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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박근혜 도와 공 세우려는 김재철 사장의 꼼수"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정동 정수장학회 사무실에 방문해 언론사 주식 비밀 매각 협의와 관련해 항의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정동 정수장학회 사무실에 방문해 언론사 주식 비밀 매각 협의와 관련해 항의했다.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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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가 정수장학회와 MBC 사측 간 비밀회동을 강력 비난했다. 노조는 15일 특보를 발행하고 "김 사장이 국민 재산을 통째로 박근혜 후보에게 헌납하려다 사전에 발각된 것"이라며 "정수장학회 지분매각은 국민 재산을 갖고 박근혜 후보 측의 선거운동을 도와, 그 공로로 자신의 불법행위에 대한 구속수사를 회피하려고 한 (김 사장의) 꼼수"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사측은 뉴스데스크를 통해 비밀회동이 아니라고 우기며 단순한 업무보고 내지 업무협의의 일환이라고 했지만 대화록에는 '극비리에 추진'한다는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의 언급이 반복되고 있다"라며 "대주주에게는 민영화 논의를 철저히 숨기고, 소주주에게만 상세한 업무보고를 하고 기자회견 일정까지 논의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업무협의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이날 오전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서울 중구 정동 정수장학회 사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창원 정수장학회 사무처장에게 "비밀리에 언론사 주식 매각을 추진한 최필립 이사장에게 직접 묻겠다"며 이사장 면담을 요구했다. 이창원 사무처장은 "최 이사장이 현재 출근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의원들은 "향후 정식 면담 일정을 잡아달라"고 주문했다.

이진숙 본부장 "극비리에 추진"... '통상적인 업무협의' 주장과 달라

이에 앞서 MBC 경영진이 대선을 앞두고 비밀리에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전체의 30%) 매각을 추진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또 김재철 MBC 사장이 정수장학회에 MBC 주식 매각을 먼저 제안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겨레>가 15일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MBC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이상옥 전략기획부장의 10월 8일 대화록을 공개하면서 밝혀졌다.

대화록을 보면, 정수장학회는 보유하고 있는 MBC 주식 매각 방법과 활용 방안을 MBC 측과 논의·확정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MBC 주식 매각으로 얻은 이익금으로 대학생 반값등록금을 지원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공개할 계획도 세웠다.

이진숙 본부장은 기자회견 장소로 대학생 등 젊은층이 많이 지나다니는 대형 광장과 대학을 지목했다. 그는 "대중에게 가장 효과가 큰 방법을 저희가 찾으려고 한다"며 "사회자도 MBC 아나운서를 배제하고 외부 프리랜서 아나운서나 진행자 가운데 신뢰를 줄 수 있는 마스크를 가진 사람을 고르겠다"고 말했다.

문방위 소속 민주통합당 최재천, 신경민, 유승희, 배재정, 최민희, 윤관석 의원이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정수장학회가 대선을 눈앞에 두고 MBC와 부산일보 주식을 매각해 부산경남지역 대규모 복지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위한 이벤트'라고 규탄하고 있다.
 문방위 소속 민주통합당 최재천, 신경민, 유승희, 배재정, 최민희, 윤관석 의원이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정수장학회가 대선을 눈앞에 두고 MBC와 부산일보 주식을 매각해 부산경남지역 대규모 복지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위한 이벤트'라고 규탄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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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필립 이사장은 "요란하게 할 필요 없이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하는 게 나은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이 본부장은 "그림은 좀 괜찮게 보일 필요는 있을 것 같다"며 "이게 굉장히 정치적으로도 임팩트(영향)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이사장은 이어 "이걸(기자회견) 하게 되면 비꼬는 말이 상당히 나올 것"이라며 "대선 앞두고 잔꾀 부리는 거라고 이야기는 나올 것"이라고 거듭 우려했다. 그러나 이 본부장은 "맞다, 박근혜에게 뭐 도움을…"이라며 최 이사장의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저희가 극비리에 추진하고, 중간에 보고를 또 하겠다"며 기자회견 강행 방침을 밝혔다.

한편, 최 이사장은 이날 대화에서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매각은 김재철 사장이 먼저 제안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건(문화방송 지분 매각) 생각도 안 했는데 김 사장이 지난번에 급히 와서 빨리 하면 어떻겠냐 해서 좋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정수장학회가 MBC 지분을 매각해 대학생 반값등록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하기로 정한 내용은 김재철 사장도 이미 알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진숙 본부장은 이날 대화를 시작하기에 앞서 "말씀드린 내용은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김재철 사장 등 핵심(경영진) 서너 명만 공유했다"고 언급했다.

MBC 사측 "지배구조 개선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연구" 

이와 관련 MBC 사측은 최필립 이사장과의 회동이 통상적인 업무협의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사측은 15일 특보를 내고 "MBC는 정치권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민영화를 포함한 거버넌스 체제개선을 다각적으로 연구해왔다"며 "10월 8일 정수장학회 방문은 이 방안을 브리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MBC 경영진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선거에 도움을 주려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박 후보에게 도움을 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만큼 진의가 왜곡되지 않도록 가장 효과적인 발표 방안을 찾을 것이라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태그:#정수장학회, #MBC노조파업, #김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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