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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는 후안 마누엘 산토스(Juan Manuel Santos)정부가 게릴라 반군과의 평화회담(El Proceso de Paz)를 추진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경제적으로 분석해보았다. 이번 편에서는 전편의 경제적 분석을 뒷받침 해주는 내전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국가들의 경제성장 사례를 소개하고 이제 다음 주부터 시작될 평화회담이 성공적으로 매듭지어질지에 대해서 전망해보겠다.

50년이 넘게 이어져온 내전으로 콜롬비아 국민들은 끊임없이 폭력에 시달려왔다. 지금 콜롬비아는 새로운 희망과 새로운 사회를 말하고 있다.

50년 넘게 이어져 온 내전의 종식이 가져올 보따리들

스리랑카의 타밀 호랑이 반군에 대한 승리, 니카라과의 평화협정, 페루에서의 게릴라 그룹 센데로 루미노소(Sendero Luminoso – '빛나는 길'이라는 의미의 스페인어)의 지도자 체포,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파르트 헤이트(Apartheid) 종식, 베트남의 전후 사례를 경제적으로 살펴보면 콜롬비아가 평화회담의 결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경우 내전해소에 따른 추가적인 경제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평화 상태가 가져올 다음과 같은 경제적 효과에 주목한다. ▲ 전쟁에 소요된 자원들의 재배치가 가능해진다. ▲ 투자신뢰의 증대를 통해 생산성 분야(Productividad)가 제고된다(콜롬비아에게 생산성 제고 문제는 경제의 발전을 위한 최대의 숙원이었다. 외국인 직접투자[Inversion de Extranjero Directa]를 원하는 콜롬비아에게는 투자신뢰 증대 또한 최우선 과제이다).

평화 협정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모든 게릴라 반군세력에 대한 사회진입 및 희생자 문제가 종결되기 이전에, 정부와 게릴라 반군 지도부간의 정전협정(Cese al fuego)만 타결된다면 내전으로 인해 겪는 경제적 소모를 해소할 수 있으면,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전망할 수 있게 된다. 콜롬비아 국책 사회 경제 연구소(Fedesarrollo)의 연구원 마우리시오 레이나(Mauricio Reina)는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설명했다. 첫 번째 이유는 전쟁에 배치된 자원들이 다른 생산활동에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콜롬비아가 가지고 있는 광산업, 석유업, 기타 등등의 생산적인 활동의 생산성(Productividad)이 재고되면서, 경제에 안전, 치안 문제로 끼어있던 거품, 즉 불필요한 추가비용을 경제에서 제거할 수 있게 된다.

전쟁에 투입된 자원들의 양이 얼마나 크냐에 따라서 회담의 성공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콜롬비아의 유력 주간지 라 세마나(La Semana)에 따르면, 지난 카구안(Caguán)의 평화회담 실패이후, 콜롬비아가 내전갈등으로 인해 지출한 비용은 206조 페소(한화로 약 1조2천억원)에 달한다.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숫자에 이른다. 자유당(Partido Libral Colombiano) 본부의 조사에서 나온 결과이다. 시몬 가비리아(Simón Gaviria) 자유당 총수는 내전에 투입된 206조 페소는 국방비의 현실적인 비용만이 아니라, 희생자에 대한 보상, 내전으로 인해 생긴 실향민에 대한 처리, 희생자 유족에 대한 보조 등에 덧붙여 석유 인프라스트럭처 같은 주요 시설에 대한 게릴라 반군들의 피해까지 포함되어 있다.

위에 언급했듯이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반군 게릴라들의 공격은 기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성가신 일이다. 2012년에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반군의 공격은 80건에 달했다. 이는 2011년에 비해 34건 증가한 수치이다. 2010년 이래로 인프라 스트럭쳐에 대한 공격은 332건에 달한다.

