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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매, 워매, 어째야쓰까."

곳곳에서 탄식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면서도 이내 "더 지켜봐야 한다"는 말들이 쏟아졌다. 19일 오후 6시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방송 3사(KBS, MBC, SBS)의 제18대 대통령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박근혜 50.1%, 문재인 48.9%) 직후였다.

19일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 모인 시민들이 방송 3사 출구조사 발표 직전, 긴장된 모습으로 텔레비전을 바라보고 있다.
 19일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 모인 시민들이 방송 3사 출구조사 발표 직전, 긴장된 모습으로 텔레비전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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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끝까지 지켜봐야"

야권 지지성향이 강했던 광주 표심을 반영하듯 출구조사 결과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우세로 나타나자 많은 시민들은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터미널에서 텔레비전을 지켜보던 황세운씨(40)는 "투표율이 높아 기존 여론조사와 달리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역전할 줄 알았는데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이 이 출구조사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하진 않는 모습을 보였다. 터미널에서 만난 이현영씨(23, 광주 남구)는 "YTN 예측 조사에선 문재인 후보가 더 높게 나왔으니 개표 결과를 지켜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스마트폰 화면을 기자에게 내보였다. YTN 예측조사 결과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문 49.7~53.5%, 박 46.1~49.9%).

방송 3사 출구조사가 오후 5시까지 이뤄진 것을 지적하는 시민도 많았다. 백성욱씨(29, 광주 동구)는 "5~6시 사이에 젊은 분들이 많이 투표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록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아쉽긴 하지만 끝가지 개표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광주에 고마워해야"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광주 지역은 민주통합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문재인 후보는 93.8%를 보여 6.1%를 기록한 박근혜 후보에 한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입장에선 목표였던 두 자리수 득표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를 보였다. YTN 예측조사에선 문 후보 89.2%, 박 후보 10.8%를 기록했다.

이에 이재근씨(21, 광주 서구)는 "독재 세력에 피해를 입은 곳에서 그와 관련된 세력에 표를 주지 않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닌가"라며 "민주당은 광주에 고마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광주시당 측은 방송 3사 출구조사 발표 직후 환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내 "차분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석호 대변인은 "일단 방송 3사 출구조사 발표가 오차범위 내이고 하니 끝까지 차분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광주 지역 출구조사 결과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 것에 이 대변인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시민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 으로 보인다"며 "호남 인재 등용, 지역 균형 발전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새누리당의 진정성을 알아주시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민주통합당 광주광역시당의 경우엔 침착함을 보이려는 모습이다. 박진규 총무국장은 "투표율이 높게 나와 분위기가 좋다"며 "방송 3사 출구조사와 YTN 예측조사가 다르니 개표를 좀 더 지켜보려 한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당직자, 기자 등 150여 명이 사무실에서 개표를 지켜보고 있다"며 "오후 9~10시 사이에 충분히 역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지역의 민주통합당을 향한 압도적 지지에 박 총무국장은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상주하며 힘을 쏟은 것으로 안다"며 "광주는 전략적 선택을 하는 곳이지 흑색선전, 감언이설에 넘어가는 곳이 아니다"고 전했다.

시내 곳곳, SNS서도 대선 열풍

19일 전남대 총학생회실에 모인 학생들이 식사를 하며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19일 전남대 총학생회실에 모인 학생들이 식사를 하며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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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광주 지역 곳곳에선 시민들이 모여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출구조사 발표가 난 한참 후에도 시민들은 터미널 텔레비전에 눈을 떼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 개표 현황을 전해 듣고 있다.

전남대학교 총학생회실에선 학생 10여명이 모여 개표 방송을 보고 있다. 김민규 전남대 총학생회장 당선자는 "여러 출구조사와 예측조사가 나오고 있지만 서로 다른 것들이 많다"며 "총학생회실에 모여 동료들과 끝까지 개표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발행될 신문을 위해 마감 작업 중인 <전대신문> 기자들도 마감을 하다 말고, 편집국에서 개표 방송에 시선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신원경 <전대신문> 편집국장은 "당선 여부에 따라 발행될 신문의 기사 내용이 달라지는데 속 시원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애매한 상황이다"며 "기사 마감보다 개표 결과에 주목한 채 기자들과 텔레비전 앞에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내의 한 술집에서 친구들과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는 박지민씨(25, 광주 북구) "처음엔 기분이 몹시 안 좋았으나, 이젠 덤덤하다"며 "여러 변수가 있으니 친구들과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소중한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광주, #출구조사,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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