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전망 좋은 집>에서 미연 역의 배우 곽현화가 1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은은한 눈빛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전망 좋은 집>에서 미연 역의 배우 곽현화가 1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은은한 눈빛을 보여주고 있다. ⓒ 이정민


개그우먼, 방송인, 배우 등 곽현화를 꾸미는 여러 직함들이 있다. KBS 공채 22기 개그우먼 출신으로, 각종 프로에서 MC와 게스트를 넘나들며 드라마와 영화에 짬짬이 배우로도(그 중에 <사랑과 전쟁>은 단연 일품) 등장해왔다.

최근 들어 부쩍 이슈메이커로 급부상한 곽현화가 보다 진지하게 배우의 면모를 물씬 뽐내려 한다. 그것도 한 영화의 주연으로 말이다. 영화 <전망 좋은 집>에서 타인의 시선과는 달리 지적이면서 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여자 미연 역을 맡은 곽현화는 첫 장편 주연인 만큼 영화에 의지가 강했다.

스스로 욕심 버린 <전망 좋은 집>, 그녀의 새로운 매력은? 

여러 집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부동산 컨설팅 업체직원으로 분한 곽현화는 본인이 지닌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게 됐다. 노출, 성이라는 키워드로 홍보가 되고 있지만 영화를 통해 곽현화가 지닌 여러 매력을 '엿보는' 것도 좋겠다.

매니저 없이 연예계 활동을 하며 영화 관련 인터뷰 일정까지 혼자 소화하던 곽현화는 스스로 옷을 챙기고 갈아입으며 매 시간 마다 웃고 있었다. 그것도 큰 목소리로 통쾌하게 말이다.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엔 영화에 대한 순수한 시선도 있겠지만 곽현화가 지닌 연예계에서의 특정한 이미지 탓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곽현화는 스스로 위축되지 않고 당당한 모습이었다.

 영화 <전망 좋은 집>의 한 장면.

영화 <전망 좋은 집>의 한 장면. ⓒ 마커스 엔터테인먼트


"모르겠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앞으로 다양한 변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행복하겠죠. 너무 욕심 안 부리고 지금까지 했던 만큼 하려고요. 주어진 바를 즐기며 최선을 다하면 좋은 기회가 또 오더라고요.

몇 번 드라마 연기를 했었죠. 주로 직장 동료나 친구 같은 감초 역할이었어요. <사랑과 전쟁>을 했을 때 제대로 된 악역을 한다고 사람들이 말씀해주셨는데 그땐 준비시간이 많지 않기도 했어요. 이번 작품은 제 역할에 대해 곱씹어 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큰 규모는 아니지만 전국 각지 극장에서 상영이 되는 만큼 곽현화는 관객들의 반응을 내심 궁금해 했다. 입장권을 내는 적극적인 관람객인 만큼 이전과 다른 도전을 하게 된 곽현화에게는 새로운 대중들의 평가 자체가 소중할 법 했다.

이번 작품에서 곽현화는 미세하고 예민한 감정 표현에 힘썼다고 했다. 계산하는 연기가 아닌 평소의 모습처럼 반응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갔다고. 대중들에겐 항상 밝아 보이고 다소 속이 없어 보이는 캐릭터로 인식되는 면도 있지만, 본래 곽현화는 본인이 목표를 둔 부분에선 완벽주의자라고 한다.

"일을 하든 학교를 다닐 때든 제가 생각한 부분에서 완벽하지 못하면 속이 상하는 스타일이에요. 시험 공부할 때도 성적에 반영되는 부분에서만큼은 철저하게 해요. 근데 또 평소 라이프스타일은 자유롭고요. 집에서는 거지 같이 하고 다녀요(웃음). 집에서 입던 대로 강남 번화가를 다니기도 해요. 그래서 그런가? 사람들이 못 알아보던데(웃음)."

 영화 <전망 좋은 집>에서 미연 역의 배우 곽현화가 1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매력적인 미소를 짓고 있다.