이에 대해 재정부 장관 후안 카를로스 에체베리(Juan Carlos Echeverry)는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콜롬비아 경제가 상승할 것을 확신한다고 입장을 표명하였다. 그러나, 기업들의 입장은 이와는 다르다. 콜롬비아 석유 기술 조합의 회장인 에르난도 바레로(Hernando Barrero)회장은 석유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에 대해 매우 염려하고 있다.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매일 2만 배럴에 해당되는 원유의 생산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시몬 가비리아(Simón Gaviria) 자유당 총수는 지금의 갈등상황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다가오는 10년간 225조 뻬소에 가까운 비용을 소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약 225조뻬소에 가까운 돈으로 콜롬비아는 다른 유용한 곳에 쓸 수 있다. 이 돈은 11년간 콜롬비아의 교육비 지출로 사용되기에 충분한 돈이다."

적어도 가비리아(Gaviria)총수에게는 이 자원은 현재 콜롬비아가 진행 중인 주택공급 사업에 주요 자금으로 할당할 수 있으며, 보고타의 전철 시스템 구축비용의 40배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전쟁의 모든 비용을 투입하는 것이 평화를 공고히 하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한다."

이 연구는 자유당의 갈등 연구단과 그란 콜롬비아 폴리텍 대학의 연구단이 공동으로 실시한 내용이다.

지난 9월 10일의 보고타의 일간지 엘 누에보 시글로(El Nuevo Siglo)의 기사에 따르면, 2012년 연간 예산 중 17조 6천억 페소가 방위비용 명목으로 지출됐다. 그 중 11조 페소는 군 병력에 투입됐는데, 육군에 5조9천억 페소, 해군에 1조4천억 페소 공군에 1조 4천억 페소 그리고 나머지 예산은 경찰병력에 6조 6천억 페소가 투입됐다.

2013년 일반 국가 예산(Presupuesto General de la Nación [PGN])은 총 185조 5천억 페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 예산안은 국회에서 논의를 거칠 예정이다. 예산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방위비용은 약 26조1천억 페소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다음해 국방비에 투입 될 예산은 인프라비용에 투입되는 예산 및 273Km에 달하는 이차선 포장도로 건설에 투입될 수 있는 예산의 양과 맘먹는다.

평화회담의 문제가 성공적으로 해결될 경우 위의 지출비용의 감소를 통해 유용한 경제분야에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할 여지가 생기게 되는 것이고, 재정 운용의 효율성이 증대되게 된다.

벌써 게릴라 반군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됐을 경우를 가정하여 경제적 효과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특히, 평화적인 조건만 선결된다면, 6%의 경제 성장이 기대되면, 전쟁에 소모되는 모든 비용이 제거되며, 이는 단순히 물리적인 자본 투자양의 증가를 불러오는 것만이 아니라, 안정된 국가를 선포함으로써 무형의 추가적인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이는 로사리오 대학(Universidad de Rosario) 내부의 싱크탱크 감독관 Saul Pineda의 조사결과에 바탕을 했다(콜롬비아는 브라질과 함께 2008년 금융위기와 유럽發 경제위기 이후에 가장 선도적,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한 라틴 아메리카 국가 중 하나이다. 지금의 경제성장 추이에 6%의 추가적인 경제성장이 이루어진다면 내부위기로 성장이 답보 중인 아르헨티나를 따라잡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① 니카라과와 페루의 사례

이러한 경제 성장의 기대는 단순한 바람에 기댄 막연한 핑크빛 전망이 아니다. 콜롬비아와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경계선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 두 국가에서 실마리를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음의 제시될 두 가지 사례는 각론에서는 미묘한 차이를 보여준다. 바로 니카라과와 페루의 경우이다.

소모사(Anastasio Somoza)정권의 붕괴 이후 정치적 정당의 형태로 집권한 니카라과 산디니스타 전선(Frente Sandinista de Liberacion)은 80년대 미국의 지원을 받아 역내 갈등을 유발한 무장집단 콘트라(Contras)와 충돌하게 된다. 1989년 두 그룹은 평화협정을 맺고 평화적인 정부 선출에 약속한다. 처음 90년대 초반의 경제성장과 비교하여 이후의 변화는 극적이었다. 1987년부터 1993년까지 경기후퇴를 겪었지만 1995년부터 1999년까지의 연 평균 5%이상의 경제성장을 달성했고 이후 2007년까지 연 평균 4%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니카라과 산디니스타?

