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매곡취수장 옆으로 자전거길 공사를 하고 있다. 멀리 강정고령보가 보인다.
 매곡취수장 옆으로 자전거길 공사를 하고 있다. 멀리 강정고령보가 보인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대구시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자전거길을 조성하면서 상수원 보호구역인 강정고령보 상류쪽 매곡취수장과 죽곡취수장 사이의 강 위로 교량을 건설해 환경오염은 물론 식수원 오염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 건설본부는 사업비 56억 원을 투입해 지난 8월부터 매곡취수장과 죽곡취수장 사이 1472미터 구간 중 1072미터에 강관말뚝 218본을 박고, 그 위에 너비 3.5미터의 콘크리트 바닥에 자전거길을 조성하고 있다. 사업비는 수자원공사에서 부담하며 현재 공정률은 70%를 넘어선 상태로 다음달 19일 완공 예정이다.

취수장의 경우 수도법시행령과 상수원관리규칙 등에 따라 상수원의 수질오염과 유해물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오염을 초래할 행위를 제한하고 경계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민간인의 출입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자전거길을 조성하면서 레미콘 공사 중 오염물질이 강물로 스며들 뿐만 아니라, 공사가 완료된 뒤에는 일반인들이 취수장을 수시로 넘나들게 되면서 오물투척 등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국장은 "대구시민 절대다수가 사용하는 생활용수를 취수하는 매곡취수장 인근에 수상도로를 건설하는 것은 대구시가 식수원을 옮기기 위해 지금의 식수원을 포기했다는 증거"라며 "대구시는 정신이 나간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대구시민 70%가 사용하는 매곡취수장과 문산취수장을 경북 구미쪽 낙동강 상류로 옮기기 위한 정지 작업의 하나라는 것이다. 실제로 대구시는 식수원을 옮기기 위한 계획을 세웠지만 구미시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대구시민의 70%가 사용하는 낙동강 매곡취수장 옆으로 자전거길을 만들고 있지만 시민들은 자전거길이 만들어지면 취수원이 오염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대구시민의 70%가 사용하는 낙동강 매곡취수장 옆으로 자전거길을 만들고 있지만 시민들은 자전거길이 만들어지면 취수원이 오염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이에 대해 대구시건설본부 관계자는 "매곡취수장을 지나 죽곡취수장 쪽으로 교량을 만들고 있다"며 "죽곡취수장은 생활용수가 아닌 공업용수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식수원의 안전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죽곡취수장 인근은 모두 절벽으로 이뤄져 있어 수상구간을 통과하는 자전거도로 건설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강정고령보를 막은 상류에 매곡취수장과 죽곡취수장이 나란히 있고 취수장 위치만 다를 뿐 물 흐름이 거의 없어 같은 곳에서 취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오염물질이 매곡취수장으로 유입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 대구시건설본부의 해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매곡취수장의 경우, 당초 취수장 앞쪽으로 교량을 건설하려 했으나 반대가 심하자 취수장 뒤쪽으로 자전거길을 돌린 뒤 취수장에서 50여 미터 떨어진 인근부터 교량으로 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들은 "취수장 주변으로 자전거도로를 만들지 않고 기존의 녹색길에 조성하면 식수원 오염 우려를 불식하고 예산도 절감할 수 있다"며 비난하고 "지금이라도 상수원 쪽이 아닌 다른 길로 우회도로를 건설하라"고 요구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대구시의회도 상황 파악에 나섰다. 대구시의회 강재형 건설위원장은 "당초 보고에서는 취수장 주변이 아닌 산길로 자전거 길을 만드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며 "이제 와서 여러가지 공법 중 현재의 공법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외부인들이 마음대로 접근할 수 있도록 취수장 주변을 무방비로 노출시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현장실사를 거쳐 대구시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등 시의회 차원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태그:#4대강 자전거길, #취수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