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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주가조작 의혹 허위사실유포죄로 징역 1년을 꼬박 채워 만기 출소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첫 대중 강연으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을 찾아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첫 대중 강연으로 <오마이뉴스> 찾은 정봉주 전 의원 BBK 주가조작 의혹 허위사실유포죄로 징역 1년을 꼬박 채워 만기 출소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첫 대중 강연으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을 찾아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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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이름 석자, 그 자체가 힐링이야. 내가 경북 봉화로 이사하는데 <대한민국 진화론>을 읽는 순간 '봉화' 된다. '정봉주 화'. 크하하하."

정봉주, 그의 '셀프 깔대기'는 여전했다. 비전 제시도, 스스로를 발가벗기는 것도, 공감의 정치도, 깡다구도. 뭐든 본인이 1등이란다. 세상도 그런 그를 돕는다. 나꼼수로 재미있는 이미지만을 쌓아 '존경받는 포지션'으로의 전환을 고민하던 중 느닷없이 감옥행이 선고됐단다. "감옥 다녀온 나보고 가볍다고 할 사람은 없는 거 아니냐"며 "이렇게 절묘하게 날 만들어주는 분이 계시다"며 정봉주 전 의원은 또 한바탕 웃는다.

BBK 주가조작 의혹 허위사실유포죄로 징역 1년을 꼬박 채워 만기 출소한 그가 첫 대중 강연으로 <오마이뉴스> 10만인 클럽 특강을 찾았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 모인 500명의 청중 앞에서 그가 설파할 강연 주제는 어쩐 일인지 '공부합시다'이다. 공부에 화두를 찍고 '진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출소 한 달 만에 펴낸 책 <대한민국 진화론>과도 연결돼 있다.

민주당 '절박함' 없었던 대선... "정권교체 안 돼도 다음 달에 세비 나와"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에 초청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다시 희망이다'는 주제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대담을 하고 있다.  
이날 정 전 의원은 민주통합당의 대선 패배에 대해 "반드시 정권교체 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간절함을 받아내는 주체들, 끌고 가는 그룹들이 국민 만큼 절실했는까"라며 "이미 샴페인을 터트린 분위기 속에서 선거가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 정봉주 전 의원, "민주당 의원들 '절박함'이 없어 패배했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에 초청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다시 희망이다'는 주제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대담을 하고 있다. 이날 정 전 의원은 민주통합당의 대선 패배에 대해 "반드시 정권교체 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간절함을 받아내는 주체들, 끌고 가는 그룹들이 국민 만큼 절실했는까"라며 "이미 샴페인을 터트린 분위기 속에서 선거가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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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의 순간 정 전 의원은 감옥에 있었다. 그의 지지자들에게 대선 패배는 '정봉주 사면 복권'의 꿈이 날아가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그는 마음이 편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 편이) 정권 잡는 게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삶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고민하니 덜 슬펐다"며 "맹자의 왕도 정치-패도 정치가 체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왕도 정치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패도 정치는 이기는 정치를 말한다.

"정권을 뺏길 수도, 뺏을 수도 있지만 국민은 항상 그 자리에 있다. 정권이 바뀌는 패도 정치에 올인하면 국민이 불행해진다.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국민의 삶을 생각해야 한다."

'왜 졌냐'는 질문에 "저들은 잘했고, 우리는 못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박근혜·새누리당이 문재인·민주당 보다 더 간절했고 더 국민에게 다가가려 했다는 것이다. 그는 "반드시 정권교체 해야 한다는 국민의 간절함을 받아내는 주체들, 끌고 가는 그룹들이 국민만큼 절실했을까"라며 "우리는 이미 샴페인을 터트린 분위기 속에서 선거가 진행됐다"고 꼬집었다.

이미 터트린 축배 속에는 "죽음에 임박한 절박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의원들은 정권교체가 안 돼도 다음 달에 세비가 나온다, 이런 행복한 삶에 익숙해져 있던 게 아닐까. 민주당은 앞으로도 반성 못하고 우당탕할 거다, 왜? 국회의원 임기가 너무 많이 남았다. 지금 민주당은 처절하게 싸우고 토론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나를 버려야 한다. 그런데 나를 버리는 사람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이같은 안일함은 '자기 계보, 우리들만의 리그'에 빠져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 전 의원의 진단이다. 그는 "정치인은 유리병 속에 벌거벗고 들어가 있는 건데, 계보에 휩싸이면 장막에 옷을 입고 들어가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국민과 연결이 되지 않아 국민의 바다에 민주당을 빠트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 지점에서 민주당 내에 모바일 선거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이는 것이 그는 탐탁지 않다.

"당원 가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과 소통하고 그들을 당에 접근시킬 길이 모바일 선거였다. 국민의 바다에 민주당을 빠트리자는 거였다. 그런데  민주당은 소수의 왜곡된 견해에 당을 던진 것이니 모바일 선거를 없애자고 한다. 신발에 진흙이 묻었다고 발을 뺄 께 아니라 아예 그 속에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닌가. 여기서 민주당 모습이 정확하게 나온다."