니카라과 혁명(Revolución Nicaragüense) 혹은 산디니스타 혁명(Revolución Sandinista)으로 불리는 이 혁명은 1978년에 시작하여서 1990년대까지 쭉 이어져 왔다. 이 혁명의 주인공은 산디니스타 국민전선그룹(el Frente Sandinista de Liberación Nacional)이었다. 이 그룹의 최종 목표는 소모사 가문 정권을 끝내는 것이었다.

이 투쟁은 소모사 가문의 독재정권에 맞추어졌다. 20세기의 절반에 가까운 50년의 세월동안 독재가 이루어졌다. 그룹은 1979년 3월 본격적으로 투쟁에 나서기 시작한다. 그 해 6월 총공세를 펼치고, 다음 해 1979년 7월 산디니스타 국민전선은 니카라과의 수도 마나구아(Managua)에 대중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면서 입성하였고 소모사 가문의 50년간 이어져온 독재정권에 종말을 고한다.

국정을 운영하게 된 이들 그룹은 전 소모사 가문 독재정권이 등한시한 교육, 위생, 보건 등의 문제에 집중하였다. 이들의 국정 철학은 맑시즘과 레닌이즘의 영향을 받았다. 미국의 사주를 받은 Contras의 무장투쟁으로 인해 국정 운영의 난항을 겪었고 1990년 실시된 총선에서 UNO 정당에게 패하며 국정의 주도권을 잃게 된다.

1990년 산디니스타 정권은 실각하지만, 2007년부터 현재까지 니카라과의 수장은 실각당시 정부 수반이었던 다니엘 오르테가(Daniel Ortega)이다. 그 만큼 니카라과 국민들의 산디니스타 전선에 대한 뿌리 깊은 신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니카라과 산디니스타 국민 전선?

니카라과 국민전선은 소모사 가문의 독재정권에 대한 반대에 뜻을 모아서 결성된 그룹이다.

산디니스타 국민전선은 다양한 의견을 가진 세력들이 규합한 그룹으로, 맑시즘에 근거를 하면서도 쿠바나 알제리에서의 혁명운동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어떠한 외부의 다른 공산당과 규합하지 않고 오로지 소모사 정권에 저항한 아구스토 C. 산디노(소모사 독재정권에 저항하다 소모사 정권에 의해 암살당했다.)의 정신을 모태로 탄생한 그룹이다.

산디스타 그룹은 그룹 내부에서 3가지 다른 갈래의 경향 전개로 마찰이 존재했다. 그룹의 한 부류는 폭 넓은 대중에게 전개되는 전쟁의 형태로 운동을 이끌어 나가기를 원했고 프롤레타리아 투쟁으로 본 그룹, 마지막으로 제3계급으로서의 투쟁에 나선 이들이 용광로처럼 산디노의 정신 아래 뭉쳐 투쟁한 그룹이다.

소모사정권?

소모사라는 성을 가진 가문은 니카라과의 정치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가문이다. 이들의 출신은 원래 유럽이며, 가족들 중 일부는 미국 국적을 지니고 있다. 가족의 구성원은 대통령을 역임하거나 경찰 총국과 같은 국정의 요직을 독식하였다.

평화를 이루었을 경우 신뢰회복의 문제와 관련하여 페루의 경우는 니카라과와 유사한 점이 많이 존재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좋은 성과를 냈다. 페루는 외국인 투자나 광업 수출에 기반하여 꾸준한 경제성장을 진행 중인 국가였고 지금도 그러하다. 그러나 단순히 이것에만 의지하여 페루가 꾸준한 경제성장을 이룬 것은 아니다.

1980년대부터(이 시기는 페루 게릴라들의 주요활동 시기이다. 투팍 아마루 운동도 이 시기에 시작했다.) 게릴라 활동을 시작한 이 그룹의 지도자 Abimael Guzman이 체포되면서 조직의 힘을 상실했고(1992년) 일 년이 지나서 80년대 내내 지속된 경제성장정체에서 탈출하여 1993년 4.7%의 경제성장을 일구었고 1994년에는 12%까지 경제성장을 기록하였다.

