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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경상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나선 홍준표(새누리당)·권영길(무소속) 후보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민영화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홍 후보 측은 "KAI 민영화, 무조건 반대로 갈 것이냐"고 한 반면, 권 후보 측은 "홍 후보의 KAI 민영화 입장을 재고하라"고 밝혔다.

정부는 경남 사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KAI를 민영화한다는 방침이다. 인수업체로 대한항공(KAL)과 현대중공업이 참여했으며, 실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런 속에 최근 대한항공이 부산시와 '항공산업클러스터 조성 MOU'를 체결했다.

경남 사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 공장 전경.
 경남 사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 공장 전경.
ⓒ 한국항공우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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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후보 측 "민영화, 무조건 반대로 갈 것인가?"

새누리당 경남지사 홍준표 후보 선거대책위 정장수 대변인은 27일 'KAI 민영화, 무조건 반대로 갈 것인가?, 발전적 대안으로 갈 것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홍 후보 측은 KAI 민영화에 대해 "홍준표 후보의 기본 입장은 투자 여력이 있는 건전한 자본의 참여와 고용의 완전승계라는 두 가지 기본적인 전제조건을 충족하는 민영화다. 이는 그동안의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분명히 밝혀온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홍 후보 측은 "최근 대한항공이 부산시와 항공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대해 즉각 반대 성명을 발표한 것 또한 재무구조가 열악한 대한항공이 항공산업에 분산 투자할 경우 KAI 인수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홍 후보 측은 "그동안 홍준표 후보는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대해 일관된 원칙을 지켜왔다. 그것은 발전적 민영화와 민영화의 이익이 대다수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2011년 당(한나라당) 대표 취임 직후 대우조선해양과 우리금융지주를 국민주 방식으로 매각해야 한다고 했던 것 또한 공적 자금을 투입한 기업의 정부 보유 지분을 특정 대기업에 매각할 것이 아니라 다수의 국민에게 돌려주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상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나선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는 유세 첫날인 27일 오후 창원 대동백화점 앞에서 연설회를 가졌다.
 경상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나선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는 유세 첫날인 27일 오후 창원 대동백화점 앞에서 연설회를 가졌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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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후보 측은 홍 후보가 원내대표 당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등을 통해 "공기업 민영화 등 공공 부문 개혁은 대량 해고가 없도록 고용 승계 문제를 철저하게 조치하고 공기업 개혁으로 마련된 재원을 서민경제 안정에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제시했다.

홍 후보 측은 "KAI는 확실한 책임경영을 할 만큼의 지분을 가진 주주사가 없다. 항공우주산업의 특성상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투자 회수기간이 길기 때문에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책임 있는 경영이 필요하고 그래서 투자 여력이 충분한 건전한 민간자본의 참여가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 후보 측은 "건전한 자본의 참여를 통한 KAI의 재도약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더불어 고용의 완전승계라는 대전제를 충족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권영길 후보 측 "KAI 민영화 입장을 재고하라"

권영길 후보는 다른 입장이다. 권영길 후보 측 이창우 대변인은 이날 오후 "대한항공의 항공산업클러스터 조성을 반대한다. 홍준표 후보는 KAI 민영화 입장을 재고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대한항공의 항공산업클러스터 조성에 대해, 권 후보 측은 "지자체 간의 과당경쟁과 중복투자를 방지하려는 지식경제부의 '항공산업 지역별·기능별 발전계획'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대한항공이 부산시와 MOU를 체결은 전형적인 중복투자 낭비로서 기본 계획을 정부 스스로가 약속을 파기하는 문제다"고 밝혔다.

권영길 후보 측은 "대한항공이 KAI를 인수한다면 KAI 민수부분을 모두 부산으로 가져가고, 대부분의 협력 업체까지도 부산으로 이전하려 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렇게 된다면 항공우주산업을 키워온 사천·진주 지역경제는 껍데기만 남고 붕괴는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사천경제를 살리는 것은 대한항공의 KAI 인수와 항공산업클러스터를 조성사업을 막아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후보의 주장에 대해, 권 후보 측은 "홍준표 후보도 KAI 민영화 주장을 이 기회에 재검토해 볼 것을 권한다"며 "이명박 정권이 그간에 공기업 민영화는 한 마디로 '국가를 수익 모델'로 삼은 과정이었다. 8조원이라는 막대한 공적 자금이 들어간 국가의 미래 전략 산업을 재벌의 손아귀에 넘겨주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따졌다.

26일 오전 창원 한서병원 앞 광장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선거 유세에 참석한 문재인 대선 후보와 권영길(무소속) 경남지사 보궐선거 후보가 나란히 서 있다.
 26일 오전 창원 한서병원 앞 광장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선거 유세에 참석한 문재인 대선 후보와 권영길(무소속) 경남지사 보궐선거 후보가 나란히 서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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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후보 측은 "대한항공은 우리가 잘 아는 한진그룹의 '유전자'를 보유한 기업이다. 비록 대한항공 측이 KAI를 인수하더라도 기아를 인수한 현대차처럼 독립기업으로 유지시키겠다고 하지만 KAI를 차지하기 위한 교언영색으로 비칠 뿐"이라고 밝혔다.

권영길 후보 측은 "'경남 도청 이전(창원→옛 마산)'이라는 '황당무계'한 공약만큼 홍준표 후보의 'KAI 민영화 입장' 또한 서부경남 지역민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진주·사천 지역민들 뿐만 아니라 낙후한 서부경남의 발전을 염원하는 도민들의 절규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고 밝혔다.


태그:#한국항공우주산업, #대한항공, #홍준표, #권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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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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