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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원주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강원지역 순회 경선에 나선 정세균-김두관-손학규-문재인(왼쪽부터) 후보가 이해찬 대표(가장 왼쪽), 임채정 중앙선관위원장(가장 오른쪽)과 손 잡고 인사하고 있다.
 지난 28일 원주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강원지역 순회 경선에 나선 정세균-김두관-손학규-문재인(왼쪽부터) 후보가 이해찬 대표(가장 왼쪽), 임채정 중앙선관위원장(가장 오른쪽)과 손 잡고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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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

민주통합당 제주·울산·강원 대선후보 경선을 치른 문재인 후보가 받아든 성적표다. 문 후보는 초반 3연전에서 파죽의 3연승을 달렸다. 과반 득표를 넘는 순항을 하고 있다. 불과 세 번의 경선을 치렀지만, '이대로라면 결선 투표 없는 승부 굳히기가 가능하다'는 예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힘은 모바일이다. 국민참여선거인단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문 후보는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2위를 달리고 있는 손학규 후보(7615표)를 1만2196표 앞선 1위다. 

손학규 정치적 고향에서도 1위 차지한 문재인

특히 문 후보가 지난 28일 세 번째 순회 경선 지역이었던 강원도에서도 1위를 차지한 것은 '작은 이변'이라는 평가다. 원래 강원도는 손학규 후보의 '정치적 고향'으로 불리면서 문 후보의 고전이 예상됐다. 문재인 캠프의 노영민 공동선대위원장은 경선이 시작되기 전 "문 후보가 제주·울산의 누적 성적에서는 1위를 할 것이지만, 강원도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문 후보가 손 후보를 눌렀다. 역시 모바일의 힘이었다. 문 후보는 이날 직접 현장에 나와 경선에 참여한 대의원 투표에서는 47표에 그쳐, 132표로 1위를 차지한 손학규 후보와 52표를 득표한 김두관 후보에 밀렸다. 하지만 모바일 투표에서 2598표를 얻어 전세를 역전시켰다. 모바일 투표에서 2위를 기록한 손학규 후보(2075표)와는 523표 차이였다.

문 후보는 제주에서도 대의원 투표에서는 졌지만, 모바일 투표의 압승을 바탕으로 과반 득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강원 지역에서의 득표율은 처음으로 과반에 못 미쳤다. 제주에선 59.8%, 26일 울산에선 52.1%를 얻었지만 강원도에서는 45.8%였다. 모바일 투표 불공정성 시비 끝에 중단됐다가 재개된 첫 경선에서 나온 미묘한 결과를 놓고 각 캠프별로 해석이 분분했다.

강원 1위 했지만 과반 득표 못한 문재인... 해석 분분

지난 28일 원주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강원지역 순회 경선에 나선 문재인 후보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지난 28일 원주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강원지역 순회 경선에 나선 문재인 후보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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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 측은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시민들의 열망, 경선 중단 사태를 초래한 상대 후보들에 책임론까지 일어 강원도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반면 손학규·김두관 후보 측은 '불공정한 경선 관리에 대한 반발로 문 후보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입장이다.

문 후보 측은 세가 불리한 지역에서의 승리에 방점을, 추격하는 후발 주자들은 처음으로 문 후보의 과반 득표를 막았다는 데 의미를 둔 것이다.

문재인 후보 측 김경수 특보는 "초반 3연전에서 실제 득표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주당 지지자들의 후보별 지지율에 수렴하는 패턴이 나타났다"며 "일정 규모 이상의 선거인단이 참여한 지역의 경선에서는 모두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에서는 내심 초반의 압도적 승기를 계속 이어가 가능한 한 빨리 경선 승리를 확정 짓고 싶어하는 눈치다. 민주당 내 압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당내 경선에서 힘을 비축한 뒤 장외에 버티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원장과의 단일화 경쟁을 준비하고 싶은 것이다.

반면,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 측은 역전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손학규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강원도에서 아쉬움이 크지만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두관 후보 측도 "최대 지지 기반인 경남 지역 경선까지 치르면 상황을 반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중반 접어든 경선... 선거인단 9만5천 전북이 최대 승부처

이제 중반전으로 접어들 경선의 최대 승부처는 전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의 선거인단 규모는 9만5700명으로 앞서 펼쳐지는 제주·울산·강원·충북, 4곳의 선거인단을 모두 합친 것보다 3155명이나 더 많다. 문재인 후보가 이곳에서 승리한다면 '문재인 대세론'은 사실상 굳어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반면, 추격을 펼치고 있는 후보들이 선전한다면 초반에 부진했던 성적을 일거에 만회할 수도 있다.

여론의 흐름은 일단 문재인 후보 쪽에 유리하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25·26일 실시한 전북 지역 여론조사(표본오차 95%신뢰수준에 ±4.4%p, 응답률 7.3%)에서 문 후보는 50.5%를 얻어 독주 양상을 보였다. 손학규 후보(18.5%), 정세균 후보(11.9%), 김두관 후보(10.2%)를 압도적 차로 따돌렸다. 김두관 후보는 경남지사 시절 LH공사 이전을 놓고 전북과 갈등한 전력이 발목을 잡아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전북 지역의 경선에서도 여론조사대로 문재인 후보의 독주가 이어질 경우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는 사실상 추격의 동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 세 후보가 애써 도입한 결선 투표제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비문'(非文) 후보 3인방에게 당장 발등의 불은 문재인 후보의 과반 저지다. 물론 독자적인 힘으로는 어렵다. 때문에 결선 투표를 염두해 뒀던 '비문 연대'가 조기에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경선이 시작되기 전에는 개별 약진을 염두해 두고 연대 논의가 수면위로 부상하는 것을 꺼려했다면 일단 예상과 다른 성적표가 나온 이상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과반 저지'... 발등에 불 떨어진 '비문 연대'

지난 28일 원주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강원지역 순회 경선에 나선 손학규-김두관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두관-문재인-손학규-정세균 후보.
 지난 28일 원주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강원지역 순회 경선에 나선 손학규-김두관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두관-문재인-손학규-정세균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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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불교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두관 후보 측과) 당과 선관위에 대해서 함께 연대하고 협력해 왔고 또 선의의 경쟁도 해오고 있다"며 "(김 후보 측과 연대에 대해서는) 정권 교체를 하겠다는 공통의 목표가 있다는 점에서 얼마든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경선 시작 전에는 김두관 후보 측이 연대 필요성을 제기하자 "경선이 시작도 안 했는데 김빠지는 이야기"라고 한 것과는 확연한 차이다.

하지만 비문 후보 3인의 연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실제로 제주 경선 후 불공정 경선 시비가 벌어졌을 때 손학규 후보 측이 "새로운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에 세 후보 측이 합의했다"고 발표하자, 정세균 후보 측에서 "그건 오버"라며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후보의 독주가 계속될 경우 경선 후반으로 갈수록 2·3·4위 후보들을 한데로 묶는 원심력보다 1위 후보로 쏠리는 구심력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비문 연대'는 현실성 없는 이론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태그:#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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