센데로 루미노소는(Sendero Luminoso)?

센데로 루미노소는 페루에서 활동하는 공산주의에 기반한 무장 게릴라 단체이다. 이들의 사상적 뿌리는 맑시즘, 레닌이즘 및 마오이즘에 기반하고 있다. 이 그룹은 현재의 페루 정부를 브루주아지에 의해 통제되는 것으로 보고 공산주의 혁명을 통해 공산주의 정부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독특한 점은 이들의 공산주의가 다른 어떤 사상보다 마오이즘을 통한 새로운 민주주의 구축을 주장하는데에 있다. 1980년대 투쟁을 시작한 이래 1992 그룹의 리더인 아비마엘 구즈만(Abimael Guzmán)이 체포되면서 조직의 영향력이 감소됐다. 이 그룹의 투쟁방식은 이후 네팔의 마오이즘 공산당 운동과 인터네셔널 혁명주의 운동(Revolutionary Internationalist Movement [RIM])에 영향을 끼쳤다.

대중의 선출을 통해 집권한 정부와 무고한 농민 및 조합의 임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행사하였다. 이런 조직의 폭력성으로 이미 유럽연합이나 미국 밑 여러 해외 정부들로부터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구별되고 있다.

② 스리랑카, 남아프리카 공화국 및 베트남의 사례

콜롬비아와 비교할수 있을만한 다른 예로는 아시아의 스리랑카의 사례가 잇다.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스리랑카 정부는 타밀일람 해방 호랑이(Liberation Tigers of Tamil Eelam) 게릴라와 30년에 가까운 내전을 치루었다. IMF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1983년부터 1996년간의 갈등은 미 달러화 42억달러의 비용을 전쟁에 소모하게 했다. 스리랑카는 2000년대 초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그러나 정부군이 반군에 무력으로 승리를 이루면서 경제성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2009 – 2010년 스리랑카는 평균 5% 이상의 경제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그리고 2011년에는 8% 이상까지 성장하였다.

또 다른 사례로는 갈등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고 긍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룬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사례가 있다. 물론 남아공의 경우는 내전의 양상을 띈 갈등이 아닌 인종분리주의에 기반한 갈등이지만, 똑같이 갈등을 통해 사회적 에너지를 소모했다는 점에서는 평화적인 결과를 예상해보기 위해서는 적절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아파르트 헤이트가 종료되고 1994년 선거가 실시되면서 남아공은 깜짝 놀랄만한 비약적인 경제실적을 이루어내지는 못했지만, 꾸준하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한다. 비록 비약적인 결과로 비춰지지지 못하는 한계는 존재하지만, 그 이전의 80년대와 비교해보면 의심할 여지없이 경제가 강하게 호전되었다.

마지막으로 베트남의 사례를 들 수 있다. 베트남은 미국과의 전쟁을 종료하고 영토 내 통일을 달성함으로서 갈등을 봉합하고 지난 20년간 연 평균 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영국의 사례를 추가적으로 언급할 수 있다. 영국의 경우 런던의 정부와 아일랜드 독립 운동 세력들 간의 갈등을 종결시킨 Good Friday 협정을 통해 주목할 만한 경제 회복을 이룬다. 기업들의 신뢰가 1998년부터 증가했고 2007년에는 정점에 도달했다. 잠재적으로 폭력의 위험을 강하게 유발할 수 있는 실업률은 한 때 17% 이상까지 치솟은 전례가 있지만 최근 10년간 8%까지 낮아졌다. BBC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영연방 안에서 제일 고용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이 바로 아일랜드이다.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사회전반에 확산되면서 아일랜드에 유입되는 이민 규모도 날로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견해

"단순히 평화협정을 체결함으로서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는 충분한 조건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축적된 불균형을 해소해야만 견실한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 사울 피네다(SAUL PINEDA) 로사리오 대학교 경쟁력 센터 감독

