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대책 홍보대사로 봉사와 나눔, 기부활동을 펼쳐오며 감성 에세이 <안녕, 아그네스!>를 발간한 배우 김정화가 12일 오후 서울 가회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미소를 짓고 있다.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봉사와 나눔, 기부활동을 펼쳐오며 감성 에세이 <안녕, 아그네스!>를 발간한 배우 김정화가 12일 오후 서울 가회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미소를 짓고 있다. ⓒ 이정민


올해 데뷔한지 12년째가 된 배우 김정화. 2000년 가수 이승환의 뮤직비디오에 처음 얼굴을 비춘 후 신비로운 모습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었다. 이후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면서 연예인으로서, 연기자로서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런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생겼다. 2009년 10월 한 방송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우간다의 '에이즈 고아' 아그네스와 결연을 맺은 계기로 현재까지 봉사와 후원을 이어가고 있는 것. 또 그 이듬해부터는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아이티 지진 피해 현장 등을 찾아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MBC < 나누면 행복>의 진행자로 서면서 나눔을 실천하면서 느낀 순간들을 담담히 풀어낸 에세이집 <안녕, 아그네스!>를 펴내기도 했다. 이 책의 수익금은 전액 기부돼 우간다에 있는 에이즈아동센터 건립에 사용된다. 연기자로서만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도 성숙한 행보를 걷고 있는 김정화. 초판이 매진 후 재판을 준비 중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던 12월 어느 날 김정화를 만나 '인생의 다섯 가지 키워드'를 들어봤다.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봉사와 나눔, 기부활동을 펼쳐오며 감성 에세이 <안녕, 아그네스!>를 발간한 배우 김정화가 12일 오후 서울 가회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눔'이 저에게 많은 변화를 줬어요" ⓒ 이정민


1. 엄마  

가장 첫 번째로 김정화가 꼽은 것은 '엄마'. 실제 그의 엄마는 4년간의 암투병 끝에 지난 10월 말에 세상을 떠났다. 또 김정화는 아그네스의 '엄마'로 살고 있기도 하다.

"저는 살면서 엄마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어요. 인성 교육에 신경을 많이 써 주셨죠. 엄마의 삶 자체가 나눔의 삶이었어요. 그걸 제가 커가면서 닮아갔습니다. 또한 제가 아그네스의 엄마가 됐으니 '엄마'라는 단어 자체가 중요해요. 누군가의 엄마가 될 것이고 딸들은 '엄마'라는 단어만 들어도 뭉클하고 가장 의미 있는 단어인 듯해요.

요즘에는 아이를 한두명 낳다보니 오냐오냐하면서 키우는 분들도 있지만, 저희 엄마는 엄하게 키우셨어요. 우리 엄마가 맞나 싶을 정도로 친구랑 싸우고 오면 '먼저 사과하고 오라'고 하셨어요. 나중에 엄마가 '너는 내 자식이기 때문에 다 용서하고 다 예쁘지만 남들은 그게 아니다. 밖에서도 사랑 받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고 하신 적이 있어요. 예의범절을 가장 중요하게 가르쳐주셨습니다."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봉사와 나눔, 기부활동을 펼쳐오며 감성 에세이 <안녕, 아그네스!>를 발간한 배우 김정화가 12일 오후 서울 가회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미소를 짓고 있다.

4HIM 소속사 식구들(이은영 이사, 김영롱 실장, 성준환 실장, 송태근 팀장, 김보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이정민


2. 나눔

김정화는 3년 전 아프리카 우간다로 봉사활동을 떠나 아그네스를 만났다. 아그네스는 부모도 에이즈로 잃고, 자신도 에이즈를 앓으며 이모 손에 길러지고 있는 아이. 김정화는 이후부터 줄곧 아그네스의 엄마가 돼 지속적으로 후원을 하고 있다.

"'나눔'이라는 단어가 저에게 많은 변화를 줬어요. 아그네스를 만나고 제가 책까지 쓸 수 있었던 것은 아그네스를 통해서 무언가를 나누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전에는 나만 아는 삶을 살았다면 나눔을 통해서 남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어요. 제 그릇이 넓어지고 깊어지는 느낌이 좋습니다. 제 인생에 있어서 나눔이 중요한 단어가 됐어요.

