 추위는 아무 것도 아니라며 갑자기 웃옷을 벗어던지고 뜨겁게 노래를 하여 문화제에 열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습니다.
▲ '4층총각' 래퍼의 깜짝쇼~! 한 곡을 부른 '4층총각' 님이 종탑꼭대기의 추위를 생각하면 지상의 추위는 아무 것도 아니라며 갑자기 웃옷을 벗어던지고 뜨겁게 노래를 하여 문화제에 열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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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떻게 해야, 사측은 노동조합을 사회 발전과 기업발전을 위한 정당한 상대로 인정할까요? 언제쯤에나 노동자들을 사람으로 인정하게 될까요?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해 독단적이고 구태의연한 기업문화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요상한 이름으로, 노동자이지만 노동자로 대접하지 않으려는 꼼수를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당한 파트너로서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급변하는 경제구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첫걸음일 것입니다. 더욱이 교육사업을 하는 기업이라면 더욱 더 인간에 대한 존엄과 신뢰를 무너뜨리지 말아야겠지요.

그가 어둠속 먼 곳을 응시하는 곳은 어떤 세상일까요? 서러운 설이 더이상 계속되지 않고, 설레는 설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 힘들지 않다며 오히려 연대한 것을 감사해하는 학습지노조 강종숙 위원장 그가 어둠속 먼 곳을 응시하는 곳은 어떤 세상일까요? 서러운 설이 더이상 계속되지 않고, 설레는 설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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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지노조 강종숙 위원장에게 고생한다는 위로의 말을 건네자, "자신은 힘들지 않다"며 "연대하는 분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먼 곳을 응시하는 그의 눈빛을 보며 오히려 제가 희망의 기운을 얻었습니다.

이번 설이 서러운 설의 마지막이기를, 다가오는 설을 설레며 기다리게 될 그날이 오기를.

덧붙이는 글 | '잠 좀 자자'던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다리 위 난간 옆에,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과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압철답 위에, 그리고 제가 다 알지 못하는 곳곳에서 땅을 딛고 살아야 할 노동자들이 하늘과 땅 사이 공중에 매달려 절규하고 있습니다. 또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과 재능 학습지교사 노동자들은 7년여를 길바닥 농성장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따뜻한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태그:#재능교육, #학습지교사, #특수고용, #노동자, #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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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작은책에 이동슈의 삼삼한 삶 연재중. 정신장애인 당사자 인터넷신문 '마인드포스트'에 만평 연재중. 레알로망캐리커처(찐멋인물풍자화),현장크로키. 캐릭터,만화만평,만화교육 중. *문화노동경제에 관심. 또한 현장속 살아있는 창작활동을 위해 '부르면 달려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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