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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의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대선 패배에 대한 평가와 향후 당 수습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정세균 상임고문이 의총 도중 나와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대선 패배에 대한 평가와 향후 당 수습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정세균 상임고문이 의총 도중 나와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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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1일 오후 9시 15분]
대선 패배 '휘청'... 의원 40명 '격론'

대선 패배로 휘청거리고 있는 민주통합당은 21일 의원총회를 열어 조속한 시일 내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에 돌입하고, 원내대표를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총에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새 원내대표 선출 시까지는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가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의총은 오후 4시를 넘어서야 끝이 났다. 의총에 참석한 97명의 의원 가운데 40여 명의 의원들이 발언에 나서며 저마다의 목소리를 높였다.

주류를 이룬 의견은 민주당의 자성 촉구다. 총선 패배를 그대로 답습한 당의 전략 착오에 대해 뼈아픈 자기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협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개별적인 의견을 내지 말고 평가단을 구성해, 외부 의견도 같이 담은 초안을 만들어 의원 워크숍 형태로 집중 토론하자고 제안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백서를 발간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청래·홍익표 의원 등도 이 같은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11 총선 패배 후에도 백서를 만드는 등의 자기 반성이 이뤄지지 않은 게 패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더불어 "이번 대선에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뛰지 않았는데 이 같은 현상의 원인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비대위 구성 두고 갑론을박

자기 혁신 목소리와 함께, 비대위 구성 방안에 대한 의견도 이어졌다. 비대위 체제를 오랜 기간 존속해 전당대회를 6개월 후 쯤 치르자는 제안이다. 이석현 의원은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빨리 하면 계파 간 갈등이 드러나기 쉽다, 바로 경쟁에 들어가는 건 안 좋다"며 "8월까지 비대위가 이끌고 그 기간 동안 국민 앞에 거듭나는 모습을 보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제안에는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는 동안 국민연대, 안철수 전 대통령 예비후보 등을 아우르고 함께 가야 한다는 인식도 깔려있다.

비주류 측은 전대가 미뤄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비주류 측 한 관계자는 "전대가 미뤄질수록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 소재가 희미해진다"며 "친노 측이 전열을 정비해서 다시 당권을 잡겠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문재인 전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지명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문 전 후보의 '당대표 권한대행'은 대통령 선거 날까지이기 때문에,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박지원 원내대표는 "11월에 지도부가 총사퇴할 때 문재인 의원에게 당 대표 권한을 이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문 의원이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서 비대위원장을 지목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날 의총에서는 '친노 책임론' 등은 거론되지 않았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친노 책임론을 거론할 경우 당의 분열로 비춰질 수 있다고 판단해 모두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48% 넘는 지지를 보여준 지지자들의 마음을 위로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정청래 의원은 의총장에서 "서로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서로 아픔을 보듬고 지지자들의 상처를 어떻게 위로할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비대위의 역할 및 활동시기에 대해서 12월 24일 오전 의총을 다시 열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직 사퇴의사를 밝히고 나서 자리에 앉아 있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직 사퇴의사를 밝히고 나서 자리에 앉아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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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21일 오전 11시]
박지원 원내대표 사퇴...민주당 '격랑 속으로'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오늘부로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민주통합당은 사실상 지도부 공백 상태에 들어갔다. 대선 과정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사퇴한 데 이어 원내대표까지 물러난 것이다. 대표 대행인 문재인 전 대통령 후보가 현실적으로 당을 이끌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새로운 지도부를 뽑을 임시 전당대회 전까지 민주통합당은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운영된다. 문 전 후보는 조만간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을 둘러싸고 친노와 비노 등 각 세력 간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비상대책위원장은 2013년도 예산안 통과, 새 정부의 정부조직법 개편과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 대한 대응 등 막중함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서 우리 의원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우리는 패배했다, 그러나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1470만 표 득표했다"며 "우리의 책임도 크다, 변화를 위한 우리의 열망 이루지 못했지만, 우리가 야당으로서 국가를 변화시키는 데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사퇴' 박지원 "혁신하지 않으면, 민주당 존재 위태로워져"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힌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이윤석 의원과 함께 국회를 나서고 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힌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이윤석 의원과 함께 국회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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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근본적으로 우리의 처절한 성찰과 치열한 혁신의 길을 가야 한다, 저마다 무거운 책임을 짊어지겠다는 각오로 나가자"며 "저 역시 그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문재인 전) 후보와 만나 '오늘부로 제가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저는 오늘부로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전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내가 먼저 성찰하고 혁신의 길로 나가자,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고 그 책임은 우리 127명의 의원들 모두가 다 느껴야 한다"며 "그걸 계기로 해서 혁신의 길로 나아가지 않으면, 앞으로 민주당의 존재가 참으로 위태로워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예산과 법안을 논의하고, 내년 1월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국회가 소집될 것이다, 인수위법 제정돼 총리 후보자가 임명되면 총리 후보자가 국무위원을 제청하고 2월에 인사청문회를 해야 한다, 1월 헌법재판소장 청문회가 있다"며 "내년 1~3월 굉장히 소용돌이 치는 국회가 될 것 같다, 저는 물러가지만 의정활동을 철저히 해, 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00여 명의 의원이 참석한 이날 의원총회에는 박수가 없었다. 박 원내대표의 사퇴 발표 뒤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의 임시 국회 현안 보고가 이어졌다. 이후 의원총회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참석한 의원들은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다. 신경민 의원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걱정을 나타냈다. 문재인 전 후보는 참석하지 않았다.


태그:#박지원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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