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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엽 장관이 공주보에서 브리핑을 받고 있다.
 권도엽 장관이 공주보에서 브리핑을 받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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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성이고 인기척에 민감한 수달이 공주보에서 발견된 것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과 혼동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동물원이나 사육장에서 길들여지지 않았다면 밝은 낮에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곳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전문가들도 쉽게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6일 오전 11시 국토부 출입기자단과 수자원공사 본부장, 시공사(SK건설), 한성용 수달보호협회 회장, 감리단 등 관계자들 60여 명과 함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한 금강 공주보 금강통합물관리센터를 찾아 홍보의 장을 펼쳤다.

"홍수와 가뭄 목적달성... 안정화 단계만 남았다"

수달이 공주보에서 쉬는 모습.
 수달이 공주보에서 쉬는 모습.
ⓒ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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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장관은 "4대강 사업이 99.7%가 진행되면서 회복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태풍에도, 104년만의 가뭄에도 피해가 없었다"며 "4대강 사업 목적인 홍수와 가뭄 피해를 줄이고 수질도 향상되고 있어 생태적으로 2~3년 안정화 단계만 지나면 천연생태계로 돌아갈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지난 1월 23일 감사원의 지적과 관련해 공사 중에 바닥보호공이 유실되고 설계에 조금 보안이 필요하다고 지적됐으나 국민에게는 위험하다고 알려졌다"며 "경부고속도로도 수십 년에 결처 보안을 해나가면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처럼 4대강도 국민들이 행복하게 삶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권 장관은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종 1급으로 보호되고 있는 수달이 공주보에서 발견되고 경기도 여주 이포보 앞과 당남리 섬 등에서 야생 고라니들이 마른 풀을 뜯고 들판을 달리며 뛰노는 모습이 동영상 및 사진으로 포착된 바 있다"며 "4대강의 주변 환경이 점차 복원되어 감에 따라 4대강에서는 고라니 등 자연 동·식물의 서식이 증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이날 국토부 장관과 함께 동행한 한성용 박사는 "그동안 공주보에서는 확인을 하지 못했으나 인근에 유구천(하류 4km 지점)에 수달서식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공사 전부터 살았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보통은 가족 단위로 무리를 지어 다니는데 목 부분이 통통하고 3년 이상 된 성체로 보아 수놈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대강)공사로 접근이 어렵다가 완공되고 나서 접근을 하고 있는데 수달이 인간과 더불어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물가 주변에 쉴 공간이 없는 만큼 구조물 등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과 서식 여건 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 또 멀리서 수달을 관측할 수 있는 관측소도 필요해 보인다"고 자문했다.

야행성인 수달이 한낮에 발견된 것은 생태계 교란

권도엽 장관과 기자단 일행이 공주보에서 브리핑을 받고 있다.
 권도엽 장관과 기자단 일행이 공주보에서 브리핑을 받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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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자는 4대강 사업이 벌어졌던 지난 3년간 주 1회 정도로 이 지역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왔다. 그동안 수달의 배설물이 수십 차례 발견이 되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그러나 야행성인 수달이 차량과 사람의 발길이 이어지는 주간에 먹이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생태계에 이상 변동이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수달의 운명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4대강 사업 이전의 금강 공주보 일대 수달의 개체수와 분포를 현재와 비교해야 한다. 공주대 환경교육과 정민걸 교수 역시 "수달이 야행성이라서 직접적으로 개체수를 파악하기 어렵다하더라도 배설물의 분포와 수 등으로 상대적인 개체수를 비교할 수 있다"며 "이런 자료가 수달이 개체수가 감소하지 않고 유지되거나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국토해양부 장관과 같은 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어 국토부가 발표한 자료를 반박하며 "4대강 특히 공주보나 이포보의 생태계가 회복되거나 건강하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단정한다. 그러면서 "오히려 4대강 사업으로 훼손된 생태계가 아직까지는 회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더 늦기 전에 공주보를 비롯하여 4대강을 하루 빨리 원상회복해 천연기념물로 멸종위기 1급종인 수달이 4대강 본류에서 사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행성인 수달이 대낮에 노출된 곳, 더구나 사람들이 왕래하는 곳에서 햇볕을 즐기는 것을 관찰하는 것은 특이한 일이다. 취재 중에 정 교수는 "수달은 생각보다 길들이기가 어렵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정부가 지원하는 인공증식 사업을 통해 사육된 수달이라면 가능할 것 같은데…"라고 혼잣말을 했다.

4대강 사업을 초기부터 취재했지만 사업이 끝나자마자 수달이 멸종할 것이라고 한 사람은 없었다. 4대강 사업이 생태계를 훼손하여 수달이 살기 어려워져서 궁극적으로는 멸종하게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대부분이었다. 정 교수는 "일본을 따라서 30년 후에 우리나라에서도 수달이 멸종했다고 공표하기를 원치 않는다면 원상회복에 적극 협조해 불행을 막아야 한다"고 국토부를 질책했다.

4대강 사업 직전부터 지금까지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조사 자료를 공개하여 4대강 사업의 생태계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검증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 교수는 "만일 환경영향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가 국토부 장관에게 4대강의 생태계가 사업 후에도 건강하다고 자문했다면 자신의 학자적 양심을 걸고 학술적으로 검중을 받아야 할 것이다"라며 4대강 사업과 관련한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공개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태그:#4대강 사업, #공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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