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김태희가 교제 중이라는 사실은 비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상처가 되었다. 군입대 이후 연예 병사로 활동하는 비의 군 생활이 도마 위에 오르며 비의 행동을 질타하는 여론이 확산되었고 결국 비는 징계를 받았다.

비의 열애설이 이렇게 대중의 공분을 산 데에는 사실 비의 군인이 지녀야할 품위 유지나 규율의 준수보다는 한국 최고의 미녀 배우 중 하나라고 일컬어지는 김태희와의 교제가 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청춘남녀의 사랑이라는 자연스러운 감정보다는 두 톱스타의 결합이라는 가십적인 면이 두드러지면서 비와 김태희의 상황을 저울질하기 시작했고 다소 어울리지 않는 조합에 지켜보는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 것이 이 논란의 시발점이다.

김태희와 비 열애설을 인정한 비와 김태희

▲ 김태희와 비 열애설을 인정한 비와 김태희 ⓒ mbc&cj 엔터테인먼트


김태희는 사실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미녀 배우라고 하면 어김없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서울대라는 학벌은 그의 지성적인 면까지 부각시키며 똑똑하고 예쁜, 어떻게 보면 완벽한 여성상을 대변하는 존재였던 것이다. 완벽한 미모와 학벌보다 연기력은 아직 의문부호가 붙지만 김태희라는 연예인이 갖는 이미지는 대한민국에서 독보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김태희가 출연한 수많은 광고만 봐도 한국에서 김태희 소비되는 방식이 이 이미지에 기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에 비해서 비는 상대적으로 김태희와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다. 월드스타라는 말까지 듣고 할리우드 영화에까지 출연했지만 그런 이미지는 사실 만들어진 이미지에 불과했다. 물론 만들어진 이미지라 해도 그 이미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태희의 경우도 이미지를 잘 만들어간 케이스다. 그러나 비는 지나치게 부풀린 성과주의로 인해서 오히려 대중의 반감을 사는 결과를 도출해 내고 말았다. 싸이의 경우에서 보이듯 대중이 인정한 해외 진출이라기보다는 해외에 있는 아시아인들을 위한 해외진출이었다는 점은 비의 월드스타라는 타이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비의 외모와 능력이 김태희라는 인물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결을 대중이 내렸을 때, 비와 김태희의 이미지는 동반 하락하기 시작했다. 차라리 비가 군대에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이런 스캔들의 논란이 길게 지속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군인 신분으로서 비의 스캔들은 그에게 더욱 치명상을 입혔다. 상대적으로 행동의 제약이 많이 붙는 일반병에 비해서 비는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외출할 수 있는 특혜를 입은 모양새로 비쳤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입대의 시작은 연애의 종말임에도 입대 후에 연애의 시작을 알린 것 자체로 비에게 쏟아지는 시선은 마냥 긍정적일 수 없었다.

비 연예사병으로 입대한 비

▲ 비 연예사병으로 입대한 비 ⓒ 국방부


결국, 비와 김태희의 스캔들로 인해 만들어진 것은 그들 연애의 결말에 관한 관심이 아니라 비가 어떤 처분을 받을까 하는 관심이었다. 그리고 언론사는 그걸 놓치지 않고 비의 이후 군인으로서의 행보에 관한 기사를 양산해 냈다. 비가 어떤 징계를 받느냐에서 부터 비의 보직변경 희망 보도까지 비에 대한 관심은 지속됐다. 문제는 비의 소식들이 비의 이미지에 있어서는 끊임없는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비에게 내려진 징계는 너무 가벼웠고 보직변경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언론플레이처럼 비춰졌다. 그 보도가 사실이든 아니든 비에게 있어서 이런 관심 자체가 엄청난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그가 군인으로서 다른 병사들보다 훨씬 더 편한 자리에 있다는 의구심이 전제됐다. 연예병사라는 위치에서 다른 군인들이 훈련을 받고 자유를 박탈당하는 동안 비는 공연을 하러 다니고 그 공연을 핑계로 외출이나 외박마저 허가 받는 데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기저에 깔려 있다.  비가 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침묵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쏟아진 관심은 그에게 있어 침묵을 허하지 않았고 그는 결국 싸늘한 시선에 직면했다. 연예인이라서 다른 사람들보도 좀 더 혜택을 받은 측면 자체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특혜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처음은 김태희와의 교제 사실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비의 군 생활에 대한 문제로 비화하고야 말았다. 열애설이 좀처럼 잠잠해지지 않는 이유다.

현빈 해병대로 입대한 후 제대한 현빈

▲ 현빈 해병대로 입대한 후 제대한 현빈 ⓒ 해병대 블로그


비가 만약 연예병사가 아니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사실 스캔들이라고 하면 현빈이 입대할 당시에도 있었다. 물론 열애설은 아니었지만 현빈은 군대에 입대하면서 송혜교와의 결별 사실을 알렸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이 끝날 때까지 침묵을 지키던 현빈은 결별을 선언하듯 군대에 입대해 버렸다. 쏟아지는 시선은 물론 따가웠다. 그동안 송혜교 관련 질문을 받으면서도 웃음이나 침묵으로 일관한 그였기에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열애설을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현빈은 '해병대'라는 가장 힘든 자리를 스스로 선택하며 대중의 논란을 불식시켰다.

현빈 역시 해병대의 홍보모델로 활동하는 등, 중간에 특혜 논란이 불거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연예인으로서 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린 그에게 쏟아지는 시선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울 수밖에 없었다. 남자 연예인으로서 연예병사가 아니라 가장 힘든 짐을 짊어진 그의 이미지는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것으로 흘렀다. 물론 실제 군생활은 어땠을지 확인하기 어렵겠지만 현빈이 해병대를 선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것은 엄청난 플러스였다. 현빈의 입대는 스캔들도 특혜논란도 모두 불식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고 제대 후 "연기를 하고 싶었다"며 눈물짓는 그의 모습을 진정성 있게 만들었다.

물론 모든 연예인이 다 현빈과 같은 선택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연예병사도 엄연히 국방부가 인정한 병사이고 그것을 택한다 해서 불법이나 잘못도 아니다. 그러나 비와 현빈의 군생활의 차이는 단 하나의 교훈을 남겼다. 군생활이 편해질수록 행동은 더욱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다소 억울할 수 있지만 대중의 사랑을 받아야 살아갈 수 있는 그들에게 있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현빈 김태희 열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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