"평화를 통해 6%의 경제성장에 성장에 이를 수 있다는 조건들에서 우리는 내전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제거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내전으로 발생하는) 위험이 적어진다면 콜롬비아 국내의 인프라가 더욱 풍성하게 발전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전쟁의 종식은 대외 신뢰도 증가에 영향을 줄 것이다."
- 마우리시오 레이나(MAURICIO REINA) - FEDESARROLLO 부 조사관

"평화작업은 단순히 신뢰회복의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국제적 협력이라는 목적으로 들어오는 돈에 의해서도 수지맞는 맞는 작업이다."
- 마우리시오 하라밀요 하시르(MAURICIO JARAMILLO JASSIR) 로사리오 대학 국제 관계학부 교수

더불어 회담의 성공 시 정치권의 분위기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라 레푸블리카(La Republica)의 9월 14일자 알베트토 J. 베르날 레온(ALBERTO J. BERNAL – LEON)의 칼럼 내용에 따르면 현재의 내전 상태로 정치적 소수자들이 탄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학에서 일반적인 명제인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구절을 들어, 회담의 진행 중에 사법적인 안정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냉철하고 현실적, 전향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협상이 평화적으로 마무리 된다고 가정하고, FARC의 조직원들의 사회진입에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게 된다면, 안타깝게도 전 정부, 우리베 정부 시절 만들어진 La Ley de Justicia y Paz에 의해 정치적 입장의 여부를 떠나 형을 살아야 하며 피해자들 및 그 유족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길을 실기하게 된다는 점이 애석하다고 전했다.

결론적으로 알베르토는 콜롬비아 내에서 정치적 좌파에 의해 일어난 폭력만큼 우파에 의해 일어난 폭력 또한 콜롬비아 국민들에게 심각한 상처를 남겼다고 하면서 칼럼을 마무리 했다. 이 경우는 한국과 비교해 볼 만한 사안이다. 공산주의 – 사회주의, 자본주의 – 자유주의 사상의 충돌로 반도가 38선을 기준으로 갈린 이래 남한에서는 끊임없이 정치적 소수자, 정치적 개혁 – 진보 진영에 대한 탄압이 계속됐다. 한반도가 통일을 이루어낸다면 정치적 소수에 대한 탄압이 사라지고 용인될 수 있는 정치적 스펙트럼이 넓어지게 될 것이고, 사회적으로 소모되는 갈등비용 또한 줄어들 것이다. 콜롬비아도 똑같이 내전이 종식된다면, 사회적으로 충돌하는 갈등에 대한 소요가 줄어들고 정치적 스펙트럼이 팽창하면서 의회도 여러 다양한 의견들이 거부감 없이 수용할 것이다.

평화회담에 대한 전망

그렇다면 이번 콜롬비아의 평화회담은 50년이 넘게 질기게 이어져온 내전 상태를 종식할 수 있을까? 가장 최근에 있었던 파스트라나(Andrés Pastrana Arango) 정부에서 평화회담을 실시한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회담은 더 많은 부작용을 나았고, 오히려 게릴라 반군과 정부의 대치가 심화되었고, 다음 이어진 정부인 알바로 우리베 정부는 게릴라와 타협 없이 전면전에 나섰다. 콜롬비아 국민들은 이번 회담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엘 티엠포(El Tiempo)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군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과 평화협상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67.3%가 동의한다고 답했으며 반대한다는 응답은 26.8%에 그쳤다. 다만 정부가 반군과 협상을 통해 평화를 정착할 것으로 보는 응답자는 41.6%에 머물러 그렇지 못할 것이라고 답한 45%보다 적었다. 회담의 성사에는 환영하지만,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지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가지고 있다.

반군 게릴라 FARC의 지도부 중 회담에 나설 로드리고 그라나다(Rodrigo Granada)와 BBC MUNDO(BBC의 스페인어권 버전)가 가진 인터뷰 내용은 회담의 성공에 대해서 회의를 품게 한다.

