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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가현 오츠시 제제에 있는 쓰레기 소각장에서 연기가 피어나고 있습니다. 이 오츠시 화장장은 쓰레기 소각장 뒤에 보이는 지붕 건물입니다. 이곳 쓰레기 소각장에서 나온 열을 이용하여 실내수영장과 무료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와코 호수 주변 가을 산에 단풍이 물들고 있습니다.
 시가현 오츠시 제제에 있는 쓰레기 소각장에서 연기가 피어나고 있습니다. 이 오츠시 화장장은 쓰레기 소각장 뒤에 보이는 지붕 건물입니다. 이곳 쓰레기 소각장에서 나온 열을 이용하여 실내수영장과 무료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와코 호수 주변 가을 산에 단풍이 물들고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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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류코쿠대학 세타 캠퍼스에서 울산대학교 노성환 교수 초청 강연이 있었습니다. 노성환 교수님은 한국 사람의 눈으로 본 일본인의 영혼관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일본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셨습니다.

어느 민족이나 자기 나름의 독특한 영혼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혼관은 유교식장례식 속에 잘 나타나있습니다. 대부분 사람은 죽은 다음 조상신이 되어 남아있는 가족들의 행복을 돌보고 그들의 생활을 풍족하게 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사람들의 영혼관은 장례식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대부분 화장을 합니다. 화장을 한 뒤 나온 뼈를 가족들이 둘러앉아서 긴 젓가락으로 넘겨주는 의식을 치릅니다. 그리고 가족에 때라서 다르지만 화장한 뼈를 가족들이 나누어 가지고 가서 돌무덤에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남은 뼈는 화장한 곳에서 모아서 산업폐기물 쓰레기로 처리합니다.

  학생들이 울산대학교 노성환 교수님 강연을 듣고 있습니다. 사진 안은 울산대학교 노성환 교수님입니다.
 학생들이 울산대학교 노성환 교수님 강연을 듣고 있습니다. 사진 안은 울산대학교 노성환 교수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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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은 예로부터 지역에 따라서 사람이 죽은 다음 영혼이 하늘이나 산, 바다, 숲으로 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야나기다 쿠니오는 산에 있는 조상신이 봄이 되면 후손들이 사는 마을로 내려와 농사를 잘되게 하고 풍년을 가져다주고 다시 산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죽은 사람의 영혼이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해도 일본 사람들은 구체적인 형상을 중요시합니다. 그래서 죽은 사람의 뼈 일부를 모아서 돌로 무덤을 만들어 놓습니다. 무덤은 마을 단위로 있거나 마을에 있는 절터 안에 있거나 절에서 운영하는 무덤 단지에 있습니다.

  오츠시 츠기노와 마을에 있는 무덤입니다. 무덤은 모두 돌을 세워서 만듭니다. 돌 아래에 뼈를 담아두는 항아리가 있습니다. 이 항아리에 화장한 가족 뼈를 조금씩 담아둡니다. 마을 이름인 츠키노와(月の輪)는 달무리라는 뜻입니다.
 오츠시 츠기노와 마을에 있는 무덤입니다. 무덤은 모두 돌을 세워서 만듭니다. 돌 아래에 뼈를 담아두는 항아리가 있습니다. 이 항아리에 화장한 가족 뼈를 조금씩 담아둡니다. 마을 이름인 츠키노와(月の輪)는 달무리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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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일본 사람들은 무덤을 정성스럽게 돌보며 자주 찾아옵니다. 달마다 1일과 15일, 8월 15일 오봉, 3.23일 봄 히간, 9월 23일 가을 히간, 그리고 지옥문까지 열린다고 하는 춘분과 추분에 반드시 무덤을 찾아서 참배를 합니다.

최근 무덤 값이 올라서 무덤을 하나 만드는데 최소 250 만 엔이 든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나 소자화 등으로 더 이상 무덤을 돌볼 후손이 없는 경우 무덤을 만들지 않고 화장한 다음 수목장을 하거나 뼈로 꾸미개를 만들어 유족들이 가지고 있거나 아예 뼈를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묘지 입구에 있는 지장보살 상입니다. 지장보살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안내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교토나 시가현에 돌 지장보살이 특히 많습니다. 이곳은 정치적인 격변기에 난이나 싸움이 잦았던 곳으로 주검이나 영혼을 위로하는 뜻이라고 말합니다. 지장모살 목에 건 턱받이는 돌 알몸이 노출되는 것을 가엽게 생각하여 사람들이 입혀놓은 것입니다.
 묘지 입구에 있는 지장보살 상입니다. 지장보살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안내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교토나 시가현에 돌 지장보살이 특히 많습니다. 이곳은 정치적인 격변기에 난이나 싸움이 잦았던 곳으로 주검이나 영혼을 위로하는 뜻이라고 말합니다. 지장모살 목에 건 턱받이는 돌 알몸이 노출되는 것을 가엽게 생각하여 사람들이 입혀놓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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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로 꾸미개를 만드는 경우 화장한 뼈 가루에 금속이나 재료를 혼합하여 가족들이 원하는 모양이나 색깔로 목걸이, 귀걸이, 반지 등등 여러 가지 장식품을 만들어줍니다. 에쉬(ash)  산업이라고 하여 최근 성행하고 있습니다. 화장한 뼈를 먹는 습속은 일본에서 예로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야쿠자 조직에서 호네부리라고 하여 조직에 있던 사람이 죽으면 남은 조직원들이 화장한 뼈를 먹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최근 사후 이혼이라고 하여 죽은 다음 일본식으로 만드는 가족 무덤에 절대 같이 들어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비록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지만 죽은 다음에라도 부부의 인연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기 방식대로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 같습니다. 

