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4일 KBS1 채널을 통해 방송된 '대선후보를 말한다 1부'. 이 프로그램이 나간 후 여당 추천 KBS 이사들이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하게 편파적이었다는 지적에 프로그램 담당자가 사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KBS1 채널을 통해 방송된 '대선후보를 말한다 1부'. 이 프로그램이 나간 후 여당 추천 KBS 이사들이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하게 편파적이었다는 지적에 프로그램 담당자가 사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KBS

관련사진보기


[기사 보강 : 6일 오후 9시 25분]

KBS 기자협회가 6일 오후 긴급 총회를 열어 제작 거부를 결의해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5일 여당 추천 이사들이 보류 논란 끝에 방송된 KBS 특별기획 '대선후보를 말한다'의 편파성 문제를 제기해 프로그램 책임자가 보직을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새노조)와 대선후보진실검증단 기자들에 따르면 지난 5일 열린 KBS 이사회에서 여당 추천 이사들은 이 프로그램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 불리한 편파적 보도였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길환영 KBS 사장은 "게이트 키핑(Gate Keeping)에 문제가 있었다, 사전 심의를 강화하겠다"며 "이런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여당 추천 이사들이 보도 책임론을 제기하자 김진석 단장이 6일 오전 사의를 표명하고 휴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26일 길 사장 취임 뒤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KBS새노조는 이날 오후 2시 KBS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당 추천 이사들을 규탄하고 길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김현석 KBS새노조 위원장은 "지난 11월 26일, 길 사장이 취임한 이후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며 "KBS 이사회가 박근혜 후보의 당선에 목을 맸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성토했다.

함철 KBS 기자협회장은 방송법 규정을 들어 "이사회는 KBS 경영을 관리·감독할 기구이지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문제 삼을 수 없다, 편집권 침해"라며 "이사회에 대한 법적 조치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사회가 방송법 105조를 위반할 경우 해당 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함철 KBS 기자협회장은 "찬성 174명, 반대 8명, 기권 1명으로 제작 거부가 의결됐다"며 "제작 거부의 방법과 시기는 이날 구성된 비상대책위에 위임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선을 13일 앞둔 상황에서 공영방송 기자들의 제작 거부 결의는 대선 정국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진성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대변인도 "KBS 이사회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하는 방송·언론의 기본적인 사명조차 포기한 것"이라며 "김진석 단장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방송언론으로서의 본분에 충실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치적 충성심에 눈멀어 KBS 기자정신 모욕해"

함철 KBS기자협회장, 김현석 KBS새노조 위원장, 홍진표 KBS PD협회장이 6일 오후 여의도 KBS새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진석 KBS 대선후보진실검증단장이 <대선특별기획 1부, 대선후보를 말한다>와 관련해 사의를 표명한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함철 KBS기자협회장, 김현석 KBS새노조 위원장, 홍진표 KBS PD협회장이 6일 오후 여의도 KBS새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진석 KBS 대선후보진실검증단장이 <대선특별기획 1부, 대선후보를 말한다>와 관련해 사의를 표명한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김 단장의 사의 소식이 알려지자 검증단 기자 6명도 성명서를 내 "이사회와 사장은 정치적인 충성심에 눈이 멀어 공영방송을 망치고 KBS 기자정신과 저널리즘을 모욕하는 짓을 당장 멈춰라"며 "KBS 저널리즘과 기자정신을 지켜야 할 사장은 중심을 잡고 제 갈 길을 가길 바란다. 즉시 김 단장의 사의를 반려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검증단은 맡은 바 역할을 끝까지 하기 위해 출범부터 정치적인 이해관계나 눈치 따위는 보지 않았고 앞으로도 보지 않을 것"이라며 "혹시 이렇게 검증단을, KBS 기자들을 길들일 심산이었다면 오산"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KBS 기자 사회에서 김 단장만큼 존경받고 합리적인 기자가 몇이나 되느냐"며 "김진석을 향한 시비는 결국 검증단을 넘어 KBS 기자정신과 저널리즘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4일 KBS1의 '시사기획 창'을 통해 방송된 '대선후보를 말한다 1편'은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주요 정책과 정치 이슈를 검증했다. KBS 사전 심의 결과를 보면 한 심의위원은 이 프로그램에 대해 "전체적으로 형평을 맞추려고 한 노력이 엿보였다"며 "방송문화연구소와 함께 전국 성인 남녀 29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보다 객관적인 보도를 하려는 노력도 기울였다"고 평가된 바 있다.

'대선후보를 말한다'는 지난 11월 27일에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전날 KBS 사측이 방송 시점의 적절성을 문제 삼으며 방송을 보류시킨 바 있다. 이에 기자들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일자 KBS는 4일 오후 11시 KBS1의 '시사기획 창'의 프로그램을 통해 내보냈다. 총 3편으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12월 11일 2편이 방송될 예정이지만 편파성 논란에 방송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KBS 측 "김 단장, 사퇴 강요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

KBS 홍보실은 이와 관련해 입장을 내고 "김 단장이 진성준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사퇴를 강요받지 않았다, 휴가를 갈 뿐이었다'고 말해 사실관계를 바로 잡았다"며 "이에 진 대변인이 '기본적인 사실을 한 번 더 확인한 뒤, 고칠 것은 고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보실은 "KBS는 잘못된 사실관계에 근거해 사내외에서 불필요한 논란이 증폭되는 데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누누이 밝혀 온 대선공정방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수 차례 김진석 단장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태그:#길환영 사장, #박근혜 후보, #KBS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