FARC은 그들 스스로를 피해자로 간주하고 있으며, 콜롬비아 민중들이 자신들 그룹을 여전히 지지하고 믿기 때문이다. FARC이라는 게릴라 집단의 시발점은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기인하여 제국주의 및 자본주의 기득권을 뿌리 뽑고 쿠바와 같은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한다는데 서 시작하였다. 물론 당시, 콜롬비아의 상황은 이런 운동이 출현하게 될 만큼 여의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FARC은 원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그룹의 보전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치 북한이 맑스주의에 뿌리를 두고 인민해방을 외쳤지만, 왜곡되고 굴절된 권력층의 존립만을 위한 집단이 된 것처럼 말이다. FARC도 먹고 살아야 투쟁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마약사업에 손을 댔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방법으로 유괴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물론 작년 FARC은 더 이상의 인질억류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바 있지만, 그간의 저지른 범죄만으로도 지도부는 최소 무기징역의 형을 피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FARC은 그간의 자신들의 집단이 저질렀다는 사건들이 실제로는 정부 소행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를 뒤덮을 대상으로 자신들을 지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기득권을 분쟁유발자이며 돈을 가지고 현재의 상황을 가지고 주무르고 있다고 지목하고 있다. 지난 2월 성명을 통해 더 이상 경제계 인사를 억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NGO들이 FARC이 현재 116명의 인질을 억류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왜곡된 자료라고 주장하고 있다. 콜롬비아에서 개인적인 이유로 이루어지는 납치의 경우를 정부는 모조리 몰아서 FARC의 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뷰 중에 과거의 자신들의 집단이 행했던 납치 관행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비록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서는 부정할 뜻이 없으나 자신들이 무고하게 정부의 공격으로 인해 곤란을 겪고 있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NGO가 주장하는 인질 억류 건에 대해서 FARC은 모든 정보 및 조직 내 움직임에 대해서 철저히 통제되고 누락되는 일이 없으며 온전히 작동하는 그룹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도부와 각 대원들 간의 괴뢰로 발생하는 실수 및 조직 내 불투명성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대화를 통해 군과 경찰의 잘못했던 점들이 수면위로 들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으로의 FARC대원 및 지도부의 이송 문제 또한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 BBC는 미국으로의 송환문제에 대해서 미리 정부와 합의된 사항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 게릴라측은 일관되게 원칙을 갖고 주장했으며, 헌법상 이송과 관련된 몇 개의 조항을 바꿀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다. 협상이 열리면 적기에 이것을 강제이송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아무 콜롬비아인 들을 괴롭힌 적이 없고 단순히 방어전쟁을 치렀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으로의 강제 이송 문제는 회담이 개시될 경우 가장 가하게 대립할 여지가 있는 사안이다. 현재 FARC은 협상 대표단 명단에 시몬 트리니닫(Simón Trinidad)을 포함했다. 본명은 후베날 오비도 리카르도(Juvenal Ovido Ricardo)이다. 바예 다푸르(Valle dapar)에서 주요 활동했다. 작은 소도시에 불과하던 바예 다푸르가 콜롬비아에서 유괴률이 제일 높은 지역이 돼버렸었다. 2004년 에콰도르 키토에서 체포되고 마약거래(Narcotrafico)와 관련이 있으며 자금세탁의 죄를 물어 미국으로 이송됐다. FARC은 시몬 트리니닫의 석방을 인질 63명과 2004년 12월 30일까지 교환하자고 알바로 우리베 정부에 제안한적이 한 차례 있었지만, 거절당한 전례가 있다.

현지 여론의 예상으로는 FARC이 원하는 결과는 제도권 정치로의 편입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과거 M-19라는 콜롬비아 내 다른 게릴라 반군 단체는 비르히리오 바르코 바르가스[Virgilio Barco Vargas]정부 시절 협상을 통해 Alianza Democrática M-19라는 정치조직으로 거듭난다. 이후 그룹의 리더가 차기 정부에서 보건부 장관을 지내는 등 본격적으로 헌법체제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들이 헌법 내에서 활동하게 된 큰 요인은 91년 제정된 신헌법 덕분이다. 이후 POLO[Polo Democrático Alternativo]라는 개혁 – 진보 그룹의 형태로 진화한다.)

