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에서 홍다미 역의 배우 진세연이 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SBS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에서 홍다미 역의 배우 진세연이 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 이정민


꽃님이, 목단이, 다미. 배우 진세연(19)이 지금껏 맡았던 드라마 캐릭터들은 밝고 씩씩하다. 왜 그런지, 하나같이 생활이 넉넉하지도 않다. 믿을 수 있는 건, 강한 의지와 주변의 사랑뿐이다.

진세연은 <각시탈>에서 강토 대신 죽음을 맞이한 목단의 진자리를 <다섯손가락>의 다미로 채우고 치유했단다. 방송 전부터 배우 교체로 말 많았던 드라마에 쉼표 없이 합류를 결정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무겁고 어두운 일제강점기의 목단에서 천성이 밝은 다미로 옮겨와 무게를 덜어내면서 스스로도 연기하기가 편했다고.

지독한 모성애와 복수로 점철된 <다섯손가락>에서 피아노와 유지호(주지훈 분)를 사랑하는 홍다미는 거의 유일하게 긍정적인 기운을 뿜는 인물이다. 어쩌면 홍역을 치른 이 드라마가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었던 데에는 '해맑음'이 전공인 진세연의 공이 크다.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었을 당시를 떠올리며 진세연은 "왜 바꿨냐는 말은 듣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이 반갑게 맞아줘서 심적으로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현장에서 만큼은 편하게, 다미일 때는 다미 생각만 하자고 마음먹었어요. 물론 악플이 없을 수는 없죠. 그래서 한동안 인터넷도 잘 안 봤지만, 팬들이 해주는 말을 들으면 또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제 성격 자체가 별로 예민하지 않아요.(웃음)"

 SBS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에서 홍다미 역의 배우 진세연이 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매력적인 미소를 짓고 있다.

"처음에는 '지훈(유지호 역) 오빠랑 어떻게 친해지지?'하고 걱정했는데, 굉장히 수다쟁이 스타일이에요(웃음). 현장을 더 풀어주려고 재밌는 말도 해주고, 도움을 많이 받았죠. 멜로신 있으면 늘 자기만 믿으래요. 창욱 오빠는 되게 착해요. 항상 져주는 스타일이죠. 그래도 극중에서는 우리 아빠(오대규, 홍수표 역)가 범인이라고 거짓말 하니까 되게 밉더라고요." ⓒ 이정민


지나간 작품의 대본 다시보기, 또 다른 트레이닝

두 남자의 기 싸움 가운데 놓인 위치는 <각시탈> 때와 비슷했다. 서로 증오하면서도 혈연관계로 얽힌 두 형제 지호(주지훈 분)와 인하(지창욱 분) 사이에서 진세연은 "경쟁의 긴장을 풀어주는 편안한 캐릭터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뭐든 자기가 하겠다고 나서는 의지력은 연기하는 배우로서도 가끔 피곤하다고. 진세연은 "늘 '내가 할게요'라고 나서는데 막상 해낸 건 없다"며 "가끔은 남에게 의지하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비슷한 캐릭터를 연이어 맡으면서 진세연이 찾은 해방구는 전작의 대본을 다시 읽어보는 것. 자신이 맡았던 캐릭터의 경우 '그땐 왜 이렇게 연기하지 못했지?'라며 반성하고, 전혀 다른 캐릭터의 대사를 읽으며 혼자 재밌어도 한단다. 곱씹어 보면 <괜찮아 아빠딸>에서는 얄밉고 철없는 막내딸을,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에서는 동성애자를 연기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던 때도 있었으니 갈증이 날 법도 하다. 


 SBS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에서 홍다미 역의 배우 진세연이 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레스토랑신 찍을 때 함께 연기한 정준하 선배님은 저를 '시탈이'라고 불렀어요. <각시탈>에 출연했다고요. 되게 많이 예뻐해주셔서 편하게 찍을 수 있었죠." ⓒ 이정민


심지어 매번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역할이라 옷도 예쁘게 못 입는다. 아버지를 여의고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살아가는 <다섯손가락> 홍다미의 스타일은 초반까지만 해도 청바지와 운동화가 전부. 그렇다보니, 어느 날 김순옥 작가로부터 '다미야, 이제 그렇게 안 입어도 되니까 마음껏 꾸며봐'라는 문자를 받았을 때 굉장히 기뻤다고 한다. 

항상 가난하고 의지가 강한 역할로 분하지만, 평상시의 진세연은 구김 없이 자란 막내딸 같다. "최근 3박4일 이상 쉬어본 적이 없다"면서도 "아직은 일을 계속 하고 싶다"는 딸이 부모님으로서는 안쓰럽기도, 대견하기도 한 모양이었다. 다행히 <다섯손가락>이 끝나면, 내년 초까지는 꿀 같은 휴가가 기다라고 있다고. 진세연은 "가족들과 국내에 좋은 곳을 여행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얼마 전에 아빠 생신이었는데, 마침 촬영이 없어서 가족들끼리 외식을 하러 갔어요. 어릴 때는 부모님 생신이면 오빠랑 돈 모아서 뭘 살 수 있을까 했는데, 지금은 제가 번 돈으로 맛있는 것도, 선물도 사드릴 수 있으니까 좋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많아졌다는 게 너무 기뻐요. 엄마가 평소에 못 샀던 좋은 거 사드리고 싶은데, 비싸다고 안 사려고 하시니까 전 답답한 거예요. 그래도 가끔 딸이 대견하다고 하니까 뿌듯하죠."

진세연은 공익근무 중인 오빠 때문에 매일 사인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덕분에 오빠는 편안한 군 생활을 하고 있으니, 이 또한 알려진 배우로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이라 여기며 감사하는 중이다.

  SBS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에서 홍다미 역의 배우 진세연이 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매력적인 미소를 짓고 있다.

최근 SBS <런닝맨>에 출연했던 진세연은 촬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웃다만 온 것 같다"며 "구기종목을 잘 못해서 아무도 내게 공을 주지 않았다"고 웃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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