  시가현 구사츠시 한 가정집에 모셔놓은 검소한 부츠단입니다. 이 집은 이와타 레이코 할머니 집입니다. 이와타 상은 이 글을 쓰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이와타 상이 부츠단 앞에서 종을 치면서 참배를 하고 있습니다.
 시가현 구사츠시 한 가정집에 모셔놓은 검소한 부츠단입니다. 이 집은 이와타 레이코 할머니 집입니다. 이와타 상은 이 글을 쓰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이와타 상이 부츠단 앞에서 종을 치면서 참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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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정에는 대부분 다다미 방 한쪽에 부츠단(佛壇)이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곳은 조상신을 모셔 둔 곳입니다. 집에 따라서 다르지만 꽃을 꽂아놓고, 물을 떠놓고 하루아침 저녁 두 번 종을 치면서 두 손을 모으고 잠시 고개를 숙여 돌아가신 부모님의 명복을 빌기도 합니다.

부츠단에 모신 조상신은 집에 따라서 500 년 이상 대를 이어온 집도 있고 새로 가정을 열연 경우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부터 모신 경우도 있습니다. 부츠단의 모양 역시 집에 따라서 다릅니다. 금빛으로 빛나는 비싼 것도 있고 소박한 것도 있습니다. 부츠단은 이것만을 전문적으로 파는 곳에 주문하거나 사 옵니다.

다른 집에서 선물이 들어오면 이 부츠단 재단에 잠시 올려놓았다가 가족들이 나누어 먹습니다. 지역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지만 일본 사람들은 대부분 조상신이 무덤과 집에 있는 부츠단 두 곳에 모두 계시면서 후손들을 돌본다고 생각합니다.

  시가현 구사츠시 한 가정집에 모셔놓은 검소한 가미다나입니다. 이 집은 이와타 레이코 할머니 집입니다. 이와타 상은 이 글을 쓰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가미다나는 식기장 위에 놓여있습니다. 단 양 옆으로 사카키가 꽂혀 있습니다. 여러 곳에서 이 비쭈기나무는 거룩하게 여겨져 제사용으로 많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시가현 구사츠시 한 가정집에 모셔놓은 검소한 가미다나입니다. 이 집은 이와타 레이코 할머니 집입니다. 이와타 상은 이 글을 쓰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가미다나는 식기장 위에 놓여있습니다. 단 양 옆으로 사카키가 꽂혀 있습니다. 여러 곳에서 이 비쭈기나무는 거룩하게 여겨져 제사용으로 많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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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역 따라서 다르지만 부엌에는 가미다나(神棚)라고 하여 일본 국가 신을 모시고 있습니다. 이 나라 신은 이세진궁에 모신 아마데라스오미노가미(天照大神)라고 하는 신으로 국가 수호신이기도 합니다. 이곳에는 사카키(榊)라고 하는 푸른 잎이 달린 나무 가지를 꽂아둡니다.   

인류 역사상 죽은 다음의 세계에 다녀온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사람들은 사후 세계를 늘 신비롭게 생각하고 조상신이 후손을 돌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뒤 바뀌는 세상 속에서 일본 사람들의 영혼관 역시 현실적이고 실제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비록 변화의 속도가 느리고, 표면적으로 잘 보이지 않을 따름입니다.

  일본 무덤입니다. 보통 한 가정이 여러 대에 걸쳐서 사용합니다. 마을에 있는 절은 무덤을 관리해 주고 선조 제삿날을 미리 알려주기도 합니다.
 일본 무덤입니다. 보통 한 가정이 여러 대에 걸쳐서 사용합니다. 마을에 있는 절은 무덤을 관리해 주고 선조 제삿날을 미리 알려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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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한국어를 맡아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일본인의 영혼관, #사후 이혼, #부츠단, #노성환 교수, #류코쿠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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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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