영화 <전망 좋은 집>에서 미연 역의 배우 곽현화가 1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매력적인 미소를 짓고 있다. ⓒ 이정민


곽현화, "대중들의 시선 인정, 스스로 채워가는 게 중요"

선거철 이슈, 사회적 문제에 곽현화는 본인의 의견을 SNS에 적극 표현해왔다. 또한 끊임없이 자신의 일상을 팬들과 공유황을 공개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지금의 곽현화에 대한 이미지가 하나의 고정관념처럼 된 게 사실이다. 집에선 막내딸인 그녀가 매번 이슈화 될 때마다 어머니는 그렇게 전화를 하며 걱정을 하신다고.

"대중들의 시선에도 맞는 부분이 있고 아닌 부분이 있어요. 섹시한 부분? 그건 제가 봐도 인정!(웃음) 그런 부분에 제가 너무 개방적일 거 같다 혹은 문란할 것 같다고까지 보시는 분도 있어요. 전 생각하는 바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거지 그렇지 않거든요.

부풀려 오해하시는 분들 이야기를 들으면 속이 상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는 없을 거 같아요. 결국 이게 남들 입에 오르내리는 그런 직업이잖아요. 가끔은 그런 가십을 즐길 여유도 제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근데 기사를 보면 내용은 괜찮은데도 너무 낚시 성으로 제목을 뽑는 경우가 있어요. 저도 그걸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뭐. 투표 독려하며 올린 사진을 보면 안에 분명히 옷을 입고 있는데도 '곽현화 누드 선언!' 이런 식이더라고요.

'어? 난 그런 거 선언한 적 없는데' 생각이 들었죠. 이왕이면 짓더라도 재밌고 귀엽게 지어보면 어떨까요? 예전에 제가 혀 내밀고 셀카를 올린 게 있는데 '곽현화, 혀 내두를 만한 엽기 셀카' 이렇게 붙었더라고요(웃음). 재밌었던 경험이었죠."

강한 긍정성이 있었다. 여러 비판을 감내하면서도 곽현화는 꾸준히 온라인상에서 사람들과 소통을 즐기는 연예인 중 한 명이었다. 곽현화를 <전망 좋은 집>에 캐스팅한 이수성 감독 역시 대중이 바라보는 곽현화와 그녀가 본래 지닌 지성미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점에서 높게 샀다고.

 영화 <전망 좋은 집>에서 미연 역의 배우 곽현화. 1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매혹적인 미소를 짓고 있다.

영화 <전망 좋은 집>에서 미연 역의 배우 곽현화. 1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매혹적인 미소를 짓고 있다. ⓒ 이정민


곽현화의 자가 치유법 "오해는 오해일 뿐, 조급해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의도치 않은 논란이나 오해는 분명 상처가 될 게 분명했다. 여기에 대한 곽현화 나름의 치유법은 없을까?

"해결 방법은 시간입니다. 진짜 아닌 부분은 좀 해명하는 게 필요하기도 하죠. 하지만 제 진심을 몰라준다면서 조급해할 필요는 없는 거 같아요. 최근에 요가 지도자 자격증을 따기 위해 연수중인데 너무 큰 도움 받고 있어요. 수련만 하다 이론 체계를 배우니 재밌더라고요. 치유 받는 느낌,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서점에 자주 가요. 일주일에 꼭 한번은 가는 편인데 주말에 오시면 절 볼 수 있을 걸요?(웃음)"

절대 오해하지 말자. 어투가 거칠다고, 말하는 스타일이 남자 같다고 말이다. 이화여대라는 학벌과 성적 우수자라는 사실이 인간 곽현화의 모든 것을 규정하진 않으니까. 판단을 내리기 전에 곽현화가 추천하는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요즘 너무 좋은 책들이 많아요. 도올 선생님의 <사랑하지 말자>라는 책이 있고, 스토아 학파 철학자들의 말을 담은 <직언>이라는 책이 있어요. 요즘 사람들이 다들 어렵고 힘든데 저 역시 마음을 치유하는 부분에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더라고요."

곽현화 전망 좋은 집 하나경 특별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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