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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캠프마켓 내 폐차장 시설. 이 폐차장은 디아르엠오(DRMO) 시설이 김천 이포지역으로 이전(지난 3월 완료)하면서 사라졌다(2006년 촬영). 시민사회단체들은 폐차장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 우려를 10년 넘게 제기해왔다.
 부평 캠프마켓 내 폐차장 시설. 이 폐차장은 디아르엠오(DRMO) 시설이 김천 이포지역으로 이전(지난 3월 완료)하면서 사라졌다(2006년 촬영). 시민사회단체들은 폐차장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 우려를 10년 넘게 제기해왔다.
ⓒ <부평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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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구 소재 부평미군기지(아래 캠프마켓) 주변이 다이옥신(dioxine)에 의해 오염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정부 차원의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부평신문>이 지난 22일 단독으로 입수한 '캠프마켓 주변지역 환경기초조사, 다이옥신 및 제초제 분석 결과 보고서'(아래 화학적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캠프마켓 주변 지역이 다이옥신에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2009년부터 시행된 두 차례의 환경기초조사에서 캠프마켓 주변지역 토양이 석유계총탄화수소(TPH)·벤젠(Benzen)·중금속 등으로 심하게 오염된 것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부평구와 인천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은 올해 2월부터 캠프마켓 주변에 대한 3차 환경기초조사를 시작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올해 3월 캠프마켓 주변 37곳에서 시료를 채취,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해 지난 6월 생물학적 조사 결과를 받았다. 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캠프마켓 주변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된 바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당시 민관합동조사단은 "(6월에 작성된 조사 결과 보고서의 내용은) 생물학적 분석 결과이기 때문에 다이옥신에 의한 오염은 확실하지 않다"는 소견을 내놨다.

이후 민관합동조사단에 속해 있던 시민단체들과 전문가들은 다이옥신에 대한 화학적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부평구는 이를 수용해 분석 및 결과 보고를 담당할 기관을 물색했다. 다이옥신 분석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서 담당했고, 제초제·분해 부산물에 대한 분석은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맡았다. 조사 지점은 총 47곳. 캠프마켓 주변지역인 부영공원 28개 지점, 디아르엠오 주변지역 11개 지점, 기타 8개 지점이다.

<부평신문>이 이번에 입수한 화학적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캠프마켓 주변이 다이옥신에 오염된 것으로 밝혀진 것. 화학적 분석 조사 결과에서도 다이옥신이 국내 평균 오염치를 초과해 검출됐다는 것은 캠프마켓 주변 지역이 다이옥신으로 심각하게 오염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부평 부영공원·초등학교 주변서도 다이옥선 검출돼

부평미군기지 주변 다이옥신 검출 장소.
 부평미군기지 주변 다이옥신 검출 장소.
ⓒ 부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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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옥신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고엽제 성분인 다이옥신도 검출돼 "캠프마켓에 고엽제 물질이 있다"는 퇴역 미군의 증언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육군 대위 출신의 필 스튜어트씨는 지난해 7월 28일 '부평미군기지 맹독성 폐기물 진상조사 인천시민대책위원회'와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옛 캠프마켓 부지 한 곳에서 고엽제를 사용했다는 (퇴역 군인) 3명의 진술이 있었다"며 "차량 운행 중 실수로 유출돼 땅을 고압 호스로 청소했다, 그것이 배수구로 흘러들어갔다는 진술이 있고, 그 진술서 내용을 공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화학적 조사 분석 결과, '독성등가 환산농도(pg-TEQ/g)'가 가장 높은 지역은 디아르엠오 주변으로 우성1·2·3차 아파트와 경남아파트 등이 인접해있다. '독성등가 환산농도'는 인체에 유해한 다이옥신 종류 17가지를 분석해 각각의 양에 종류별 독성계수를 곱한 후 합한 값이다. 부영공원과 인근 초등학교 주변에서도 다이옥신이 검출됐다(DR-14-B, 위 이미지 참조).

캠프마켓 주변지역에서 검출된 다이옥신의 '독성등가 환산농도' 최고치는 55.748pg-TEQ/g. 이 수치는 환경부가 지난 2009년 다이옥신 오염이 예상되는 전국 57개 지점에 대한 다이옥신 측청값을 산출한 평균농도(2.280pg-TEQ/g·아래 다이옥신 평균농도)의 24배나 된다.

캠프마켓 주변 지역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된 지점은 부영공원 3곳, 부영공원과 인접한 산곡2동 3곳 등이다. 이 지점들 역시 국내 다이옥신 평균농도를 초과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사용된 물질도 검출돼

특히 다이옥신 중 가장 독성이 강한 화합물질로 알려진 '2,3,7,8-테트라클로로디벤조-p-다이옥신(2,3,7,8-Tetrachlorodibenzo-p-dioxi·TCDD)'이 이번 조사에서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다이옥신이 검출된 지점은 주택 밀집 지역이며, 부영공원 주변지역에서도 검출됐다.

TCDD는 베트남 전쟁에서 사용된 악명 높은 '에이전트 오렌지'의 오염 물질로 알려졌다. 에이전트 오렌지는 고엽제 중 하나를 뜻하는 암호명으로 미군은 베트남 전쟁에서 에이전트 오렌지를 무차별적으로 살포했다. 베트남 외무성은 미군의 고엽제 살포로 인해 사망자와 장애자 40만 명이 발생했으며, 아동 50만 명이 기형으로 태어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부평구와 민관공동조사단은 이러한 '다이옥신과 제초제 분석 결과'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며 <부평신문>이 입수한 보고서에 대해서도 확인을 거부했다. 다만 부평구는 "관련 부처와 협의해 추후 대응 방향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관공동조사단에 속해 있는 시민단체들은 오염이 확인된 부영공원에 대한 복원을 국방부에 요구하고, 환경조사 지점을 늘려 정밀조사를 시행할 것을 환경부에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평미군기지, #다이옥신, #캠프마켓, #고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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