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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전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캠프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 참석해 자원봉사자와 지지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전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캠프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 참석해 자원봉사자와 지지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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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더 이상 대선후보가 아니지만 국민적인 우려를 담아서 한 말씀 드리고자 한다."

'안철수!'를 연호하며 술렁이던 행사장에 일순간 정막이 흐르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900여 명의 두 눈은 일제히 안철수 전 후보의 입으로 향했다. 안 전 후보가 자신의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 당시에 한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하겠다, 단일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달라"는 발언을 언급하며 "지지자 여러분들께서 이제 큰 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직후였다. 따라서 안 전 후보의 입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구체적인 지지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오히려 안 전 후보는 "지금 대선은 국민여망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함께 문재인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일단 참석자들은 안 전 후보에게 박수를 보내고 다시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더 이상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안 전 후보는 "오늘의 헤어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로 이날 해단식의 인사말 마무리 지었다.

안 전 후보는 이날 감색 정장에 푸른색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매지 않은 채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캠프 해단식이 열리는 행사장에 도착했다. 안 전 후보가 모습을 나타내자, 참석자들은 큰 박수와 함께 '안철수!'를 연호했다. 행사 사회를 맡은 정연순 대변인은 "길이 끝나는 곳에 또 다른 길이 시작된다"는 중국 어느 작가의 말로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열린 진심캠프 해단식에서 캠프 사람들이 만든 동영상을 지켜보며 웃고 있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열린 진심캠프 해단식에서 캠프 사람들이 만든 동영상을 지켜보며 웃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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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캠프에서 열린 안철수 무소속 전 예비후보 캠프 해단식에서 허영 비서팀장이 안 후보의 인사말을 경청하며 고개숙여 눈물을 흘리고 있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캠프에서 열린 안철수 무소속 전 예비후보 캠프 해단식에서 허영 비서팀장이 안 후보의 인사말을 경청하며 고개숙여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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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순서는 자원봉사자들의 소감을 듣는 시간. 캠프 콜센터에서 일했던 하윤희씨가 안 전 후보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을 낭독했다. 글을 낭독하던 하씨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리자, 안 전 후보는 입술을 앙다물면서 간혹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하씨는 목소리에는 울음이 잔뜩 배었고, 하씨 뒤에 서 있던 정연순 대변인도 눈시울을 붉히기 시작했다. 허영 비서팀장은 눈물을 참기 위해 허공으로 향한 두 눈을 연신 깜빡이다가 안경을 벗어야 했다. 여성 참석자들이 곳곳에서 눈물을 훔쳤다.

안 전 후보가 준비해온 인사말 원고를 꺼내 들고 박수를 받으며 연단에 올랐다.

"지난 66일 바로 여러분들이 안철수였다. 저는 여러분들 진심어린 눈빛, 헌신적인 손길 결코 잊지 않겠다. 다시 한 번 더 감사인사 드린다."

박수가 터져나왔다. 안 전 후보가 "여러분들 고맙습니다"라고 말하자, 다시 박수가 나왔다. 안 전 후보가 "여러분들 사랑합니다"라고 말하자, 또 다시 박수가 나왔다. 이날 안 전 후보가 8~9분 정도의 인사말을 하는 동안 무려 15번의 박수가 나왔다. 안 전 후보는 "국민들께서 만들어주셨던 새 정치 물결 그리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고 저는 더욱 담대한 의지로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행사가 끝난 뒤 한 20대 지지자는 "캠프 해단식에 온 것이 아니라 안철수 전 후보의 출정식에 참석한 기분"이라며 "이번 대선에서는 기회를 잃었지만, 안 전 후보가 다시 새로운 정치를 하게 된다면 우리 젊은층들은 적극 지원하고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이 대학 교수라고 밝힌 50대의 한 지지자는 "어차피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가 됐는데, 정권교체를 위해서 좀 더 명확하게 지지 선언을 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공평빌딩 진심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공평빌딩 진심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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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안철수,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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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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