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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초등학교 수영선수들이 좁은 학생수영장을 떠나 춘천국민체육센터 수영장에서 50m레인 적응 훈련을 마치고 기념촬영. 앞줄 좌측에 김영진 교장. 강석원코치. 오른쪽 뒷줄부터 허남진 교감 민중홍 체육부장 장소희 저학년코치. 그리고 선수들
 홍천초등학교 수영선수들이 좁은 학생수영장을 떠나 춘천국민체육센터 수영장에서 50m레인 적응 훈련을 마치고 기념촬영. 앞줄 좌측에 김영진 교장. 강석원코치. 오른쪽 뒷줄부터 허남진 교감 민중홍 체육부장 장소희 저학년코치. 그리고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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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홍천초등학교 학생수영장은 뜨겁다. 2013년 새해벽두부터 한파가 이어지며 동장군이 기승을 부렸지만 홍천초등학교 수영장에 모인 25명의 선수들은 개의치 않았다. 영하 20도로 떨어진 날씨에도 말이다. 오전 8시, 아침운동을 위해 부모들의 차에서 내려 수영장으로 들어가는 수영 꿈나무들은 남자 16명, 여자 9명이다. 이중 현재 강원도 대표선수로 발탁돼 합숙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 허성은(5학년)·김승현(4학년)·이상헌(4학년)이 바로 그들이다.

100년 역사를 이어가는 행복한 학교 홍천초등학교

1908년에 개교해 100년을 훌쩍 넘겨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홍천초등학교는 그동안 이재학(4회) 전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전광영(45회) 서양화가와 윤명미 아나운서 등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그리고 근래들어 이 학교 수영부는 전국에서 알아주는 강팀으로 인정받고 있다. 뿐만 아니다.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하는 서희(강원도청) 선수를 비롯해 허윤희(강원도청)와 최정윤(강원체고) 그리고 2011년 소년체전에서 대회신기록을 수립하며 대회 2관왕에 오른 이상수(강원체중) 선수들도 홍천초등학교 출신이다.

홍천초등학교 김영진 교장은 수영선수들을 남다르게 관리하고 있다. 이번 동계방학 중에도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체력 훈련과 기술훈련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오전 10시 이후에는 독서와 부족한 교과과정을 수업한다. 또한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오후 4시 부터는 경기력 향상 훈련에 들어간다.

아침에 아들을 수영장에 데려다주고 돌아가던 한 학부모는 "방학 중에도 아이들을 특별히 관리해주는 학교가 있어서 마음이 놓인다"며 "수영뿐만이 아니라, 학습 관리도 해주면서 점심까지 제공해주니 학교가 더 없이 고맙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강원도 교육감기 학생 수영대회 참가 중 응원하는 홍천초등학교 학부모
 지난해 11월 강원도 교육감기 학생 수영대회 참가 중 응원하는 홍천초등학교 학부모
ⓒ 이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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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초등학교는 다양한 경험을 통한 인성 교육을 실천한다는 취지로 방과후 학생 클럽체육 팀을 운영하면서 재능 있는 선수를 발굴해 엘리트 체육인을 양성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학생 클럽체육대회에 플로어볼 팀이 참가하여 전체 3위의 성적으로 입상했고, 수영은 물론 T볼과 줄넘기 등등의 방과후 체육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같이 하는 공동체 활동을 경험하게 한다는 게 김영진 교장의 교육 방침이다.

"초등학교 교육은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재능 발굴 차원에서도 그렇지만, 초등학교 때 경험하는 것들이 인성교육의 밑거름이 되거든요. 우리 홍천초등학교는 친구들과 같이 할 줄 아는 아이들이 되도록 학교 교육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체육활동과 독서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영진 교장은 덧붙여 요즘 사회적으로 관심이 필요한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면서 덧붙였다.

"우선 그 아이들을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라고 부르는 것을 저는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그 아이들을 그렇게 부르는 것이 이미 그 아이들을 따로 분리해놓고 대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사실 그 아이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불리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모든 선생님들에게 그런 단어를 쓰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홍천초등학교 민중홍 체육부장은 "홍천이 농업지역이어서 다문화가정의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고, 사회적으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체육활동을 준비해 실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에는 홍천군청의 지원을 받아 승마교육을 실시하였고, 겨울방학 중에는 스키 체험 캠프 활동을 했으며, 수영부 선수들을 위한 학습지도와 경기력향상을 위한 동계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홍천초등학교 학생수영장은 동장군도 피해간다

