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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화요일 밤을 뜨겁게 달궈 연일 자체 시청률을 경신하는 <마의>의 조승우와 <야왕>의 권상우가 똑같이 복수를 다루지만, 그 느낌은 전혀 달라 보인다.

월화 극 부동의 1위를 유지하는 MBC <마의> 백광현(조승우 분)은 이명환(손창민 분)에 의해 친부는 물론 양부까지 잃었고, 그의 신분은 물론 부와 명예까지 빼앗아 갔다. 그렇기에 이명환에게 백광현은 눈에 가시일 수밖에 없었고 몇 번이나 그를 죽이려 했다.

이쯤 되면 백광현은 이를 갈며 오직 복수만을 위해 살 것 같다. 하지만 백광현은 복수를 위해 살지 않는다. 그는 마의 출신으로 짐승들에게 시술하던 외과술을 사람에게 접목시키려 노력한다. 그것이 스승 고주만(이순재 분)의 뜻이기 때문이다. 그의 최종 목표는 이명환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돈 때문에 치료도 못 받고 죽는 병자가 없게 하는 것이다. 얼굴 한번 본적 없지만 백광현은 그의 아버지 성품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백광현은 고주만을 잃은 후 사암도인(주진모 분)에개 배운 외과술로 청국의 황비를 고차고 황제의 칙서가 조선에 오는 등 그야말로 금의환향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똑같이 황비를 치료했지만 고치지 못한 이명황의 코를 납작하게 했다. 이보다 더 통쾌한 복수가 또 있을까? 

백광현에게 복수는 목표를 이룬 뒤 따라오는 보너스일 뿐이다. 이 대목에서 <추적자>와 백홍석(손현주 분)이나 <히어로>의 진도혁(이준기 분)이 떠오른다. 백광현과 함께 이들은 권력에 의해 가족을 잃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백홍석과 진도혁 역시 복수 또한 사적인 감정으로 치우치지 않고 진실을 알게 하는 것에 목표를 둔 캐릭터였다.

 <야왕>의 하류(권상우 분)가 교도소에서 열공중

<야왕>의 하류(권상우 분)가 교도소에서 열공중 ⓒ SBS


반면 SBS <야왕>의 하류(권상우 분)는 달랐다. 그의 복수는 지극히 사적이고 감정적이다. 그는 어릴 적 고아원에서 만난 주다해(수애 분)를 위해 몸을 팔아가며 유학까지 보냈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살인 누명에 배신뿐이었다. 또한 주다해의 부주위로 딸인 은별이(박민하 분)를 교통사고로 잃자 분노에 이성을 잃고 "넌 내 손에 죽는다"라며 주다해의 목을 옥죄기도 했다.

이후 하류는 교도소에서 주다해와 그녀의 연인인 (백도훈 분)이 있는 백학그룹에 입사하기 위해 대학에 들어가 2년 만에 경영학 학사를 취득한다. 그의 목표는 백도훈의 누나인 백도경(김성령 분)을 사로잡아 주다해에게 복수하는 것이며 오직 그것을 위해 시간을 허비한다.

하류에게 복수는 목표를 이루는데 따라오는 보너스가 아니라 목표 그 자체였다. 마치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의 강마루(송중기 분) 또는 서은기(문제원 분)을 보는 듯하다. 강마루는 자신을 버린 한재희(박시연 분)에게 복수하러 서은기를 이용했고 이를 안 서은기 역시 "너희 둘만 없앨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해"라는 말로 자신이 망가져도 복수하려 했다.

백광현은 복수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었다. 하류의 복수는 어쩌면 목표 잃은 분노가 아니었을까. 복수 자체를 목표로 둠으로써 자신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 사회에 아무 유익을 주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것이 바로 같은 복수지만 다른 느낌인 이유다.


마의 야왕 조승우 권상우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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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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