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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여의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조국 교수 초청, 정치혁신 국민대담회 - 조국, 한국 정치에 돌직구를 던지다!'가 열리고 있다.
 24일 오전 여의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조국 교수 초청, 정치혁신 국민대담회 - 조국, 한국 정치에 돌직구를 던지다!'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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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용 저효율 정치를 타파하자, 정당과 정치인 기득권 축소에는 무조건 박수를 치고 싶지만 안철수 후보가 제시한 방법은 따져봐야 한다."

조국 서울대 교수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정치개혁 방안으로 제시한 국회의원 정수 축소, 중앙당 폐지 및 국고보조금 축소 등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문제의식에는 동감하지만 방법론에는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게 조 교수가 내놓은 총평이다.

조국 교수는 24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선거대책위 시민캠프에서 개최한 정치혁신 국민대토론회에서 "현실에 필요한 정치개혁은 정치의 삭제나 축소가 아니라 정치를 활성화하는 것"이라며 "선한 의도가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정치 현실에서 안철수 후보의 정치개혁안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축소에 대해 "보조금을 줄이고 기업에게도 돈을 받지 말라고 할 수 있지만 정치 현실은 매우 힘들다"며 "재벌이나 지역토호로부터 돈을 받는 부패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치인들에 대한 재벌의 영향력이 지금도 막강한데 국고보조금을 축소하면 더 강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안 후보가 우리나라 의원수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많다며 의원수 축소를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비교 대상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상·하원 양원제인데 모두 합치면 우리나라 보다 적지 않다"며 "단원제를 하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한국은 오히려 수가 적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제대로 정치를 하려면 좀더 촘촘한 시민대표성이 필요하다"며 "국회의원 특권 축소에는 찬성하지만 민생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입법에 반영하는 데 있어 지금 의원 수가 많은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중앙당 폐지에 대해서도 "미국은 연방제 국가이고 주 단위로 촘촘하게 정당 구조가 잡혀 있어 중앙당이 필요 없다"며 "하지만 한국은 좀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국 교수 초청, 정치혁신 국민대담회 - 조국, 한국 정치에 돌직구를 던지다!' 행사를 앞두고 조국 교수가 생각에 잠겨 있다.
 '조국 교수 초청, 정치혁신 국민대담회 - 조국, 한국 정치에 돌직구를 던지다!' 행사를 앞두고 조국 교수가 생각에 잠겨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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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치쇄신안에 후한 점수 줬지만... "총선 때 왜 안했나"

반면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 문 후보가 제시한 정치쇄신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조 교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찬성한다, 지역주의를 해소하고 정책정당으로 가려면 지역구 의석을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늘려야 한다"며 "지역구 의석 150, 비례대표 150으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국회의원 기득권 포기 등 문 후보의 정치쇄신 방안은 지금까지 정당혁신을 이야기할 때 정치권 밖에서 요구했던 것을 거의 다 수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쓴소리도 이어졌다. 조 교수는 "아쉬운 것은 민주당이 4·11 총선 때는 왜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라며 "기득권을 줄이겠다, 진짜 개혁한다는 약속은 4·11 총선 때 했어야 한다, 때를 놓친 뒤 수세에 몰려서 하는 모양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정치쇄신안의 싱크로율(일치율)은 70% 이상"이라며 "상호 비판하면서 정치개혁에 대한 합의안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민주당의 고질적인 문제로 유권자들의 요구에 한박자 늦게 반응하는 게으름을 꼽았다. 그는 "시민이나 유권자들의 요구사항이 있으면 마음을 읽고 한발짝 앞서는 게 정치가 해야할 역할"이라며 "무상급식 만해도 민주당이 한발 늦었고 총선 공천과 공약도 모두 민주당이 한발 늦었고 오히려 시민들이 한발 빨랐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다수당인 의회 구조에서 민주당이 낸 법안이 통과하기 어렵다는 것은 시민들이 다 알고 있다"며 "시민들은 통과되지 않더라도 끝까지 집요하게 물고늘어지고 정치 의제화하려는 모습을 원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후보단일화에 대해서는 "안철수 후보도 고 김근태 상임고문과 가깝다고 했고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는데 김 고문의 유언은 민주대연합을 하라는 것이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손을 잡고 3기, 4기 민주정부를 만들어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의 토대를 갖추라는 게 김 고문의 진짜 유언"이라며 "두 후보 모두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과 김근태 고문의 유언을 집행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11월 25일, 26일 후보 등록일에 단 한 명의 후보만 등록해야 한다"며 "각 캠프의 논리에 빠져 협상에서 우월적인 위치에 서려고 벼랑끝 전술을 쓰고 몇 차례 결렬되는 모습이 안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협상이 결렬되고 두 후보 모두 후보 등록하려는 조짐이 보이면 광화문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하고 그래도 안되면 시청 앞에서 촛불시위를 할 것"이라며 "문재인·안철수 후보 모두 촛불시민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그들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오전 여의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조국 교수 초청, 정치혁신 국민대담회 - 조국, 한국 정치에 돌직구를 던지다!'가 김민영 공동선대위원장의 사회로 열리고 있다.
 24일 오전 여의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조국 교수 초청, 정치혁신 국민대담회 - 조국, 한국 정치에 돌직구를 던지다!'가 김민영 공동선대위원장의 사회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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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조국, #문재인,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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