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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대통령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온 10일 오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2차 TV토론을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제18대 대통령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온 10일 오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2차 TV토론을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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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가 토론 과정에서 지하경제 양성화를 활성화로 말한 걸 가지고 민주당은 논두렁에서 산삼 주은 듯이 희희낙락하고 있다. 안풍(安風) 실패에 대한 초조감이 이런 말 실수 하나에 희희낙락하게 하는 거다." -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

새누리당이 박근혜 후보의 '지하경제 활성화' 말실수에 대한 파장이 커지자 '맞불 작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는 사실 관계도 다른 얘기를 했다는 게 요지다. 특히 이정현 단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거짓말을 저렇게 오리 물 집어먹듯이 하는 사람들에게 국가를 맡겨서는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10일) 중앙선관위 주관 대선후보 2차 방송토론 직후 "지난 1차 방송토론보다는 상대적으로 정책 각론이 논의되면서 다소 격이 높아진 토론회였지만 일부 야당 후보의 주제를 벗어난 정치공세는 여전해 아쉬움을 남겼다(안형환 대변인)"고 점잖게 평가한 것과는 상반된 태도다. 이 단장 역시 지난 10일 토론회 직후 "말을 많이 하고 세게 하고 크게 한다고 잘한 토론이 아니다"며 "지난번 토론보다는 좀 더 나은 내용으로 토론하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단장은 이날 격한 어조로 토론회를 다시 평가했다. 그는 "어제 토론 주제인 경제는 재치문답이나 만담 이런 식을 갖고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데, 민주당은 어제 그렇게 접근한 것 같다"며 "박 후보는 말재주로 싸움하려고 했던 두 후보의 허점을 부각시켰고 콘텐츠와 실현가능성, 재원 뒷받침 등을 잘 보였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토론회에서) 박 후보에게 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며 "문 후보가 유세현장에서는 안철수 전 후보와 형제처럼, 토론회장에서는 이 후보와 오누이처럼 다정히 편을 먹고 싸움을 걸어오지만 박 후보의 준비된 콘텐츠가 그런 편먹기 도전을 가볍게 물리쳤다고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하경제 활성화' 파장에 화들짝? '팩트 틀린 문재인'으로 역공 

특히 그는 '지하경제 활성화' 말실수에 대해 '말꼬리 붙잡기'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지난 2차 방송토론에서 복지재원 마련 질문을 받고 "씀씀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자의적으로 쓸 수 있는 재량지출을 줄이고, 세입확대를 위해서는 '지하경제 활성화' 등의 방안으로 매년 27조 원씩 5년 간 135조 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하경제 양성화를 활성화로 잘못 말한 것.

게다가 박 후보가 지난 8월 기자들과 한 오찬 간담회에서도 동일한 실수를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이날 오전 선대본부장단 회의에서 "사람은 누구나 다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실수가 잦으면 문제"라며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실수를 잘 용납하지 않는 자리인데 잦은 실수를 한다면 그 후보의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보인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 단장은 "(박 후보는) 지하경제 문제와 세금 문제를 다룰 때 그 전에도 수차 (양성화) 얘기를 해왔다"며 "안풍에 모든 것을 걸었던 민주당이 안풍 실패에 대한 초조감으로 이런 말 실수 하나에 희희낙락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세운다)와 경제민주화는 다르지 않다"는 박 후보의 발언도 적극 옹호했다. 이 단장은 "대기업의 불공정 부분에 대해서 법치를 강화해서 경제활동의 불공정을 바로잡는다는 얘기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 시비를 건다는 자체가 얘기가 되나"라며 "법치를 세우지 말자 그게 민주당의 경제민주화인가"라고 주장했다.

