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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15만5670명의 관광객이 산천어축제장을 찾았다.
 12일 15만5670명의 관광객이 산천어축제장을 찾았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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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축제 8일째인 지난 1월 12일, 15만 5670명의 관광객이 축제장을 찾았다. 관광객 누계는 지난 5일 개막이후 57만 명이 훨씬 넘어섰다. 관광객 수가 말해주듯 주말 화천천 얼음 위 상황은 낚시를 즐기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011년 12월 1일 CNN에서 산천어축제를 겨울철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았다. 수긍이 간다. 당시 CNN은 산천어를 잡기위해 수만 명의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얼음위에 올라서 있는 풍경과 영하 20도의 추운 겨울날씨에 물고기를 잡겠다고 물속에 들어가는 산천어 맨손잡기에 대해 놀라움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하다고 했다.

5살짜리와 진지하게 인터뷰를 했다

산천어 낚시 현장에서 부모와 참여한 한 꼬마아이를 만났다.

"난 두 마리 잡았는데, 엄마 아빠는 한 마리도 못 잡았어요."

묻지도 않았는데, 해맑게 웃으며 말하는 아이가 눈에 뜨였다. 옆에서 부모가 거든다. 여수에서 7시간을 달려 화천에 도착했단다. 꼬마의 나이를 물었더니 5살이라고 했다. 보통 그 또래의 아이들은 낚시보다 장난을 하거나 딴전을 피우는 게 일반적인데 이 아이는 낚시에 집중하는 정도가 어른들 이상이다. 아마 부모보다 산천어를 많이 잡아야 한다는 경쟁심 때문으로 보여졌다. 아이 인터뷰를 해도 되는지 부모에게 물었더니 쾌히 승낙한다.

정호주(5살) 아이에게 산천어를 잡은 소감을 물었다.
 정호주(5살) 아이에게 산천어를 잡은 소감을 물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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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이 뭐예요?
"정호주입니다."

- 어떻게 두 마리나 잡았어요?
"이렇게 이렇게 하면요 고기가 와서 물어요."

아이는 직접 시범을 보이며 산천어를 잡았던 상황을 설명해 준다.
"그래서 우리도 아이가 낚시하는 방법과 똑같이 하고 있는데, 잘 안 되네요." 어쩐지 어른들이 낚시하는 방법이 좀 엉성하다 생각했다.

- 이 물고기 어떻게 할 거예요?
"집에 가져가서 금붕어 어항에 키울 거예요."

아이들은 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구이터에서 구워먹을 거라는 대답을 기대했는데, 집에 가져가서 키운단다. 5살 아이다운 대답이다. 그런데 산천어가 집에 도착할 시간이면 물고기가 사망할 텐데 그것도 걱정된다.

- 집에 언제 갈 거예요?
"여기 계속 머물고 싶어요."

축제장에서 물고기도 잡고 얼음썰매와 눈썰매 재미에 푹 빠진 호주는 집에 가기 싫다는 표현을 그렇게 했다.

더 이상의 인터뷰 진행은 아이가 낚시집중에 방해할 것 같다는 생각에 한마디만 더 묻기로 했다.

- 내년에 또 올 거예요?
"네, 맨날 맨날 올 거예요." 

호주는 다음에 또 오고 싶다는 표현을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부모님이 큰일이다. 여수에서 또 다시 이 먼 곳까지 온다는 것도 부담일 테니 말이다. 아이는 인터뷰 중에도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이거 내가 잡은 거예요"하면서 자랑하기 바쁘다.

"이 물고기 여기서 맨날 살아요?"

질문은 내가 하기로 했는데, 녀석이 방심한 틈을 타 내게 질문을 한다. 순간 대답이 인색해졌다. "산천어를 양식장에서 옮겨와 이곳에 넣는 거란다"라고 말해줘야 하는데, 그러면 이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다칠 것 같아, "집에 가면서 부모님께 여쭈어 보면 알려주실 거야"라고 말하곤 서둘러 자리를 떴다.

축제장, 재방문율을 높여라

지난해 축제조직위원회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산천어축제 관광객들 재방문율은 80%에 이른다. 가장 높은 비중은 어린이, 여성관광객, 청소년 순이었다. 특히 산천어를 잡아본 경험이 있는 관광객들의 재방문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화천군은 일일 산천어 투입계획에 의해 산천어 투입물량 조정을 하는 대신 당일 조황에 따라 투입량을 조절하기로 했다. 조황이 좋지 않은 시기에는 대량으로 집어넣어 관광객들의 재방문율을 높이자는 의도이다.

2013 산천어축제는 오는 27일까지 진행된다. 광활하게 펼쳐진 얼음 위에서 산천어낚시를 통해 녹지않는 추억을 만들어보길 권한다.


태그:#산천어축제, #화천, #정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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