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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14일 오전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 후 국민들에게 사죄의 3배를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14일 오전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 후 국민들에게 사죄의 3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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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필두로 한 새누리당·인수위원회의 '일치단결'된 모습이 부러웠던 탓일까.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오전 1차 비대위 회의에서 비대위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발단은 이용득 비대위원이 이날 오전 이뤄진 현충원 참배에 민주당 의원들의 참석이 저조했음을 지적한 데서 비롯됐다. 이 비대위원은 "민주당 의원 127명의 의원들은 한마음이 돼야하는데 오늘 현충원에는 민주당을 대표할만한 의원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며 "국민들은 127명 의원들이 대선 참패를 반성하고 있는지 쳐다보고 있다, 의원들이 한마음이 돼야 쇄신할 수 있는데 '너희들끼리 잘하나 보자'라는 마음이면 민주당은 변화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충원 참배에는 박지원·이낙연·신학용·정성호 등 40여 명의 민주당 의원이 참석한 바 있다. 그러나 대선 당시 상임선대위원장 등을 역임한 핵심 관계자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문희상 "당론 아닌 얘기 불쑥 하면 비대위원 간 이견으로 비춰져"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수유리 4.19국립묘지 유영봉안소에서 4월 혁명 당시 바로옆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중학교 친구를 비롯한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둘러보고 있다.
▲ 4.19국립묘지 유영봉안소 참배하는 문희상 비대위원장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수유리 4.19국립묘지 유영봉안소에서 4월 혁명 당시 바로옆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중학교 친구를 비롯한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둘러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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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이 비대위원의 지적에 대해 문 비대위원장은 공개 비대위 회의 말미에 "오늘 현충원 참배에 내가 보기엔 역대 가장 많은 의원이 참석했는데 다르게 보는 분도 있을 수 있는 것 같다"면서도 "(그런데) 잘못 해석하면 당의 마음이 일치가 안 됐다고 보일 수 있다, 참석 못한 분들은 우리가 연락을 잘못했거나, 외국에 갔거나 하는 사정이 있어서지 혁신 의지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국민에게 민주당이 화합되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남기지 말라는 입단속인 셈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어 "하나로 뭉쳐야 성공할 수 있다, 그래야 국민들이 힘을 합치는구나 생각할 것"이라며 "신뢰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뢰의 시작은 이용득 비대위원이 지적한대로 모두가 하나 되는 마음으로 쇄신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때 가능하다"며 "(현충원 참배에 불참한) 그분들도 (민주당 쇄신의) 성공을 원하니 곧 참여할 것"이라고 수습했다. 그러나 굳어진 이 비대위원의 얼굴은 펴지지 않았다.

문 비대위원장은 현충원 참배건 외에도 "비대위원 발언 중 당론으로 정해지지 않은 것도 있을 수 있고, 당론과 다른데 개인 의사를 표시하는 것도 좋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불쑥 말하면 그것이 당론인 것처럼, 또는 비대위원 간 이견이 있는 것처럼 비춰져 바람직하지 않다"며 "첫날이라 회의 전 조율 과정이 생략돼서 그런 것인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역시 단일화된 목소리를 내자는 주문이다.

대표와 최고위원의 집단지도체제로 당을 이끌어왔던 민주당에서는 공식 회의 석상에서 통일된 의견이 나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것이 하나의 고질병처럼 여겨져 왔던 것이 사실. 문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혁신을 내걸고 출범한 비대위가 의견 통일을 이뤄 하나의 힘으로 당을 끌어가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셈이다. 그러나 조율되지 않은 '민주당의 쌩얼'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것이 바람직했냐는 평가가 제기될 수 있는 지점이다.

"60년 전통 야당 역사만 빼고 모든 걸 바꾸겠다"

이에 앞서, 민주당 비대위원과 40여 명의 의원, 당직자 등은 현충원을 참배한 후 대선 패배를 사죄하는 3배를 국민에게 올렸다. '잘못했습니다, 거듭나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건 이들은 맨바닥에 무릎을 댔다.

문 비대위원장은 "통곡의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열화와 같은 국민의 성원에 부응하지 못했다, 모든 일이 민주당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즉생의 각오로 거듭나겠다"며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전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진행된 비대위 회의에서 문 위원장은 "1배는 대선 패배에 대한 통렬한 사죄의 의미를, 2배는 왜 졌냐에 대한 깊은 반성과 참회의 의미를, 3배는 민주당이 뼈를 깎는 각오로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다짐의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60년 전통 야당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만 빼고 모든 걸 바꾸겠다"며 "리모델링 아닌 재건축 수준의 혁신으로 100년을 내다보는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혁신과 반성의 일환으로 15일 광주·전남 방문을 시작으로 민생 현장을 순회하겠다는 계획이다. 문 위원장은 "현장을 돌면서 회초리도 맞고 국민 말씀을 경청해 혁신의 밑거름으로 삼겠다"며 "혹독한 회초리를 들어달라"고 말했다.


태그:#민주당 비대위, #현충원,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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