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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감성 문학관.
 이외수 감성 문학관.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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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3시, 이외수 감성마을을 찾았다. 화천 산천어축제 기간 중 1일 2회 감성마을 투어가 무료로 진행된다. 축제 외에 프로그램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추진하는 제도이다.

화천읍내에서 다목리 감성마을까지는 시티투어 버스로 40여분 소요된다. 해발 500여 미터 높이에 위치한 감성마을은 읍내와 또 다른 풍경이다. 온 산들은 흰 눈을 뒤집어쓴 채 깊은 잠에 빠져 있다.

감성문학관은 지난해 8월 개관한 이래 1만5천여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지금도 하루에 200여명의 관광객들의 방문이 이어진다고 한다.

문학관이 생긴 이래 이외수 작가와의 만남이 쉬워졌다. 작가는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은 문학관에서 방문자들을 안내하거나 도서사인회도 진행하기 때문이다.

"작가를 만나고 꿈이 생겼어요"

감성 문학관에 붙여진 쪽지
 감성 문학관에 붙여진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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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문학관에 들어서면 기둥에 붙여진 쪽지를 볼 수 있다. 방명록도 있지만, 포스트잇을 이용해 간단히 적은 메모 글이다. 작가를 기다리는 동안 쪽지에 적힌 글들을 읽어 보기로 했다.

"이등병 아들 면회 왔다 들렀습니다. 비 오는 날이라 더욱 좋습니다. 문학관 개관 축하드립니다."

지난 여름 감성마을 인근부대에 근무 중인 아들 면회를 왔던 부모가 써 놓은 글귀 같다. 감성마을 부근에는 육군 제15보병사단이 있다. 따라서 이처럼 면회객들의 방문도 잦은 모양이다.

"2대대에 복무중인 이등병입니다. 첫 외박 때 추억 한 아름, 감성 한가득 받아가는 것 같습니다."

입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병사가 외출 중 감성마을을 다녀가면서 남긴 글로 보인다. 감성마을이 생기기 전, 다목리라는 마을엔 문화시설은 없었다. 그래서 병사들은 외출할 때면 PC방에 들러 게임을 하다 부대에 복귀하곤 했다. 그러나 감성문학관이 조성되고 이곳을 찾는 병사들이 많아진 것은 확실해 보인다.

"우리 엄마가 이외수 아저씨 팬 이예요^^(이곳에 적힌)글의 뜻은 잘 모르겠지만, 그림이랑 글 모두 마음에 닿아요."

글 마지막에 서명을 해 놓은 것을 보니, 어느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써 놓은 글 같다. 감성마을에 문학관이 만들어진 이후 초등학교 등 단체 학생들의 방문도 많아진 듯하다.

"선생님 오늘도 푹 주무세요. 지금은 오전 11시25분입니다."

아마 작가가 아침에 취침에 들면 오후에나 문학관에 들른다는 걸 아는 어느 팬이 작가를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쪽지에 표현해 놓았다.

"제 꿈이 소설가는 아닌데, 이외수 할아버지 보고 꿈을 갖게 되었어요."

장래 희망이 명학하지 않았던 소년은 작가를 만나고 소설가가 되어야겠다는 목표의식이 생겼음을 글로 남겼다. "춥다, 여기는 추위마저 진품이다" 등 수많은 글들이 마치 서로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책은 쓰지 않고 트위터만 한다고?

감성마을 촌장 이외수 작가
 감성마을 촌장 이외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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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을 천천히 둘러보던 중 작가를 만났다. 기다렸다는 듯 문학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던 관광객들이 작가 주위로 모여들어 기념촬영을 요청 한다. 작품 설명을 하는 작가에게 궁금했던 몇 가지 사항을 질문을 했다.

- 최근 작가의 비난 트윗에 대해 조직적 언어폭력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지난 12월부터 3초 단위로 많게는 10건의 비방 글이 올라온다. 아무리 이외수 안티가 많다고 해도 조직적이지 않고서는 이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사람들 목적은 이외수가 화천을 떠나게 하는 것과 트위터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게 목적인 것으로 보여진다."

- 트위터를 보면 작가가 글은 쓰지 않고 트윗만 한다는 말들도 한다.
"(2005년도) 내가 이곳에 온 이후로 소설 2권을 포함해 책 10권을 냈다. 재출간은 포함시키지 않은 것을 말하는 거다. 계산상으로 1년에 1권 이상 썼다는 말이 된다. 그 정도면 그런 말을 하지 않아야 되는 것 아닌가."

- (시설이나 규모를 가지고) 박경리 문학관과 비교하는 분들도 있다.
"좀 억지스런 주장이다. 박경리 선생님 문학관은 전국에 4개소나 있다. 그러니 원주에 있는 박경리 선생님 문학관과 단순 비교를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 일부 주민들은 군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수많은 글들에 대해 선생님께서 어떤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니까 더 확산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생각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지만, (군청 홈페이지 게시판 글에) 대응을 하고 트위터로 링크를 걸었을 때, 군청 서버가 다운될 수 있다. 따라서 그로인한 피해는 민원인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작가님에 대한 비방 글이 화천군수에게 확산되더니, 산천어축제에 참가하지 말자는 쪽으로도 말이 번졌다.
"그것 때문에 만의 하나 축제에 피해가 갈까 걱정했는데, 조직위에 확인해 보니까 그 영향은 전혀 없다고 말하더라. 저녁 시간대에 춘천 닭갈비 촌에 들러보면 알겠지만, 산천어 낚시 표를 달고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그만큼 산천어축제는 춘천 등 인근의 지역경제 파급효과에도 큰 영향을 준다.

- 트위터 상에서 주민들이 작가에 대해 인식이 별로 좋지 않다는 말들도 하더라.
"옛날 의회 회의록을 가지고 말하는 것 같은데, 이후 평판이 180도 달라진 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얼마 전에 모 방송사에서 주민들이 이외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촬영을 나왔다가 길거리에서 주민들이 나를 반기는 것을 보고 그냥 돌아간 적도 있다. 누가 보면 그 사람들이 화천을 위해서 말하는 것 같지만, 화천에 와서 국밥이라도 한 그릇 팔아준 사람들이 그런 말들을 했으면 좋겠다."


태그:#화천, #감성마을,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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