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환

"김갑수·손현주·김인권 선배님처럼 인간적으로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다" ⓒ 이야기 엔터


배우 조달환(31)은 2001년 드라마 <허니허니>로 데뷔해 2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단역과 조연으로 프로필에 그 이름이 올라와 있다. 그렇게 11년의 세월 동안 연기자로 살아 왔지만 지금처럼 그의 이름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적은 없었다.

영호 <공모자들>이 개봉 첫 주 쟁쟁한 작품들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임창정의 연기 변신, 장기매매라는 파격적 소재, 임창정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연기 또한 모두 강렬하고 안정적이었다.

극중에서 조달환은 임창정의 오른팔인 장기매매 운반책 준식 역할을 맡았다. 영규(임창정 분)의 오른팔답게 형님을 따르는 책임감은 기본이요, 언뜻언뜻 재빨리 바뀌는 눈빛이나 여기에 오랜 세월 음지에서 살았을 법한 거친 폭력성과 분노에 이르기까지. 영화 속에서 조달환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실 조달환은 처음부터 영규의 오른팔 역할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한 신 짜리 역할이었다가 감독의 신뢰를 받고 훨씬 비중이 큰 준식 역할에 낙점됐다.

 조달환

<공모자들> 임창정 오른팔 준식 역할을 맡은 조달환 ⓒ 이야기 엔터


"리딩배우였던 나, 실제로 임창정의 오른팔 연기할 때까지…"

"저는 감독님의 리딩배우였어요. 6개월 동안 <공모자들>에 나오는 30인의 대사를 다 해봤죠. 7일 중에 6일을 감독님과 함께 있었고 하루 세 끼를 감독님과 먹었어요. 직원처럼 월급을 주시겠다고 했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리딩배우는 오디션 보러 온 배우들에게 대사를 쳐 주는 건데,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완성해 가는데 있어서도 리딩배우로서 대사도 많이 맞췄습니다."

그렇게 6개월 동안 무보수로 감독과 함께 리딩배우 역할을 하다가 조달환은 마침내 감독의 신뢰를 받고 준식이라는 큰 역할을 따내게 됐다. 오디션을 보러 온 이들을 돕는 리딩배우가 아닌 영화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준식 역할을 실제 연기하게 된 것이다.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기회였다고.

"군대 가기 전에는 수입이 꽤 됐었어요. 일반 직장인보다는 훨씬 많이 벌고 대학교 다니면서 생긴 빚도 갚고, 형도 공부시키고 그럴 정도의 여유가 있었는데 군대 다녀온 이후에는 이쪽 판이 많이 바뀌어져 있었어요. 저를 찾는 사람이 없었죠.

군 제대 후, 2년 동안 번 수입이 많지 않아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공모자들>은 처절한 상황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생명의 끈이었어요. 목숨 걸고 준비했습니다."

 <공모자들> 준식 포스터.

<공모자들> 준식 포스터. ⓒ 영화사 채움


"연기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존경받는 사람 되고 싶다"

<공모자들>의 장기매매 운반책 준식이 되기 위해 조달환은 멀쩡하고 고른 치아를 깎아내고, 5kg을 감량했다. 여기에 너무 흰 피부가 거슬린다는 생각에 옥상에 올라가서 무작정 피부를 태우기도 했다. 거칠게 살아온 준식을 표현하기 위해 외형적으로 별의 별 것을 다 해봤다고.

그렇게 외향적으로 준식을 만들어가고, 영화 속에서 준식의 이전 스토리가 나오지 않는 만큼 준식을 이해하기 위한 설정과 상상도 필요했을 터다.

"준식은 성폭행 같은 범죄까지 저질러 봤던 사람으로 생각했어요. 소년원도 갔다 오고, 징역도 몇 년 살고 살인도 해 봤을 사람으로 설정했습니다." 

임창정과는 영화 <색즉시공>에서 이미 한번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다. 조달환은 "이미 저에 대해서 형님이 많이 알고 계셔서 많이 리드를 해주셨다"라고 전했다.

각종 포털사이트에 몇날 며칠을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의 중심에 섰던 배우 조달환. <공모자들>은 그의 연기 인생에 가장 큰 전화점이 된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앞으로 그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조달환은 "연기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생활도 존경 받고, 동료 배우·감독·스태프들에게도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김갑수·손현주·김인권 선배님처럼 인간적으로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달환

"저는 감독님의 리딩배우였어요. 6개월 동안 <공모자들>에 나오는 30인 역할의 다 대사를 해봤죠." ⓒ 이야기 엔터


[오마이프렌드] <공모자들> 김홍선 감독 

조달환은 <오마이프렌드>로 <공모자들>의 연출을 맡은 김홍선 감독을 꼽았다. 김 감독은 드라마 <스타일><대물><90일 사랑할 시간> 등의 작품을 했지만 영화는 <공모자들>이 처음이다.

"감독님은 저를 끝까지 믿어준 분입니다. 완벽한 믿음을 주셨어다. '넌 최고야' '넌 내가 본 배우 중에서 가장 연기를 잘 하는 배우야'라고 늘 칭찬해 주셨어요. 감독님은 형 같고, 아버지 같고, 친구 같은 분입니다.

연출적인 부분에서는 굉장히 직설적이고, 디렉션이 정확하세요. 흐지부지 한 게 없습니다. 현장에서 배우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시지만 감독님 머릿속에 틀이 분명히 있습니다.

추진력도 좋으세요. 긍정의 힘이 대단합니다.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들릴 때, 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도 '개봉할 수 있어, 믿어'라고 하면서 '좋지 않은 이야기에는 귀 닫아'라고 하시는 긍정적인 생각의 소유자입니다.(웃음)"


조달환 공모자들 김홍선 임창정 리딩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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