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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징수로 부교를 이용하는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얻어지는 수익보다는 건너편에 공산성 백제마을과 알밤축제는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고 있다.
 요금징수로 부교를 이용하는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얻어지는 수익보다는 건너편에 공산성 백제마을과 알밤축제는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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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부여에서 열리고 있는 제58회 백제문화제에 똑같은 부교를 운영하면서 공주시 금강 부교(임시)만 요금을 받는 것은 형편성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나가자 공주시청 홈페이지에 이를 비판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관련 기사 똑같은 부교 운영하는데 부여는 무료, 공주는 유료?).

더욱이 주무대 건너편 공산성 입구에서 알밤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돈을 받는 부교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들로 인해 반쪽짜리 축제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시민을 부끄럽게 만든 공주시를 떠나고 싶다"

주 무대에서 200미터 떨어진 부교 입구까지 왔다가 부교 관람료에 징수에 불만에 목소리가 커져만 가는 가운데 발길을 되돌려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
 주 무대에서 200미터 떨어진 부교 입구까지 왔다가 부교 관람료에 징수에 불만에 목소리가 커져만 가는 가운데 발길을 되돌려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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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홈페이지에 글을 남긴 김용겸씨는 "백제문화제가 돈벌이 수단이냐, 언제부터 공주시가 이 지경이 되었는지, 시민의 참여로 이뤄지는 문화제를 인기가 있다고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부교 통행료를 받다니 공주시가 제정신이 아니다. 미쳐가는 공주시를 바로 잡기 위해 시민들이 분노하자"고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공주시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으로 시민을 불편하게 만들고 부끄럽게 만든 공주시를 당장 떠나고 싶다"며 "돈 천 원에 시민의 자존심과 긍지를 뭉개 버린 공주시와 이준원 시장은 각성하라"고 분노했다.

또 다른 글을 남긴 김동욱씨는 "추석을 맞아 공주를 방문하여 가족들과 백제문화제에 참가했다. 눈에 띈 부교를 건너기 위해 할머니와 들어가던 중에 표를 사려니 줄이 길어지고 이미 건너고 오는 사람들과 부딪치는 장면이 연출되는 등 가관이었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무료로 건너다녔는데 천원의 입장료때문에 좋은 기분으로 왔다가 기분이 상해서 돌아갔다"고 공주시를 비판했다.

권춘의씨는 "부교에 요금을 받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며 "길지도 않은 다리를 건널 수 있는 서비스도 못 해준다"라며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참 쓸쓸하다"고 후기를 남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백제문화제 추진위 자유게시판에도 비판에 글이 빗발치고 있다. 김형미씨는 "공주에서 제일 큰 행사에서 백제문화제 기금도 남아돈다는데 무슨 횡포인지 공주시민으로서 창피하다"며 "외부에서 온 관광객들이 얼굴을 찌푸리는 모습을 보고서 다시는 백제문화제 구경을 오지 않겠다"고 재검토를 요구했다.

또한, 이태수씨는 "부교입장료 받는 것도 문제지만 받으려면 둔치쪽 입구부터 안내 현수막이라도 걸어야지 입구까지 힘들게 가서 돈을 받는 다니까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본인 뿐 아니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주문했다.

"행사장이 반으로 나뉘면서 넘어오지 못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인파로 넘쳐나던 공산성 안에 설치된 백제마을 체험부스에는 부교를 건너온 관광객들만 참여하고 있어 한산해 보인다.
 작년까지만 해도 인파로 넘쳐나던 공산성 안에 설치된 백제마을 체험부스에는 부교를 건너온 관광객들만 참여하고 있어 한산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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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공주시를 비판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공산성 인근에서 식당과 알밤을 파는 판매점들도 다리 유료화로 넘어오지 못하는 관광객을 바라보면서 한숨만 짓고 있다.

백제문화제 식당 부스를 운영하는 아무개씨는 "행사장이 나뉘어 있는데 주 무대가 있는 금강둔치는 인파로 넘쳐나지만, 이곳은 손님이 없어서 파리만 날리고 있다"며 "작년 수익에 3/1도 못하고 있어 인건비나 건질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고 한숨을 자아냈다.

또 다른 알밤 판매인은 "올해는 연이은 태풍 때문에 밤농사가 엉망으로 변하고 수확이 반도 안 되게 줄어서 걱정이 많았다, 그래도 해마다 참여하는 축제에 공주 밤의 우수성도 알리고 수익도 올려볼까 하는 생각에 올해는 가족들을 동원하여 참석했지만, 부교에서 돈을 받는 바람에 축제에 참석한 사람들이 이곳까지 오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공주시 "수익형축제로 가지 않으면 미래 없다"

공주시 금강의 유등은 140여 개로 4만 여개인 진주남강유등축제에 비교하는 것부터가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공주시 금강의 유등은 140여 개로 4만 여개인 진주남강유등축제에 비교하는 것부터가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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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공주시 관계자는 "앞으로 축제는 수익형 축제로 가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공주시는 타 시군과 다르며 진주는 3개의 부교를 이용하여 1년에 15억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공주시도 3일까지 4천만 원 가량의 수익을 올렸다"며 "수익금을 유등에 재투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천원이 축제를 성공적으로 만들고 65세와 7세 이하 어린이가 무료로 하루에 평균 3만 명 정도가 건너고 있다. 부여는 (공주시) 우리와 상황이 다르고 같이 가자고 했는데 하지 않는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며 "표지판은 오늘부터 입구에 세워서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시정을 약속했다.

이에 대해 부여군 담당자는 "우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부교) 돈을 받을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며 "3일 수륙제를 하면서 700여개의 등을 띄워 보내기는 하였지만, 공주시만 천원을 받는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밝혔다.

부교를 건너지 않고 무료로 건너기 위해서는 금강철교를 우회하여 이용할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1km 정도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더욱이 부교에서 얻어지는 수익보다는 각종 체험과 판매가 이루어지는 공산성 백제마을과 알밤축제장에서 얻어지는 수익이 더 크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리고 백제문화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비교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판단이다. 대규모 유등을 주제로 크고 작은 소망등, 유등, 상징등, 세계풍물등, 창작등 등이 4만여 개의 등들이 강폭 200m에 진주성 주변 1km에 갖가지 등이 설치되어 있으며 쓰레기통과 행사안내도 역시 공북문(珙北門)의 실물 크기(가로 20m×세로 8m×높이 15m)로 만들어져 명실상부 진주는 '빛의 도시'라 할 수 있다.

반면 백제문화제는 부교 주변으로 140여개의 유등이 띄워져 있으며, 찬란한 고대 왕국을 꿈꿔왔던 1400년 전의 백제의 부활을 주제로 고대 동아시아 강국의 축제로 역사문화 축제이다. 행사의 일정이 백제역사문화 행렬과 성왕천도 퍼레이드 등과 주민참여형 퍼레이드 위주로 육상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또한, 공주·부여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축제를 고려한다면 같은 축제에 똑같은 부교를 운영하면서 한 지역만 수익형 축제만을 고집하며 요금을 징수하는 것은 형평성 문제와 관광객의 볼모로 수익만을 창출하겠다는 의도로 변질하여 축제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태그:#백제문화제, #형평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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