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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대선 후보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후보.
 야권의 대선 후보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후보.
ⓒ 권우성/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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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으로 정치혁신위원회를 구성하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중매에 나선 조국 서울대 교수가 공동 정치혁신위원회 구성을 단일화 방안으로 제시했다.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 등 양 후보측의 신경전이 연일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제 3지대'에서 첫 번째로 나온 구체적인 단일화 방법론이다. 조국 교수의 제안은 공동 정치혁신위원회를 통한 당 혁신안 합의, 공동 정강정책 합의, 세력관계 조율의 3단계로 요약된다.

조 교수는 11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가 민주당에 요구하는 당 혁신 내용이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는 상태에서 추상적으로 혁신이 됐다, 안됐다는 논쟁만 하다보면 서로 감정싸움만 벌어진다"며 "민주당과 안철수 캠프가 공동으로 정치혁신위원회를 구성해 민주당이 어떻게 바뀌어야 될 것인가를 치열하게 논의해 합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그 합의문을 문 후보에게 제출하면 문 후보가 그걸 반드시 실천한다는 약속을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며 "그러면 문 후보와 안 후보 사이에 (단일화) 고리가 바로 잡힐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공동 정치혁신위원회 구성 방안으로는 양쪽에서 위원을 반씩 추천하고 위원장은 합의해 선임하자고 제안했다.

정치혁신 합의 못하면 단일화는 미궁... "함께 혁신안 만들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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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수의 제안에는 경제민주화와 복지 등 정책과 관련한 합의는 비교적 쉬운 반면, 정치혁신은 양측이 가지고 있는 기준이 다를 수 있어 합의가 쉽지 않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정치혁신은 안 후보가 문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조건으로 내건 만큼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야권의 후보단일화는 미궁에 빠질 수 있다.

조 교수는 "안 후보가 민주당에 숙제로 내준 당 혁신 내용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양쪽 다 정확히 모른다고 본다"며 "민주당이 고민해서 혁신안을 내면 안 후보측에서는 아직 부족하다며 손을 놓고 멀리 도망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과 안 후보 측이 정치혁신을 논의할 공동의 기구를 만들고 합의안을 도출하는 게 불필요한 오해와 소모적인 신경전을 피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제안에 대해 양 후보측의 반응은 엇갈린다. 문 후보 측은 조국 교수에 제안에 긍정적이다.

문 후보 선대위 우상호 공보단장은 "(조 교수의 제안은) 두 후보가 갈등을 빚지 말고 공동의 아이디어를 내자는 취지일 텐데 정치혁신이 공동의 과제라는 인식에 동의한다"며 "방법은 좀 더 고민해야겠지만 좋은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선대위 고위 관계자도 "공동 정치혁신위 구성은 민주당이 적극 수용해야할 제안"이라며 "선대위 차원에서 발전시킬 방안을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정치혁신 주도권 뺏길라... 안철수 측 떨떠름

반면 안 후보 측은 다소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 교수의 제안이 현실화 되면 이는 사실상 단일화 협상을 시작하는 것과 다름 없는데다 '새 정치' 혹은 '정치혁신'이라는 안 후보의 브랜드를 민주당에 빼앗길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도 존재한다. 그렇게 되면 안 후보로서는 단일화 경쟁 국면에서 주도권을 문 후보에게 빼앗기게 된다.

안 후보는 이날 세종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정치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답을 피해갔다.  조국 교수의 제안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안 후보는 "정치 쇄신이 먼저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면서 "내용을 제가 못들었다. 내용 보고 말씀 드리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캠프의 윤태곤 상황실장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에 출연해 "단일화를 위한 기구 같은 것은 아직은 부적절하다"며 "안 후보의 정책과 진면목을 보여드리기 위해서라도 정신이 없는데 정치공학적으로 보일 수 있는 모습들을 지금부터 가져가는 게 과연 적절하겠느냐"고 말했다.

안철수 캠프에서는 민주당의 쇄신 의지에 대해 날을 세웠다. 김성식 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대선을 5번, 총선을 7번이나 했는데 그때마다 (정치쇄신을) 어떻게 해보겠다고 했지만 잘 안됐다. 국민은 더이상 속지 않는다"며 "문 후보가 식상한 정당론을 내세우는 게 딱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조국 교수의 제안에 대해서는 "당장 답변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문 후보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문재인 후보는 다른 후보처럼 (정치쇄신을) 말로만 하거나, 선대위가 내분에 휩싸이지 않고 선대위 구성에서부터 정치혁신의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며 "문재인표 정치혁신 구상이 이미 선대위를 통해 실천되고 있고 일부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가열되는 신경전... 조국 중매 빛 볼까

양측의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조 교수의 '중매'가 빛을 볼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민주당 내에서도 "민주당 혁신이 절박하나 이 제안은 내부의 노력을 무시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일방통행이다, 동의 못한다"(은수미 의원)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단일화 조건인 '정치쇄신'을 둘러싼 공방이 거세지면서 조 교수의 제안이 야권단일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이번 주 내로 선대위 산하 정치쇄신위원회 인선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당 쇄신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태그:#문재인, #안철수, #조국, #정치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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