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9대 민주통합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결선투표 결과 박기춘 후보(오른쪽)가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되자, 신계륜 후보가 박 후보와 악수하며 축하해 주고 있다.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9대 민주통합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결선투표 결과 박기춘 후보(오른쪽)가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되자, 신계륜 후보가 박 후보와 악수하며 축하해 주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대선 패배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새 원내사령탑으로 3선의 박기춘 의원이 선출됐다. 계파색이 옅고 중도 성향인 박 의원이 범친노 그룹의 지원을 받은 신계륜 의원을 결선투표 끝에 누른 것은 대선 패배에 대한 '친노 책임론'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경선이 시작되기 전에는 신계륜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관측이 많았다. 신 의원이 당의 주류인 범친노 그룹의 지원을 받는데다 당내 486세대의 '맏형'으로서 486의원들의 지지까지 확보한 것으로 예측됐다. 신 의원은 특히 당내에서 만만치 않은 세를 형성한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계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출신이기도 하다.

하지만 1차 투표에서 신계륜 의원과 박기춘 의원이 47표로 동점을 기록하고 쇄신모임 등 비주류의 지원을 받은 김동철 의원이 29표를 얻으면서 승부의 추는 박 의원 쪽으로 기울었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을 지지한 표가 신 의원보다는 박 의원 쪽으로 쏠릴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결국 박 의원은 결선투표에서 1차 투표 때보다 16표 많은 63표를 얻어 58표에 그친 신 의원을 제치고 새 원내대표로 뽑혔다.

"친노는 너무 권력 지향적"... '친노 책임론' 통했나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9대 민주통합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기춘 의원(가운데)이 신계륜 후보와 김우남 선거관리위원장과 함께 손을 맞잡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9대 민주통합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기춘 의원(가운데)이 신계륜 후보와 김우남 선거관리위원장과 함께 손을 맞잡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박 원대대표의 당선에는 일차적으로 당내 주류를 형성해온 친노에 대한 반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당 내에서는 총선과 대선 패배에 대해 그동안 당권을 쥐고 있었던 친노가 책임져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게 일어왔다. 비주류 측에서는 대선 패배에 책임있는 친노는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지 말아야한다는 요구도 내놨었다. 당내 비주류 측은 물론 중진 의원들은 계파간 세대결이 불가피한 경선 대신 합의에 의한 추대를 주장해 왔지만 그마저도 신 의원의 출마로 무산됐다.

비주류 측의 한 인사는 "정치인에게 가장 큰 죄는 바로 선거 패배"라며 "선거에서 졌으면 잠시나마라도 (당권에서) 물러나 있는 게 맞는데 친노는 계속 권력을 쥐겠다고 한다, 너무 권력 중심적"이라고 비판했다.

일단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노 그룹이 패하면서 '당권 교체'가 이뤄지게 됐다. 비주류 측이 당 쇄신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긴 했지만 일부에서는 비대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짬짜미' 의혹을 제기하는 등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박 원내대표가 계파색이 옅긴 하지만 '이-박(이해찬-박지원) 담합론'의 당사자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 측 핵심 인사라는 점도 일부 비주류 측에는 미덥지 않은 모양새다.

비주류 측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경선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됐던 범친노 인사의 연합의 결과물"이라며 "결국 원내대표는 박기춘 의원이 하는 대신 비대위원장은 그쪽에 주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때문에 박 원내대표의 공약대로 별도로 선출될 비대위원장에 다시 범친노로 분류되는 인사가 기용될 경우 당이 한바탕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도 있다. 비주류 측 또 다른 관계자는 "비대위원장을 누가 맡게 될 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계파 청산 외쳤지만 계파 전선 확연... 새 원내대표 임무, 산 넘어 산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9대 민주통합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계륜, 김동철, 박기춘 원내대표 후보가 동료의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9대 민주통합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계륜, 김동철, 박기춘 원내대표 후보가 동료의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이날 경선에서 후보자들 모두 계파 갈등 청산을 공언했지만 경선 결과에서는 주류 대 비주류의 확연한 대치 전선만 확인됐다는 점도 아이러니다. 특히 박 원대대표와 신 의원의 표차는 불과 5표차로 향후 대선 평가 및 책임론 공방과 당 쇄신 과정에서 리더십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박 원내대표로서는 넘어야할 산이 만만치 않은 셈이다.

박 원내대표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 시한부이지만 주어진 임무는 막중하다. 우선 4·11 총선과 대선을 연달아 패하면서 불거진 난파 직전의 위기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 이미 민주당은 당 밖의 안철수라는 원심력에 흔들리면서 당 해체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추가로 선출될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당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를 통해 "민주당을 뼛속까지 바꿔나가도록 하겠다, 철저한 반성과 처절한 혁신, 그에 따른 평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민주당은 새로운 당을 만드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는 거대 여당에 맞서 제 1야당의 원내전략을 진두지휘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도 그의 임무다. 당장 다음 주로 예정된 새해 예산안 처리를 시작으로 새해 초 열릴 헌법재판소장 인사청문회가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월 25일 출범할 박근혜 정권의 첫 조각 인사청문회는 정권 초기 정국의 주도권이 걸려 있는 만큼 야당으로서는 물러설 수 없는 무대다.


태그:#민주당, #박기춘, #신계륜, #원내대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