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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은 2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여야 합의를 무시하고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하는 것이 박근혜 당선인의 국민대통합인가"라고 반문하며 "박 당선인의 국민대통합에 진정성이 있다면, 즉각 공사를 중단시키고, 70일 동안 검증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은 2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여야 합의를 무시하고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하는 것이 박근혜 당선인의 국민대통합인가"라고 반문하며 "박 당선인의 국민대통합에 진정성이 있다면, 즉각 공사를 중단시키고, 70일 동안 검증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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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치 보수언론에는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이 2013년 예산안 발목잡기의 주범이라는 비판 기사가 실렸다. 장하나 의원을 비롯한 '제주해군기지 6인방'이 2010억 원의 제주해군기지 예산안 원안 통과라는 여야 원내대표단 합의에 딴죽을 걸면서, 결국 새해 예산안이 해를 넘겨 통과됐다는 것이다.

장하나 의원은 342조 원의 새해 예산안 처리를 막은 '나쁜 국회의원'이 됐다. 실제 그는 지난해 마지막 날인 31일부터 새해 예산안이 통과된 1일 오전까지 제주해군기지 예산 삭감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3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예산 삭감 주장 기자회견을 했고, 이날 밤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는 제주해군기지 예산안 통과를 강하게 비판했다.

1일 새벽 내내 분주하게 움직이던 장 의원은 새해 예산안 통과 직전, 본회의 반대토론에 나섰다. 그는 "제주해군기지 사업의 절차적 해결과 철저한 검증은, 한국사회에서의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며 "국책사업이 정부의 일방적인 강행 논리보다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에 입각해서 다뤄질 수 있는 첫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공사 강행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것"

하지만 제주해군기지 예산안은 결국 통과됐다. 그래도 성과를 얻었다. '군항중심 운영 우려 불식, 15만 톤 크루즈선박 입항가능성 철저한 검증, 민군 항만공동사용 관련 협정서 체결 등을 70일 이내에 이행하여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한 후 예산을 집행한다'는 부대 의견을 단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공사 중단'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공사는 중단되지 않았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은 2일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대 의견이 공사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장하나 의원은 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공사 강행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하나 의원은 "여야 합의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것이 박근혜 당선인의 국민대통합인가"라며 "박근혜 당선인의 국민대통합에 진정성이 있다면, 즉각 공사를 중단시키고, 70일 동안 검증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 언론에 의해 새해예산안 발목잡기 주범으로 꼽힌 것에 대해 "오히려 좋다"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사람들이 신문을 보면서 '제주해군기지 사업에 어떤 심각한 문제가 있나 보다'라고 생각할 것 아니냐, 계속 이슈가 되는 게 중요하다"면서 "새 정부의 예산에 딴죽걸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국민의 뜻을 대신하는 국회의원은 싸울 때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의 비판은 민주통합당 지도부에도 향했다. 그는 "박기춘 원내대표와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소수 반대 의견을 누르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협상 의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강정마을을 방문하거나 노동자·영세상인을 만나 '선거에 져서 죄송하다, 포기하지 마시라, 같이 하겠다'고 말하는 게 쇄신"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와 장하나 의원의 일문일답이다.

"박근혜, 국민대통합 진정성 있다면 공사 중단시켜야"

1일 새벽 새해예산안 통과 직전, 반대토론에 나섰던 장하나 의원은 "제주해군기지 사업의 절차적 해결과 철저한 검증은, 한국사회에서의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며 "국책사업이 정부의 일방적인 강행 논리보다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에 입각해서 다뤄질 수 있는 첫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1일 새벽 새해예산안 통과 직전, 반대토론에 나섰던 장하나 의원은 "제주해군기지 사업의 절차적 해결과 철저한 검증은, 한국사회에서의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며 "국책사업이 정부의 일방적인 강행 논리보다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에 입각해서 다뤄질 수 있는 첫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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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이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부대조건에 대해 '검증하는 동안에는 공사를 중단한다'는 해석이 상식이다. 경찰도 범죄 현장을 안 건드리고 수사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1월 1일 오후 8시부터 공사가 24시간 진행되고 있다. 제주해군기지사업단 공사관리실장 윤석한 대령은 '지금까지 선공사 후 예산을 집행해왔다, 관행상 별 문제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게 '내가 기업에서 있어봐서 아는데 공사를 먼저하고 나중에 대금을 받는 것은 불법 공사다, 그렇기 때문에 예산 집행이 중단된 상태에서의 공사는 불법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즉각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공사 강행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것이다."

