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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 아웅산 수치 의원이 평화염원 핸드프린팅에 참여했다(왼쪽은 정갑철 화천군수)
 미얀마 아웅산 수치 의원이 평화염원 핸드프린팅에 참여했다(왼쪽은 정갑철 화천군수)
ⓒ 화천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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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군에서 추진하는 세계평화를 위한 일에 내가 참여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과연 '내가 참여할 자격이 되는지' 염려된다."

지난 29일,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참가한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의원은 화천군(군수 정갑철)에서 제안한 핸드 프린팅 협조를 흔쾌히 수락했다. 동계스페셜올림픽 참가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그녀가 왜 화천군의 제안에 응하게 되었을까!

세계평화를 위해 악수 청하는 '12명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들'

2009년, 화천군은 세계 30개국으로부터 받은 탄피와 한국전쟁 유해 발굴시 발견한 탄피를 녹여 37.5톤 규모의 세계 평화의 종을 조성했다. 이어 그곳을 세계평화 염원의 장소 내지는 평화의 상징지역으로 전 세계에 알리자는 측면에서 노벨 평화상을 받은 사람들의 메시지를 담은 프린팅을 설치했다.

당시 군은 미하일 고르바초프(러시아, 1999년 노벨평화상 수상), 리고베르타 멘추(과테말라, 1992년), 모하메드 유누스(방글라데시, 2006년), 마르티 아티사리(핀란, 2008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한국, 2000년), 한승수 전 UN총회의장(한국, 2001년 UN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당시 UN총회의장), 메리어드코리건 맥과이어(북아일랜드,1976년), 데스몬드 투투(남아공, 1984년), 아돌포 페레스에스키벨(아르헨티나, 1980년), 호세라모스 오르타(동티모르, 1996년) 등 10명의 핸드 프린팅을 전시하고, 이후 2010년 이란의 시린 에바디(이란, 2003년) 여사가 참여함에 따라 현재 11명의 핸드 프린팅이 전시되어 있다.

 화천 평화의 종 옆에는 11명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핸드 프린팅이 전시되어 있다.
 화천 평화의 종 옆에는 11명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핸드 프린팅이 전시되어 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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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번 아웅산 수치 의원의 동참으로 노벨 평화상 수상자의 핸드 프린팅은 모두 1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핸드 프린팅은 동판을 이용 수상자의 상반신 사진을 넣고 (핸드 프린팅 된) 손을 붙인 형식으로 마치 관광객들에게 악수를 청하는 행태로 되어있다. "이들의 손을 잡음으로써 세계 평화를 기원하자는 뜻이다"는 것이 화천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웅산 수치는 어떤 인물?

아웅산 수치 의원을 말할 때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국가는 미얀마가 아닌 (지금은 지구상에 없는) 버마'라고 말한다. 이유는 미얀마는 군부독재자들이 만든 국가명이고, 실제 버마를 영국과 일본으로부터 독립시키고 국가명을 버마연방으로 정한 사람이 그녀의 아버지인 아웅산이기 때문이다.

아웅산 수치는 군부독재에 항거하다 20여 년간 가택연금을 당해 왔다. 1990년 미얀마 총선에서 485의석 중 392석을 획득하고도 군부에 의해 가택연금과 감옥에 수감되는 등 역경의 길을 걸었다.

 달라이라마 핸드 프린팅. 중국의 요청에 의해 전시를 하지 못하고 있다.
 달라이라마 핸드 프린팅. 중국의 요청에 의해 전시를 하지 못하고 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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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지난해 치러진 보궐선거에 출마해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의회에 진출하게 되었다. 아웅산 수치에 대한 노벨평화상은 1991년도에 수상키로 되어 있었는데, 가택연금 상태였기 때문에 남편이 그녀의 사진을 들고 참석해 대신 받았다는 사실도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아웅산 수치 의원은 또 유네스코 인권상(2002년), 제5회 광주 인권상(2004년), 2009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국제사면위원회 양심대사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1년 7월, 달라이라마(티베트, 1989년 노벨평화상 수상)가 일본 오사카를 방문하게 되었다. 화천군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달라이라마에게 핸드 프린팅 제안을 했고, 그의 흔쾌한 승낙으로 핸드 프린팅이 이루어졌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관광객들의 훼손 때문에 세 번 재설치를 해야 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관광객들의 훼손 때문에 세 번 재설치를 해야 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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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발생됐다. 중국에서 공식문서를 통해 "중국 국민의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관련사실을 조속히 해명하고, 달라이라마의 핸드 프린팅이 전시되지 않도록 조취를 취해 달라"는 내용을 강원도와 화천군에 전달했다.

이에 군은 "우리는 달라이라마라는 개인의 손(핸드 프린팅)을 원한 것이 아니라 세계평화의 이상을 실현한 한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손을 원한 것이다"라고 해명(당시 <강원일보> 보도)하고, 중국과의 국제적인 관계를 고려해 설치를 보류해 놓고 있는 실정이다.

평화의 종 옆에 설치된 평화를 염원하는 핸드 프린팅 중 유독 세 번이나 (사진) 동판을 교체한 인물이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다른 분들의 사진(동판)은 한 번도 교체한 적이 없는데, 유독 고 김대중 대통령의 사진만 훼손되어 세 번이나 교체해야 했다. 따라서 이번 기회를 통해 '정치적인 노선이나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런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세계평화는 모두의 한결같은 염원이자 바람이다. 담당자의 말처럼 이젠 국민들의 의식 또한 성숙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기자는 화천군청 관광기획 담당입니다.



#아웅산 수치#평화의종#핸드 프린팅#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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