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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걱정스럽다. 이 철사줄은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 소나무 보기만 해도 걱정스럽다. 이 철사줄은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 김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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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빌딩이나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나무를 심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건물 크기에 따라서 반드시 공원이 조성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작은 동산을 만들어 많은 종류의 나무를 심게 됩니다. 최근에는 나무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원에 심어서는 안 될 나무들까지 심고 있습니다. 인간의 욕심 때문이겠지요. 추운 지방에서 자라는 자작나무가 그 예가 되겠지요.

이렇게 심어진 나무들은 잠시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그러나 나무 입장에서 보면 아마 죽을 맛이겠지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지금도 그럴까요? 겉모양은 번지르르하면서 속이 썩어가는 곳이 한 곳뿐이겠습니까?

지난 21일 서울 충무로에서 명동입구 쪽으로 지나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고층빌딩이 많이 들어선 곳입니다. 따라서 여기저기 예쁜 동산이 만들어지고 특별한 수종들도 많이 심어져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그러나 기온에 맞지 않는 나무들은 겨우 목숨만 부지해 가는 형편입니다.

이런 작고 예쁜 공원이 도심 곳곳에 만들어져 있다. 이런 공원에 큰 나무들이 서 있다고 상상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므로 나무 한 그루 심는데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
▲ 소나무 이런 작고 예쁜 공원이 도심 곳곳에 만들어져 있다. 이런 공원에 큰 나무들이 서 있다고 상상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므로 나무 한 그루 심는데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
ⓒ 김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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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지나다 눈에 들어온 것은 소나무 밑에 얼기설기 그물처럼 엮어진 새끼손가락보다 조금 가는 철사줄이었습니다. 이미 철사줄은 부식되어 벌겋게 녹이 슬어 있었습니다.

확인해본 결과 그 철사줄은 나무를 옮겨 심을 때 나무 뿌리를 고정시키기 위해 동여맨 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 새로 지어진 우람한 빌딩 앞 멋진 공원에 있는 나무였는데요, '옥에 티'라고 하기에는 너무 슬프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 옮겨진 소나무들이 여러 그루 있었기 때문에 그 나무들 전부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금년 여름 큰비 때문에 흙이 쓸려가지 않았으면 이런 녹슨 철사가 노출되지 않았겠지요. 비록 오랜 시간에 걸쳐 부식되어 철사가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나무는 고사하고 토양까지도 오염되지 않을까요? 과연 이런 나무 심기 방법이 옳은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나무 뿌리를 감고 있는 녹쓴 철사줄이 흙이 쓸려가면서 지상에 노출되고 있는 흉물스러운 모습입니다.
▲ 소나무 소나무 뿌리를 감고 있는 녹쓴 철사줄이 흙이 쓸려가면서 지상에 노출되고 있는 흉물스러운 모습입니다.
ⓒ 김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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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일을 오래 했다는 권달순(71, 가명)씨는 나무들 대부분 뿌리에 고무줄이나 철사로 감긴 채 땅에 심어지고 있다며 이는 나무 수명뿐만 아니라 성장에도 많은 지장을 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습니다. 태풍이 불고 장마가 지면 나무가 힘없이 쓰러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에 대해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묘목을 이동할 때 뿌리를 보호하기 위해 감은 고무줄이나 철사줄을 그대로 묻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운반한 묘목을 차에서 하차할 때 짚을 제외한 고무줄이나 철사는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후죽숙순처럼 솟는 고층빌딩 작은 숲을 우리가 영원히 보존하기 위해서는 나무 한 그루를 심더라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태그:#도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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