또 "(감세나) 규제를 푸는 것도 마찬가지"라며 "법인세나 소득세를 포함해 (감세와 규제완화는) 중산층 이하 중소기업들에게 (혜택이) 많이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이 단장은 이어,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 사적이나 일반적인 자리에서 재벌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이해를 못하겠다"면서 "그런데 (문 후보와 이 후보는) 대기업을 적대시하고 대기업 해체에 대한 심정적 동조를 한다, 이것은 대통령을 하겠다는 후보가 대기업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부자감세로 혜택 본 사람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중산층 더 많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제18대 대선후보 2차 TV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제18대 대선후보 2차 TV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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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규 새누리당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어제 박 후보께서 토론 과정에 발음상 실수를 한 것이 하나 있었다, '양성화'라고 발음했어야 했는데, '활성화'라고 발음이 잘못되었다"며 "누구든지 중요한 자리에서 발음 실수를 할 수 있고 순간적인 실수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말씀과 다른 부분, 설명과 본인이 보여준 부분이 다른 부분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가 앞뒤가 다르고 사실관계도 다른 토론을 했다는 얘기다.

그는 "(문 후보가) 정치에 입문하신 목적 중 하나가 통합이라고 했는데 어제 토론회만 봐도 편을 가르는데 치중했다"면서 "감세 문제를 부자감세라고 규정해서 부자와 부자가 아닌 사람들 편가르기를 시도했고 특권경제, 재벌경제 등 자극적인 용어로 보는 사람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부자감세에 대해서도 감세로 혜택을 보게 된 사람들은 대기업보다도 중소기업·중산층 서민이 많다"며 "(문 후보가) 감세 혜택 90% 이상이 대기업으로 간다고 했는데 사실관계를 확인하면 감세정책으로 감면된 64조 원 중 51%가 중산층·중소기업으로 혜택이 돌아갔다, 통계로 확인해드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감면된 64조 원 중 30조 원이 대기업으로 가고 중소기업으로 34조 원이 간 건데 그걸 중소기업이 더 많이 가져갔다고 할 수 있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의 차이가 있다"는 지적에도 "그런 식의 구분은 안 했으면 좋겠다, 당연히 (기업의) 덩치와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나"고 답했다.

박 대변인은 문 후보의 '갈등 조정 경험' 강조에 대해서도 "참여정부의 갈등 조정 실패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부안 방폐장 사태·천성산 터널 사건 등을 거론하며 "갈등조정 실패사례를 갈등조정 능력으로 발표했다, (참여정부 당시) 대한민국은 심각한 분열 속에서 서로를 향한 반복, 서로를 향한 공격, 경우에 따라서는 증오까지 불러일으켜 나라가 혼란했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줄푸세와 경제민주화, 서로 다른 수단이지만..."

한편, 김종인 행복추진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박 후보의 '지하경제 활성화' 말실수를 아쉽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 분야가 주제인 2차 방송토론 전 박 후보에게 이런 저런 조언들을 해준 바 있다.

그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금 말실수를 한 것 같다"며 "세금을 더 걷기 위해서는 지하경제가 양성화가 돼야지 세금을 더 걷을 수 있는 건데, 지하경제가 활성화되면 더 숨은 돈이 많아지기 때문에 말의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박 후보의 "줄푸세와 경제민주화 다르지 않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경제정책 다루는 측면에서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서 새로운 도구를 갖다가 얘기를 하기 때문에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박 후보를 비호했다.

다만, 그는 "경제정책은 상황에 따라서 수단을 달리 제시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우리 경제상황이 이제 줄푸세 가지고만 되지 않으니 경제민주화라는 말이 튀어나온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사실상 줄푸세와 경제민주화가 서로 다른 '수단'임을 인정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의 큰 틀 속에 줄푸세도 한 부분으로 들어가 있다, 이렇게 이해를 하면 되냐"는 질문에도 "지금 현재로서는 세금을 줄일 수가 없는 입장 아닌가, 푸는 것도 다시 규제를 해야 하는 것도 있기 때문에"라며 부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이어, "전반적으로 경제 운영을 하는 측면에서 보면 그때 당시에는 그러한 논리가 정확했던 것이고 지금에 와서는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새로운 논리를 정해야 하는 것이다, 경제정책 추진의 일관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태그:#박근혜, #문재인, #TV토론, #지하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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