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정치 현안에 대해 댓글을 다는 일을 조직적으로 벌여 불법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민주통합당은 "국정원이 결백하다면 국정원 심리정보국 담당 업무, 김아무개 직원의 근무시간 등 수많은 의혹에 대해 해명부터 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진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2일 오전 브리핑에서 "우리에게 제보된 내용은 국정원 심리정보국은 야당 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음해하고 새누리당 정권 연장을 위해 악의적인 댓글을 달아온 팀이라는 것"이라며 "국정원은 흑색선전이라고 우겨댈 게 아니라 담당 업무를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주장했다.

진 대변인이 밝힌 제보 내용에 의하면, 국정원은 지난해 11월부터 국정원 3차장 산하 심리전 담당 부서를 심리정보국으로 격상시켰다. 심리정보국 내에는 3개 팀을 신설하고 각 팀에는 70여 명의 요원이 배치됐다. 국정원은 각 요원에게 노트북을 지급하고 매일 주요 정치·사회 현안에 대해 게재할 댓글 내용을 하달해 왔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진 대변인은 "국정원은 이 같은 작업을 진행하며 IP 주소 추적 등을 방지하기 위해 청사 외부에 나가서 작업을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아무개 요원, 국정원에서 근무한 시간은 하루 2~3시간 뿐... 비정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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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후, 김 아무개 국정원 요원이 방문을 닫고 나오지 않아 경찰과 선관위 직원들이 역삼동 오피스텔앞에서 대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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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대변인은 정치 현안에 대한 댓글을 다는 등의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하는 김아무개 국정원 직원에 대해 "우리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지난 3일 동안 김아무개 요원이 국정원에서 근무한 시간은 하루 2~3시간밖에 되지 않는다"며 "우리가 제보 받은 심리정보국 요원들의 근무 행태와 일치한다, 지극히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김 요원은 지난 7일 오전 11시에 출근해 오후 2시에 퇴근했고, 지난 10일에는 오전 11시 30분에 출근해 오후 2시 30분에 퇴근했다. 11일에는 오전 10시 50분에 출근해 오후 1시 30분에 퇴근했다.

이 같은 출퇴근 시간에 대해 그는 "요원들은 오전에 국정원에 출근해서 전날 했던 작업들을 보고하고 지침을 받은 후 오후에는 청사 외부에 나와서 작업했다고 한다"며 "이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심리정보국 내의 1, 2, 3팀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대를 국회 정보위에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김 요원의 오피스텔을 방문한) 현장에서 선관위와 경찰의 초동 조치가 매우 미흡했다, 이들은 김아무개 요원이 국정원 직원이 아니라는 말만 듣고 철수했다"며 "이로 인해 국정원이 증거인멸의 시간을 확보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밝히기 위해 문병호 의원을 위원장으로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해 총력 태세를 갖춘 민주당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국기를 흔드는 행위'"로 규정하며 수사기관에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이날 오전 선대본부장단 회의에서 "국정원의 조직적 선거 개입 의혹에 유신시대 공작정치와 중앙정보부 부활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실이면 국기 문란행위로 유신독재는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자 예고된 미래일 수 있다는 게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영 공동선대본부장도 "국정원의 여론조작 의혹 사건이 사실이라면 국기를 뒤흔드는 중대한 사태로 퇴행적 정치 공작"이라며 "선관위를 비롯한 수사기관이 진실을 규명해 권력기관이 스스로 정권의 시녀가 됐다는 오명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