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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에 만들어진 도이치마르크 지폐에 새겨진 그림 형제. -<그림 형제 민담집> 10쪽-
 1991년에 만들어진 도이치마르크 지폐에 새겨진 그림 형제. -<그림 형제 민담집> 10쪽-
ⓒ (주)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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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며 200주년이 막 지났다. '백설 공주', '바보 한스', '헨젤과 그레텔', '개구리 왕자', '백조 왕자'와 같은 동화(독일 민담)가 그림 형제에 의해 책으로 출간된 게 200년 전인 1812년이라고 한다.

야콥 그림(Jacob Grimm, 1785~1863)과 빌헬름 그림(Wihelm Grimm, 1786~1859)은 변호사 아버지를 둔 독일인 형제다. 두 형제가 자기나라, 즉 독일에서 전해 내려오는 옛날이야기를 모아서 엮어 낸 책이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이야기' <그림 형제 민담집>이다.

그림 형제는 1812년에 86편을 모아 제1권을 출간하고, 1814~1815년에 70편의 이야기가 실린 제 2권을 출간한다. 1819년에는 1권과 2권에 실린 이야기 중 중복되지 않는 이야기와 새로운 이야기를 넣어 170편이 담긴 2판을 낸다. 그 후에도 그림 형제는 새로운 이야기를 수집하고 다듬어서 1857년에는 200편의 이야기, 우리가 흔히 접하는 '그림 동화' 7판을 출간하였다. 그림 형제의 민담집 초판본 1·2권은 2005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문서부분)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251편의 이야기를 싣고 있는 <그림 형제 민담집>

그림 형제 지음, 김경연 옮김, (주)현암사 출판의 <그림 형제 민담집>은 1857년에 출간된 최종판에 실린 200편 이야기에 최종판에는 실리지 않은 51편의 이야기를 더해 함께 수록하고 있다.

<그림 형제 민담집> 표지
 <그림 형제 민담집> 표지
ⓒ (주)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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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웬만한 어른들 중 '흥부와 놀부', '심청전', '아리랑', '강강술래'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듯이, '백설 공주', '바보 한스', '헨젤과 그레텔', '개구리 왕자', '백조 왕자'같은 이야기 또한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을 듯하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들 이야기를 단순하게 '재미있는 동화',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림 형제가 민담을 수집한 데는 '민중 정신', 프랑스군의 지배를 받으며 자유를 위해 프랑스 나폴레옹 군대에 맞서 싸울 수밖에 없었던 독일 정신이 배경으로 스며 있다고 한다.

가정에는 아이들도 있고 어른들도 있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생활하는 가정이 화목하고 행복하려면 어른과 아이가 모두 좋아 하는 어떤 공통점이 있어야 한다.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있어야 한다.

어린아이와 어른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사탕이다. 어린이는 단맛에 사탕을 좋아하고 어른들은 필요에 의하여 사탕을 좋아한다. <그림 형제 민담집>은 여러 종류의 사탕을 골고루 담고 있는 사탕봉지처럼 아이들도 좋아하고 어른들도 좋아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남녀노소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이야기 화수분

혹자는 '나이 드신 할아버지가 무슨 동화며 사탕이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어르신들끼리 모여 노실 때를 엿본 적이 없다면 모르는 소리 마라. '몸은 늙어도 마음은 청춘'이라고 하지 않는가? 어르신들이 모였을 때를 한번 엿봐라. 초등학교 동창생 모임이라면 더 좋다. 주고받는 말투, 장난을 치듯이 하는 행동 모두가 영락없는 초등학생이다. 별명도 부르고 삐치기도 한다. 서운한 일이 있으면 뾰로통해지고, 좋은 일이 있으면 해맑게 웃으신다. 몸은 늙었어도 마음은 동심이다.

단맛에 사탕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겐 재미로 읽을 수 있는 게 <그림 형제 민담집>이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느낄 수 있는 희로애락과 권선징악이 다 들어있다. 꿈과 희망, 사랑과 우정, 불의와 정의, 환상과 공포가 이야기 속에 다 들어 있다. 

어른이 되면서 시나브로 삭막해진 마음이라면, 잠시나마 동심의 세계로 되돌려 줄 수 있는 게 <그림 형제 민담집>에 실린 이야기들이다. 할아버지나 할머니, 선생님이나 부모님들로부터 들었던 옛날이야기가 몽땅 다 들어있다. 백설 공주를 가여워하던 마음, 계모의 악행에 분노하던 마음, 들킬까봐 가슴 졸이던 시간이 이야기 속에서 되살아난다. 동심의 세월로 되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이 별 것 아니다. <그림 형제 민담집>에 실린 이야기를 읽는 순간이 타임머신이다.

<그림 형제 민담집>에 실린 이야기에는 할아버지나 할머니, 선생님이나 부모님들로부터 들었던 옛날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있다.
 <그림 형제 민담집>에 실린 이야기에는 할아버지나 할머니, 선생님이나 부모님들로부터 들었던 옛날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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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풀어 놓을 이야기보따리가 필요한 사람에겐 '재미있는 이야기 나와라. 뚝딱!'하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끝없이 쏟아낼 도깨비방망이다. 하루에 한 꼭지씩을 들려준다고 해도 1년이 넘게 들려 줄 수 있는 이야기가 <그림형제 민담집>에 가득하다. 샘물이 넘쳐흐르는 옹달샘처럼 들려줄 이야기들이 넘쳐흐른다. 어제는 눈깔사탕을 주고 오늘은 별사탕을 나눠 주듯이 들려주거나 읽고 싶은 이야기들을 줄줄 꺼내서 읽으면 된다.

200년 전 백설 공주는 아직도 백설 공주고, 200년 전 난장이는 아직도 난장이니 그림 형제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동서고금, 남녀노소, 시공을 초월하는 동심이자 민중 심리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 형과 누나가 읽었던 이야기, 남동생과 여동생 까지도 함께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251가지나 실린 책이니 그림 형제 지음, 김경연 옮김, (주)현암사 출판의 <그림 형제 민담집>은 200년이나 된 민담 화수분,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이야기가 펑펑 쏟아지는 이야기 화수분이다. 

덧붙이는 글 | <그림 형제 민담집>┃지은이 그림 형제┃옮긴이 김경연┃펴낸곳 (주)현암사┃2012.12.24┃값 4만 5,000원



그림 형제 민담집 -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이야기

그림 형제 지음, 김경연 옮김, 박은지 그림, 현암사(2012)


태그:#그림 형제 민담집, #그림 형제, #김경연, #(주)현암사, #백설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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