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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카이스트에서 열린 국회 교육과학위원회의 국정감사 장면.
 19일 카이스트에서 열린 국회 교육과학위원회의 국정감사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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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육과학위원회의 국정감사가 19일 한국과학기술위원회(KAIST)에서 열린 가운데, 카이스트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준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유기홍(서울 관악갑) 의원은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을 향해 "카이스트는 지난 2008년 2월 박근혜 후보에게 명예이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며 "박 후보에게 준 명예박사학위 수여 사유는 '과학기술육성정책 확산 및 이공계 출신 여성지도자로서 교육계에 기여한 공로'라고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입수한 박근혜 후보의 명예박사학위 공적서의 내용을 보면 카이스트 명예박사학위를 받는 게 얼마나 부적절한지를 알 수 있다"면서 공적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공적 내용을 보면 ▲아버지 박정희가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었다는 점 ▲여성으로서 드물게 전자공학을 전공한 점 ▲16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에서 활동한 점 ▲이공계 활성화를 비롯해 다양한 과학기술 육성정책을 수립해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점이라고 쓰여 있다"면서 "이공계 출신 여성지도자가 박근혜 후보 한 명 뿐인가, 아니면 국회의원으로서 과학기술발전에 이바지 한 사람이 박근혜 후보 한 명 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유 의원은 또 "더욱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은 '영남대 이사장, 정수장학회 이사장, 육영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점'과 '특별히 정수장학회가 매년 KAIST의 우수 학생을 선발하여 학업장려를 위한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는 점을 공적으로 치켜세웠다는 것"이라며 "요새 정수장학회 문제되고 있다는 것 잘 알고 계시죠"라고 물었다.

이에 서 총장은 "정치적인 것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유 의원은 "누가 보더라도 정치인인 박근혜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주면서 정치적인 것은 잘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5·16쿠데타를 통해서 강탈한 재산인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비리사학인 영남대 이사장의 경력을 공적에 넣어서 명예박사학위를 주는 게 정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따졌다.

유 의원은 또 "5·16이 쿠데타인 것은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서 총장이 "그렇다"고 답하자 "총장님은 정치적인 것은 잘 모르겠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어느 정치인보다도 가장 정치적이다"라면서 "박근혜 후보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주고, 학교 방문에도 특별히 대접하면서 내년 3월에 물러나겠다고 하는 것은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혹시 총장을 더 해보겠다는 속셈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서 총장은 "큰 오해다, 그런 뜻은 전혀 없다"며 "믿어 달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유성엽(전북 정읍) 의원도 박근혜 후보 명예박사학위 수여를 꼬집고 나섰다. 유 의원은 "명예박사학위는 학교 이사나 학교에 발전기금을 낸 사람들을 줘 왔다, 그런데 왜 유독 박근혜 후보만 정치인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줬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서 총장은 "한국에는 여자 과학기술인 수가 굉장히 모자란다, 어떻게든 여자 과학기술자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래서 여자과학기술자 중 사회에 공헌한 사람을 주자고 의견을 모아서 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유 의원은 "대체 박근혜 후보가 여성으로서 과학기술에 뭘 기여했나"라면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것 말고 뭐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서 총장은 "과학기술에 기여해서가 아니라 사회에 공헌한 것을 보고 수여하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다시 유 의원은 "저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며 "내년 3월에 사임하겠다고 하는 것이 혹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 총장을 계속해 보겠다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렇게 미루지 말고 카이스트를 사랑한다면 지금 당장 사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러한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공세에 대해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이 반박에 나섰다. 박 의원은 "박근혜 후보의 명예박사학위 수여를 문제 삼은 발언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 "박근혜 후보는 그동안 과학기술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자리에도 과학기술계 출신 우리당 비례대표 의원들이 여러분 있다, 바로 박 후보가 공천한 결과다"라면서 "이것만 봐도 박 후보가 얼마나 과학계를 중시하는 지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박 후보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준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태그:#박근혜, #서남표, #국정감사, #명예박사학위, #카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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