- 새누리당이 합의를 깬 것인가?
"새누리당은 처음부터 검증할 의지가 없었다. 지난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제주해군기지 예산안을 통과시면서 15만 톤 크루즈선박 입항 가능성 검토 등 5개 권고사항을 부대의견으로 첨부했지만,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부대 의견은 당시와 달리 권고사항을 70일 이내에 이행해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한 후 예산을 집행하도록 못 박았다. 민주통합당은 이를 '검증기간 동안 공사 중단'으로 이해했다."

- 합의가 깨진 것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가 포함돼있다고 보나?
"박근혜 정부는 제주해군기지 사업이 불법이라도 사업을 몰아붙일 것이다. 사실, 박근혜 당선인이 국민대통합이나 신뢰와 원칙을 얘기하지만, 믿어본 적이 없다. 국민대통합이라는 단어 뜻을 모르거나, 신뢰와 원칙도 말뿐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당선인이 진정성이 있다면, 공사를 중단시키고 70일 동안 검증하도록 해야 한다. 2013년 예산은 '박근혜 예산'이 아닌가."

-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가 장하나 의원 등 일부 민주통합당 의원 때문에 깨져, 예산안이 해를 넘겨 처리됐다고 비판했다.
"제주해군기지 예산 삭감이 민주통합당 당론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후보는 공사중단과 전면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해 12월 30일 민주당은 예산 삭감을 새누리당에 제안하기도 했다. 보수언론이 비판하는데, 오히려 좋다. 사람들이 신문을 보면서 '제주해군기지 사업에 어떤 심각한 문제가 있나 보다'라고 생각할 것 아니냐. 계속 이슈가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새 정부의 예산에 딴죽 걸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런 룰이 어디 있나? 국회의원은 국민의 뜻을 대신하는 것 아니냐. 싸울 때는 싸워야 한다."

"민주통합당 의원들, '석고대죄' 절할 시간에 현장에 가야"

민주통합당 정청래·장하나 ·진선미 의원이 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일 새벽 국회는 제주 해군기지 예산 2009억원을 원안대로 승인하는 대신 70일 간 공사중단에 관한 부대 의견을 걸어 예산을 집행토록 했다"며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통합당 정청래·장하나 ·진선미 의원이 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일 새벽 국회는 제주 해군기지 예산 2009억원을 원안대로 승인하는 대신 70일 간 공사중단에 관한 부대 의견을 걸어 예산을 집행토록 했다"며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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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자정 직전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제주해군기지 예산안 원안 통과라는 여야 원내대표단의 합의에 대해 반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분위기가 어땠나?
"의원 12명이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택시법'이나 '유통법' 개정안에 대해 발언을 한 의원이 2~3명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제주해군기지 예산안 원안 통과 합의에 대한 비판이 아주 컸던 것이다. 제주해군기지 예산안 자체를 반대한 의원도 있었고, 본회의 직전에야 합의 내용을 의원들에게 통보한 것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이에 대해 사과했다."

- 부대 의견이 달렸지만, 결국 제주해군기지 예산안이 통과됐다.
"박기춘 원내대표가 큰 반발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의원이 몇 명 안되니, 어쩔 수 없었다고 하면서 반대 의견을 누르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협상 의지가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또한 박기춘 원내대표나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도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스터디가 많이 안됐기 때문에, 협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원내대표단에 '검증 기간 1~2달은 의미 없다'고 얘기했지만, 70일로 합의해왔다.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물론, 협상이 어려웠던 측면도 있었다."

- 민주통합당이 '우클릭'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민주통합당을 두고 '우클릭 해야 한다', '너무 왼쪽이고 진보적이다'라고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후보의 대선 공약집이나 당 정강정책을 보면, 진보정당 만큼이나 진보적이다. 만약 앞으로 뽑힐 비상대책위원회가 '우클릭'해야 한다고 말하면, '누가 해당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냐'고 따지겠다."

- 민주통합당은 어떻게 쇄신해야 하나?
"의원들이 '석고대죄' 한다며 절을 할 시간에 현장에 가야 한다. 송전탑에 올라간 사람들이 진짜 '멘붕'이다. 국회의원들이 '멘붕'되면 어떻게 하나. 선거 과정에서 경제민주화, 노동민주화, 보편적 복지를 말하지 않았느냐.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강정마을을 방문하거나 노동자·영세상인을 만나 '선거에 져서 죄송하다, 포기하지 마시라, 같이 하겠다'고 말하는 게 쇄신이다."


태그:#장하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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