콜롬비아 내에는 다수의 인디헤나(토착민)세력들이 존재한다. 지난 카우카(Cauca)지역에서 일어난 군 병력에 대한 인디헤나의 축출문제에 경우에서도 보듯이 인디헤나 세력들은 이 회담의 진행에 결코 방관자로 일관하지 않을 태세이다.

인디헤나 세력들은 자신들의 의회 제도를 갖고 있는데, 여기서 논의된 내용으로는 회담의 성공적 결과를 위해서는 콜롬비아 사회 전반의 모든 세력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약 회담에서 인디헤나의 권리에 대한 구체적인 보장이나 내용이 없을 경우, 일부 지역에서 지난 번 군대에 대한 봉기와 같은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면서 회담의 정부 측 대표단 구성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했다. 인디헤나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으며, 자신들의 권리를 대표해 줄 수 있는 인물이 없다는 점이다. 이를 의식했는지 산토스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회담의 전개는 정부 측과 FARC이라는 가장 큰 두 축의 이해 당사자를 중심으로 이루어 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파스트라나 대통령 시절 FARC과 협상을 감행하면서 교전중지를 선언한 바 있지만, 조직원이 12,000명에서 20,000명으로 그 숫자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산토스 정부는 이런 전례를 의식해서인지 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게릴라 소탕 작전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도 강조했다. 회담에 대한 반대여론(아마 대다수가 우리비스타에 포함될 것이다.)은 FARC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1. Farc에게 무기를 버리는 것은 어떠한 것을 의미하는가? 무기를 숨기는 행위는 인도적으로 넘기는 행위와는 다른 차원의 일이다.
2. 정부에게 협상이며 게릴라 측에게는 대화인 지금의 기회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3. 만약 그들이 유괴나 억류, 마약으로 재정을 충당하지 않았다면, 쿠바에서 인정했듯이, 그들은 도대체 누구로부터 자금을 충당 받고 활동했다는 말인가?
(라 레푸블리카[La Republica] 9월 18일자 칼럼 Cese el fuego bilateral[쌍방의 교전 중지] – 에르난 곤잘레스 로드리게스[HERNÁN GONZÁLES RODRÍGUEZ])

반대여론이 제기하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해서 양측이 명확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는 한,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이 시작하기 전부터 김빠지는 예상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회담이 개최되기 전 전 콜롬비아 대통령인 에르네스토 삼페르(Ernesto Samper)와 안드레스 파스트라나(Andrés Pastrana)는 소식에 대해서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콜롬비아는 이 내전으로 인해 엄청난 희생과 폭력을 감내해야만 했다. 지금은 지금의 평화회담을 도울 시기이다."라고 전 대통령 파스트라나는 밝혔다.

El proceso de Paz에서 대선 국면을 보다

지난 이명박 정부 이후 대북관계는 고착상태에 빠진 이후로 한 발작도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대결국면 양상만 증폭된 것이 사실이다. 차기 대통령을 바라보는 대선 주자들은 MB정부의 대북정책에서 더 나아간 전향적인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도 유연한 대북정책을 들고 나왔고,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도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차별화된 정책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문재인 후보는 더 파격적인 정책과 제안을 내놓고 있다. "평화가 경제다"라는 슬로건으로 전 통일부 장관 인사들을 대폭 기용하면서 현실적인 플랜들을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사회적 갈등비용은 결코 눈에는, 물리적 가시(可視)의 세계에서는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지만, 이로 인해 얻게 되는 손해는 엄청난 것이 사실이다. 더 나은 경제성장을 위해 내전상태에 발목 잡힐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콜롬비아의 평화회담(El proceso de Paz)에서 현재 한국사회의 주요 화제인 대선 후보들의 대북관을 같이 놓고 비교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태그:#산토스, #평화, #EL PROCESO DE PAZ, #콜롬비아,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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