고등학교 때 교회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장애인 봉사를 나갔어요. 처음에는 억지로 갔는데 다녀오면 너무 좋았습니다. 어릴 때 그런 경험들이 후에도 거부감 없이 봉사를 할 수 있게 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된 것도 같아요. 연기자가 된 이후에는 기아대책 홍보대사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나눔에 눈을 떴어요. 나눔을 하면서 제가 행복하니 다른 이들에게도 그 행복을 알게 하고 싶어요."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봉사와 나눔, 기부활동을 펼쳐오며 감성 에세이 <안녕, 아그네스!>를 발간한 배우 김정화가 12일 오후 서울 가회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김정화에게 '인생의 5가지 키워드'를 묻자 가장 첫 번째로 '엄마'를 꼽았다. ⓒ 이정민


3. 함께 하는 사람들

김정화는 '함께 하는 사람들'을 세 번째 키워드로 꼽았다. 함께 일하는 4HIM 소속사 식구들(이은영 이사, 김영롱 실장, 성준환 실장, 송태근 팀장, 김보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내가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 내가 있는 곳이 나를 말해주는 것 같아요. 어느 순간 참 좋은 사람들이랑 함께 나눔 현장에 가 있고 선교사님들과 많이 알게 되고 책을 쓰게 되었어요. '내가 이런 좋은 곳에 있게 되는 게 얼마나 감사한가', '내가 나쁘게 살지 않았구나'하는 감사가 나옵니다. 그런 분들과 나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제 스스로도 많이 힐링이 됩니다.

우리 회사 식구들은 다 너무 착하고 진심으로 서로를 위해서 일한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소속사 대표님과 작품에 대해 의논할 때도 늘 성심성의껏 이야기를 해주시고요. 수익을 나눠주실 때도 늘 장문의 이메일도 함께 보내서 한 주간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눠주세요. 제 주변의 사람들 때문에 웃으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봉사와 나눔, 기부활동을 펼쳐오며 감성 에세이 <안녕, 아그네스!>를 발간한 배우 김정화가 12일 오후 서울 가회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봉사와 나눔, 기부활동을 펼쳐오며 감성 에세이 <안녕, 아그네스!>를 발간한 배우 김정화가 12일 오후 서울 가회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 이정민


4. 따뜻함

김정화는 최근 MBC 기획특집드라마 <못난이 송편>에 출연해 왕따 문제에 대해 화두를 던지며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봉사활동 외에 연기자로서도 작품 안에 '따뜻함'을 담아 보내고 싶다는 것이 배우 김정화의 의지다.

"따뜻함은 작품에서도 사람에서도 묻어났으면 좋겠어요. 제가 따뜻한 사람이고 싶고 그런 작품을 해서 그런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가 추구하는 것들이 '따뜻함'인 것 같아요. 감성이 메마른 시대를 촉촉하게 적셔줄 수 있는 게 많았으면 좋겠어요. 따뜻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적셔주고 싶어요.

<못난이 송편>의 시나리오를 받기 일주일 전에 '네 부모의 얼굴이 보고 싶다'는 연극을 봤어요. 왕따에 대한 이야기인데 학생들은 단 한명도 나오지 않고 부모들의 이야기만으로 상황들이 전개돼요. '내 자식은 아닐거야'라고 믿고 싶지만 현실을 받아들어야 한다는...참 좋은 작품이었어요. 그걸 본 후 일주일도 안 돼서 <못난이 송편>의 시나리오를 받고는 무조건 한다고 했죠. 그 연극이 많이 도움이 됐고 주희라는 캐릭터로 살아서 되게 행복했습니다."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봉사와 나눔, 기부활동을 펼쳐오며 감성 에세이 <안녕, 아그네스!>를 발간한 배우 김정화가 12일 오후 서울 가회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봉사와 나눔, 기부활동을 펼쳐오며 감성 에세이 <안녕, 아그네스!>를 발간한 배우 김정화가 12일 오후 서울 가회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5. 소소함

김정화를 옆에서 지켜본 지인들은 김정화가 나눔 활동을 하면서 얼굴도 점점 더 부드러워지고 밝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작품 속에서 부잣집 딸 역할을 주로 맡은 탓에 다소 까칠하고 도도해 보이는 이미지는 모두 드라마 속 이야기였다. 실제는 김정화는 누구보다 소소함과 소탈함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사람들이 저는 스테이크를 좋아할 것 같이 보인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길거리 떡볶이 먹는 걸 너무 좋아하고 소소한 것들을 좋아하죠. 나눔을 하면서 소소한 일상 안에서 행복을 찾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됐어요. 저도 소소함 속의 행복을 더 좋아하게 됐습니다.

특히 버스를 타면서 사람들의 일상을 보는 것을 좋아해요. 11월에 일본 여행을 혼자 다녀왔는데 혼자 여행간 것은 처음이었어요. 처음에는 두렵기도 했지만 막상 닥치니까 혼자 여행하는 게 좋더라고요. 일본어를 배워서 조금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데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들을, 그들의 일상을 보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김정화의 2013년 소망은 

"많은 분들과 좋은 작품을 하면서 바쁘게 지내고 싶고 더 많은 곳에 가서 더 많은 나눔을 하고 싶어요. <나누면 행복> 100회 특집으로 지방에 내려갔는데 거기 할머니들이랑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사진 찍어드린다고 메이크업해드리고 하는데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소소한 정을 나누면서 내년에도 살고 싶습니다."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봉사와 나눔, 기부활동을 펼쳐오며 감성 에세이 <안녕, 아그네스!>를 발간한 배우 김정화가 12일 오후 서울 가회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고등학교 때 교회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장애인 봉사를 나갔었어요."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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