"무릎 꿇고 보수에 눈을 맞추자"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초청 특강에서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국민과 함께 손잡고 구조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권력의지를 가진 분과 자신의 비젼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분들이 앞으로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
▲ 정봉주 전 의원, "다시 희망이다"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초청 특강에서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국민과 함께 손잡고 구조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권력의지를 가진 분과 자신의 비젼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분들이 앞으로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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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주최로 열린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초청 특강에서 참가자들이 강연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이날 정 전 의원은 "국회의원 300명의 최종 꿈은 모두 대통령"이라며 에둘러 자신의 목표를 표현했다.
▲ 정봉주 전 의원 최종 꿈, 에둘러 표현 '살아있네'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주최로 열린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초청 특강에서 참가자들이 강연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이날 정 전 의원은 "국회의원 300명의 최종 꿈은 모두 대통령"이라며 에둘러 자신의 목표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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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더 이상의 멘붕은 의미가 없다. 그는 일갈했다.

"대선 패배 멘붕? 좌절? 개나 가져다 줘라. 대한민국의 20년 동안 화두는 진화다."

새누리당은 이미 다음 4년을 준비하는데 우리는 매일 저녁 술이나 마실거냐는 게다.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실천적인 고민을 갖고 미래를 돌파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멘붕 탈출의 지름길이다.

그 첫 단계는 '보수의 언어 습득하기'다. 정 전 의원은 "중도·보수 진영이 우리 얘기를 알아듣고 이해해야 한다, 그들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며 "진보의 가치가 훌륭하고 사회가 이 방향으로 가야하지만 이 가치를 '이데올로기'로 풀어가는 것만큼 멍청한 건 없다, 일반 언어로 풀어서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편적 복지를 실천하는 방향으로 가되 '저소득층 우선 실현 복지'로 설명하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클릭'을 얘기하는 건 아니다. 중심은 항상 잡혀 있어야 한다. 그는 이를 설명하며 세계적인 축구 선수 '메시'를 언급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선에서 패배하고) 자기들이 오른쪽으로 가려고 한다. 아니다. 자기 가치는 분명히 잡고 가야 한다. 메시를 보라. 페인팅 모션을 쓰지만 중심은 확실하다. 저쪽, 이쪽 가는 척만 한다. 한 쪽으로 중심을 옮기면 공을 뺏긴다. 공은 중심을 잡고 쭉 가야지. 이제 우리가 무릎을 꿇고 그들(중도·보수)과 눈을 마주치고 접근해야 한다."

자동차 딜러들이 차를 팔기 위해 무릎을 꿇고 고객과 소통하듯, 민주당도 그런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봉주 개인의 다음 단계는 '경북 봉화'행이다. 봉화 지역공동체로 내려가 생활하기로 마음 먹은 것. 그는 "우리나라의 뿌리부터 들여다보자 결심했다, 농촌에 내려가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사는 상징적 행동을 보이자는 것"이라며 "지역 농촌에서 시민사회 운동과 생협을 강화시키면 우리가 선거에서 져도 사회는 발전할 것이고 어느 순간 우리가 선거에서 이기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봉화행의 총론은 잡혔지만 각론은 백지 상태다. 자신의 팬카페인 '정봉주와 미래 권력들', 각종 정치 카페들과 함께 각론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스스로에 대해 "강남 갑 지역위원장 같은 외모"라 칭한 그에게 사면 복권되면 강남 갑으로 출마하라고 농을 던지자 "(국회의원에 나갈 땐) 무조건 떨어지는 지역에 출마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마지막 꿈은 의원 당선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정 전 의원은 "국회의원 300명의 최종 꿈은 모두 대통령"이라며 에둘러 자신의 목표를 흘렸다.

"소수 재벌에 국가 재력이 집중되고 사회 양극화가 극심화 됐다. 혁명적이라 할 정도로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으면 몰락할 거라는 위기감이 높다. 그런데, 진보진영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달라질까. 지도자는 국민과 함께 손잡고 구조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목숨을 건 결단의 깡다구가 있어야 한다. 깡다구는 정봉주가 1등이다."

그는 "정권교체가 절실한 요구였던 것은 맞지만 새로운 출발에 서야 한다"며 "패배의 문을 뒤로하고 희망의 문으로 가야 한다, 역사의 기운이 한 번 쉬어가라고 준 '준비된 시련의 기간'이 조금 남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에 초청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출소 후 한 달만에 집필한 <대한민국 진화론> 책을 가지고 온 참가자들에게 사인을 해 주고 있다.
▲ 정봉준 전 의원,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는 인기'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에 초청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출소 후 한 달만에 집필한 <대한민국 진화론> 책을 가지고 온 참가자들에게 사인을 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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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에 초청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출소 후 한 달만에 집필한 <대한민국 진화론> 책을 가지고 온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봉도사님 인증샷 부탁해요"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에 초청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출소 후 한 달만에 집필한 <대한민국 진화론> 책을 가지고 온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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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주최로 열린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초청 특강에 수많은 참가자들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 10만인클럽 정봉주 전 의원 초청 특강, "우리 공부합시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주최로 열린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초청 특강에 수많은 참가자들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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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정봉주, #민주당, #나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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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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