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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오른쪽)이 지난 5월 24일 방통위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김재철 MBC 사장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오른쪽)이 지난 5월 24일 방통위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김재철 MBC 사장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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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8일 오후 4시 50분]

MBC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김재철 MBC 사장 해임결의안 부결 과정에 청와대와 박근혜 캠프 외압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8일 오전 방통위 기자실에서 한 사퇴 기자회견에서 방문진 여당 추천 이사들이 청와대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를 받은 뒤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하금렬 청와대 대통령실장과 새누리당 선대위의 김무성 총괄본부장이 김충일 방문진 이사에게 전화를 걸어 "김재철을 지켜라"고 했다는 것이다.

김충일 "하금렬, 김무성과 종종 통화하지만 김재철 해임건은 얘기 안해"

이에 당사자인 김충일 이사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하금렬 실장이나 김무성 본부장과 종종 통화하는 사이지만 김재철 사장 해임건으로 통화한 적은 없다"고 부인하면서 "방문진 여야 이사들이 해임안 가결에 합의했다는 양 위원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야당 추천 상임위원인 양 위원은 이날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믿었다가 철저하게 속은 책임을 지겠다"면서 상임위원직을 사퇴했다. 양 위원은 여야 방문진 이사들 간에 이미 지난 10월 25일 해임결의안을 가결하기로 합의했지만 전날 밤 사실상 무산됐다는 소식을 들었고 결국 상정이 이날로 미뤄졌다고 주장했다.

김충일 이사는 이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MBC 노조 집행부와 김재철 사장이 동반 퇴진하는 안을 내놓고 만장일치로 처리하자고 제안했지만 9명 이사 가운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있어 결국 25일 처리하지 못했던 것"이라면서 "여야가 해임안 처리에 합의했다는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맞섰다.

방문진 이사회는 이날 오전 해임결의안을 상정했지만 이사 9명 가운데 3명만 찬성했을 뿐 5명이 반대하고 1명이 기권해 결국 부결됐다.

양 위원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현재 김재철 체제가 박근혜 후보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무리하게 김재철 지키기에 나서면서 공영방송 MBC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것"이라고 김재철 사장 해임안 부결을 비난했다.

<오마이뉴스>는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하금렬 실장과 김무성 본부장에 각각 연락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 

MBC노조 "방문진, 집행부-김재철 동반 퇴진 합의 깨"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여당 추천 이사들이 MBC 노조와 김재철 MBC 사장 동반 퇴진에 합의해 놓고도 이를 깬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8일 오후 성명을 통해 결국 여야 합의가 청와대와 새누리당 반대로 무산됐다며 박근혜 후보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MBC 노조에 따르면 방문진 여야 이사들이 지난 10월 초 MBC 정상화 방안을 담은 결의문을 전달해 노조도 이에 동의했다. 방문진 이사 과반이 서명한 결의문에는 김재철 사장과 노조 집행부의 동반 사퇴와 노사 간 고소고발 상호 취소, 상호 비방 중단 등의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은 애초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어 김 사장 해임안을 가결한 뒤 언론에 공표하고 MBC 노사에도 전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방문진 이사회를 불과 이틀 앞두고 갑자기 상황이 돌변하면서 해임안 상정이 미뤄졌고 결국 이날 부결되기에 이른다. MBC 노조는 "이 결의문을 발의하고 추진했던 여당 이사가 박근혜 후보 캠프와 청와대의 핵심 인사들로부터 연락을 받은 뒤 갑자기 중단 선언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인사들이 이날 오전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이 폭로한 하금렬 청와대 대통령실장과 김무성 박근혜 후보 선대위 총괄본부장이라는 것이다.

이 결의문을 발의한 주인공인 김충일 방문진 이사(여당 추천)는 앞서 "9명 이사 만장일치 처리를 목표로 이사들을 설득했지만 반대하는 사람이 있어 중단한 것"이라면서 청와대-박근혜 선대위 압력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일부 이사 반대에도 표결을 통해 해임안을 가결시키려다 결국 청와대와 박근혜 후보쪽 반대에 부딪혀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오늘 박근혜 후보가 김재철을 감쌈으로써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장악을 승계하겠다는 뜻을 만천하에 공표했다"면서 "초록은 동색"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MBC의 현 사태와 김재철에 대한 박근혜 후보의 입장을 밝히라"면서 "김재철 문제를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법상식과 순리에 따라 처리하지 않으면 파국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그:#김재철, #방문진, #양문석, #청와대,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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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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