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B, 전람회 등은 장윤주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고 동경하던 음악이었다고. 롤러코스터의 조한선, 이름 모를 어려 재즈곡들은 장윤정에겐 음악에 대한 열망을 키워준 동기였단다.

ⓒ 에스팀


수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녀도 쑥스러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속마음을 담아 전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라라. 이 시점에서 기억하자. 우린 장윤주 하면 패션과 워킹을 떠올리곤 하지만 실상 그녀는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만들며 자신을 말하는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세 자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녀가 모델 워킹보다 친숙했던 건 음악이었다.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는 친언니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꾸준히 연주해온 피아노는 '언젠가 커서 음악을 하겠지'란 작은 확신을 심어주었던 계기였다고. 대통령, 체조선수, 경찰, 발레리나 등 하고 싶은 게 그렇게 많았던 어린 소녀는 어느새 자신의 감성을 솔직히 전하려는 모델이자 음악인이 돼 있었다.

"보다 자신감이 생겼다. 이젠 들어주시라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서울 청담동의 한 식당에서 장윤주를 만났다. 패션쇼도 아니었고 <도전 슈퍼 모델 코리아> 방송 관련 행사도 아니었다. 4년 만에 새 앨범을 들고, 그것도 디지털 싱글도 아닌 정규 앨범에 자신이 직접 쓰고 연주한 10곡을 꼭꼭 채워 담아온 그녀였다.

"1집을 발표할 땐 싱어송라이터라 그러면 뭔지 모를 부끄러움이 있었어요. 상대방이 나를 편견으로 바라보지 않나 그런 생각에 스스로도 편하진 않았죠. 지금은 더 자신 있게 당당하게 얘기하고 싶어요. 앨범 발표에 왜 4년이나 걸렸는지 물으시면 2008년 이후 크고 작은 공연을 다녔어요. 그러면서 점점 음악을 알고 싶었는데 활동하면서 상처도 받았고 힘든 점도 있었죠.

2집을 낼 수 있을까, 내야 할까 생각하다가 2년 전 한 음악페스티벌 무대에 올라갔는데 그때 앨범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4년 간 일이 다양해졌고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와 <무한도전>같은 프로로 새로운 제 모습을 보였지만 제 감성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갖고 있었어요."

누군가에게 음악작업은 뼈를 깎는 고통일 수 있겠지만 장윤주에겐 소진된 일상을 채우고 감성을 담을 수 있는 좋은 그릇이었다. 음악에 대해 일말의 자신감이 생긴 이유도 이전보다 더 자신에게 솔직해졌고 그만큼 준비도 많이 해서였단다. 프로듀서가 전혀 없었던 전작과 달리 그녀의 2집 'I'm Fine'엔 푸디토리움 김정범이 프로듀서를 맡았고, 보컬 나얼이 일부 디렉팅을 함께했다.

"프로듀서가 없었던 1집 땐 녹음기간도 길고 그만큼 어려웠어요. 2집을 할땐 꼭 프로듀서 두고 싶었죠. 같이 나누면서 맡길 부분은 확실히 맡겨야겠단 생각이었어요. 김정범씨는 라디오 프로에서 만났는데 이 분이라면 제 감성 잘 이끌어 주고 통하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작년 겨울 부산에 무작정 내려가서 같이 음악 이야기를 했어요. 앨범 작업 전 8개월 동안 정말 많은 이야기 했죠. 그러다 올해 7월부터 녹음을 하게 된 겁니다."

 2008년 이후 4년 만에 정규앨범 I'm Fine을 들고 돌아온 장윤주.

2008년 이후 4년 만에 정규앨범 I'm Fine을 들고 돌아온 장윤주. ⓒ 에스팀


"한 사람 만큼은 진심을 알아줬으면 하는 심정, 여자 장윤주를 담았다 "

장윤주는 보다 솔직한 자신의 내면을 담았다고 했다. 여기엔 모든 사람이 그녀의 진면목을 알아주기 보단 한 사람이라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 그러니까 누군가에겐 여자이고 싶고 있는 그대로의 사람이고 싶은 장윤주의 바람이 담겨있었다. '오래된 노래', 'The Field' '아침이 오면' 등의 노래엔 잔잔하지만 누구보다 애잔한 그녀의 마음이 녹아있었다.

그녀를 특별하게 바라보지 말자. 물론 그녀에겐 범접할 수 없는 모델로서의 에너지와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장윤주는 진심을 나누고, 일상을 소중한 사람들과 나누려는 보편 감성이 있는 자연인이기도 하다.

"저를 평범하게 보지 않는 시선이 있잖아요. 모두가 그렇게 보지 않더라도 당신만큼은 그렇게 봐주세요 하는 느낌이에요. 평범함을 강요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편지를 쓰는 심정으로 노래를 담았어요. 그래도 아니라면 할 순 없지만 진지하게 이 앨범을 들어주신다면 제 마음이 전달은 되지 않을까요?"

무대에서와 달리 일상에선 그 누구보다 소탈한 게 장윤주였다. 혼자 공원 걷기, 겉절이에 된장찌개를 즐겨먹고, 교회 친구들과 수다 등은 자연인 장윤주가 좋아하는 일상이었다.

 015B, 전람회 등은 장윤주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고 동경하던 음악이었다고. 롤러코스터의 조한선, 이름 모를 어려 재즈곡들은 장윤정에겐 음악에 대한 열망을 키워준 동기였단다.

015B, 전람회 등은 장윤주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고 동경하던 음악이었다고. 롤러코스터의 조한선, 이름 모를 어려 재즈곡들은 장윤정에겐 음악에 대한 열망을 키워준 동기였단다. ⓒ 에스팀


"정말 마음 속부터 원한다면 도전하세요!"

모델, 방송 활동, 라디오 진행, 그리고 작곡과 노래까지. 장윤주가 해왔던 분야를 펼쳐놓고 보면 다양하다. 누군가는 하나도 버거울 수 있는 일을 그녀는 즐거워하며 해내고 있었던 것. "이 모든 게 하나로 통하고 이어진다는 생각"이라던 장윤주의 대답을 기억해보자. 그녀에겐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니었을까.

"'너의 다음 도전은 뭐니?'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음악이든 방송이든 다 하나의 표현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음 도전을 물으면 생각해 놓은 건 없다고 말하죠. 아마 먼 훗날 도전은 결혼이 아닐까요? (웃음) 연기에 대해 물어보시는데 전 <무한도전>에서 잠깐 보인 연기, 그거 나름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아닌가 봐요. (웃음) 물론 만약에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역이 있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죠."

새로운 걸 시작한다는 면에서 장윤주는 열린 마음이었지만 동시에 솔직함을 강조했다. '정말 그 일이 하고 싶니?'라는 물음은 스스로에게도 던지고, 모델과 연예 활동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도 던지는 말이었다.

"결국은 정신력이자 마음인 거 같아요. 모델을 하려는 이들에게도 정말 하고 싶은지 물어봐요. 자기가 정말 하고 싶다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 중심이 흔들려 버리면 보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불편하거든요. 무얼 하고 싶은지 자기도 모르는 사람 많은데 꼭 그 마음의 확신이 있다면 어떤 일이든 시작하는 게 맞다고 봐요."

 015B, 전람회 등은 장윤주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고 동경하던 음악이었다고. 롤러코스터의 조한선, 이름 모를 어려 재즈곡들은 장윤정에겐 음악에 대한 열망을 키워준 동기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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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주 도전슈퍼모델코리아 도슈코 나얼 푸디토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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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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