홍천학생수영장은 25m 레인이어서 춘천국민체육센터 수영장에서 50m레인 적응 훈련 중
 홍천학생수영장은 25m 레인이어서 춘천국민체육센터 수영장에서 50m레인 적응 훈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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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후루라기를 물고 선수들의 기록을 체크하며 지도하는 강석원코치
 입에 후루라기를 물고 선수들의 기록을 체크하며 지도하는 강석원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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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초등학교 수영부는 지난해 10월 제13회 강원도지사기 시·군 대항 초중 수영대회에 40여 명이 참가해 종합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종합 우승은 6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한 강릉시 선수단이 차지했고, 홍천은 금메달 10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9개를 차지하며 준우승을 했다. 이 성적은 3위를 한 인구 30만의 춘천시와 4위인 원주시, 그리고 속초시와 동해시 등을 인구 7만의 홍천군이 물리친 종합 성적이어서 더 높이 평가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에 출천 국민체육센터수영장에서 열린 강원도 교육감기 초중 학생 수영대회에서도 역시 강릉시에 이어 종합순위 2위로 입상했는데, 대회 마지막 날까지 맹추격해오는 속초시를 따돌리며 2위를 지켜냈다.

홍천초등학교 수영부가 이렇게 강원도 수영 꿈나무의 요람이 된 것은 홍천군과 홍천교육지원청이 학교체육에 투자하며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행복한 학교, 함께하는 강원도 교육'이라는 슬로건에 맞게 학교 체육활동을 통한 행복한 학교를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홍천초등학교 학생 수영장은 지난해 문을 닫을 뻔 한 위기에 처했었다. 그동안 수영장 운영에 필요한 경비 중 일정부분을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회비로 충당했는데, 홍천군에서 새로운 수영장을 개장하는 바람에 일반인들의 이용자가 80%가량 줄어들어 운영 경비를 충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필홍 홍천군수가 그 사정을 듣고 수영 꿈나무들의 훈련에 지장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예산을 편성해 그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또 한 홍천교육지원청 이종영 교육장이 도교육청에 찾아다니며 홍천초등학교의 학생수영장은 학생 선수들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점을 설득하여 도교육청으로 부터 일정 금액을 운영자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홍천초등학교 김영진교장은 홍천초 소속으로 전국소년체전에 참가할 선수로 뽑혀 합숙 훈련중인 선수들을 찾아가 격려하였다. 죄로부터 이상헌. 김승현.허성은
 홍천초등학교 김영진교장은 홍천초 소속으로 전국소년체전에 참가할 선수로 뽑혀 합숙 훈련중인 선수들을 찾아가 격려하였다. 죄로부터 이상헌. 김승현.허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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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강원도 교육감기 학생 수영대회에 참가해 준우승을 한 후 기념촬영. 홍천군 대표로 출전한 홍천중학교와 홍천여자중학교 선수들도 포함되어 있음
 지난해 11월 강원도 교육감기 학생 수영대회에 참가해 준우승을 한 후 기념촬영. 홍천군 대표로 출전한 홍천중학교와 홍천여자중학교 선수들도 포함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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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교육청 소속 홍천초등학교 강석원 코치는 "홍천초등학교 학생들은 유난히 착하고 지도자의 말을 잘 듣는 편"이라며 "그럴 수 있는 것은 학교의 지원과 관심이 매우 높은 편이고, 선수부라고 해서 학부모님들께 일체의 비용을 부담시키지 않아서 지도자로는 더 없이 좋은 환경 속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교장선생님과 체육부장 선생님이 선수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고, 성적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해줘서 재능 있는 학생들이 수영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성적으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강석원 코치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수영선수로서의 국가대표 꿈을 제자들을 통해 꼭 이루겠다는 의지를 말하며,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지도하여 현재 강원체중에 다니는 이상수(강원체중1학년) 선수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국소년체전에서 대회신기록을 수립하며 2관왕에 올랐듯이 고등학생이 되면 분명히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리고,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했다.

그리고 "현재 홍천초등학교 소속 선수로서 강원도대표로 선발되어 2013년 소년체전에 참가하게 되는 허성은(5학년)과 김승현(4학년), 그리고 저학년부에 속하는 이상헌과 이혜선 등이 유망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 외에도 다수가 경험이 아직 부족하지만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고 있고, 이번 동계훈련을 통하여 체력과 경험이 부족했던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동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천초등학교 2학년 이다정. 1학년 장채연선수
 홍천초등학교 2학년 이다정. 1학년 장채연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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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전국 소년체전에서 자유형 대회신기록을 수립하며 2관왕에 오른 이상수(현재 강원체중1학년)선수
 2011년 전국 소년체전에서 자유형 대회신기록을 수립하며 2관왕에 오른 이상수(현재 강원체중1학년)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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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홍천초등학교, #홍천수영, #수영꿈나무, #강원도 수영, #강석원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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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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