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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연지공원의 아름다운 풍경.
▲ 연지공원 김해 연지공원의 아름다운 풍경.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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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빌딩 숲과 아스팔트 그리고 회색빛 하늘로 물든 도심은 삭막하기 이를 데가 없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인의 생활이지만, 우리에겐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 부족한 것이 현실. 짧은 휴가를 마치는 지난 14일. 김해 연지공원은 도심속에서 그나마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자연자원이다. 거기엔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의 근원인 맑은 물과 공기가 함께 하고 있었다.

김해 연지공원 내 체육시설.
▲ 연지공원 김해 연지공원 내 체육시설.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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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날씨임에도 숲길로 들어서자 서늘함이 느껴진다.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운동기구에 허리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몸을 푸는 사람. 벤치에 삼삼오오 모여 장기를 두는가 하면, 음료를 마시며 대화에 열중인 사람 모두가 여유롭고 평화로운 모습이다.

김해 연지공원 호수에 핀 수련.
▲ 수련 김해 연지공원 호수에 핀 수련.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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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내동에 위치한 연지공원은 9만 6천㎡의 면적에 호수와 산책로 등 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호수에는 연꽃과 어리연 등 각종 수생식물이 자라고, 물속에는 붕어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물고기가 노닐고 있다. 여러 가지 운동기구를 비치해 놓고, 공놀이할 수 있는 농구장까지 갖추고 있어, 건강지킴이로서 공원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 길은 걷기에도 편하게 잘 조성돼 있다. 호수에는 수련과 어리연이 활짝 피어 여행자를 반긴다. 연꽃은 폈다 졌는지, 꽃을 볼 수가 없다. 또 다른 수생식물인 부들을 보면 연상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핫도그 모양을 단 열매가 그것. 부들은 꽃가루받이가 일어날 때 부들부들 떨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이름이 참으로 재미가 있다.

회색빛 도심 분위기 전환은 호수가 있는 김해 연지공원에서

김해시 내동에 위치한 연지공원. 호수가 참으로 좋다.
▲ 연지공원 김해시 내동에 위치한 연지공원. 호수가 참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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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를 한 바퀴 도는 지점에 이르자 나무 데크가 호수를 가로지른다. 먼 산의 산자락도, 키 큰 나무도, 내 얼굴도, 물에 비치는 모습을 보면서 물위를 걷는 기분에 흠뻑 빠져 들었다. 접시꽃 모양을 한 분수가 물을 뿜고 있다. 하늘과 호수에 그려진 하얀 물줄기는 움직이는 한 폭의 수채화와도 같다. 경전철 위로 달리는 전동차가 그림 위에 나타났다 이내 사라져 버리고 만다.

김해 연지공원 호수에 사는 물고기.
▲ 물고기 김해 연지공원 호수에 사는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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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원 호수에는 음악분수대가 설치돼 있다. 길이 50m, 높이 30m의 부력체에 태양분수, 안개분수, 공작분수, 물결분수 등과 워터스크린, 레이저 쇼도 연출한다. 안내표지판을 보니, 시간별로 공연시간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시간을 알려면 김해시(공원녹지과, 055-330-4413)에 문의해야 할 것만 같다. 공원에는 대형 조각품도 몇 점 전시해 놓아 정서함양에도 좋게 느껴진다. 대단위 아파트 사이에 자연미와 조형미를 감안하여 만든 인공호수는 휴식공간으로는 최고의 조건이 아닌가 싶다.

다음으로 들른 곳은, 연지공원에서 약 2km 떨어진 김해민속박물관. 김해시 봉황동에 소재한 이 박물관은 연면적 865㎡ 2층 건물로, 2005년 10월 개관하였으며, 김해지역 민속유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김해민속박물관 입구에 있는 달구지.
▲ 달구지 김해민속박물관 입구에 있는 달구지.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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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입구에 들어서자 눈에 익었던, 나무바퀴로 만든 달구지 한 대가 놓여 있다. 벽면에는 사진을 찍은 박물관장 명의의 설명문도 함께 붙어 있다.

"대개 수레바퀴가 양쪽에 각기 하나씩 2개가 달려 있다. 남도 지방에서는 소의 목에 멍에를 걸고 밧줄을 차체에 매어서 끌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북도 지방에서는 멍에에서 차체까지 직접 장대로 연결되어 있으며, 바퀴는 옛날에 나무바퀴에 쇠테를 두른 것을 사용했으나, 근래에 와서는 자동차 바퀴로 대치되었다."

논에 물을 대는 농기구 무자위.
▲ 무자위 논에 물을 대는 농기구 무자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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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으로 들어서자, 전시품은 하나 같이 예전에 써 왔던 물건이요, 즐겨했던 놀이도구며,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들이다. 제기차기, 쥐불놀이, 썰매타기, 팽이치기, 연날리기 등 전통놀이에 대한 설명문을 읽으니 옛 어린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어릴 적 먹고 살기 힘들었기 때문일까, 초가집 사진을 보니 울컥하는 설움이 북받쳐 오른다. 할머니를 이어 어머니 세대까지 써 왔던 베틀도 생생한 기억으로 떠오른다.

바쁜 현대생활 잊고 살거나, 경험하지 못한 이를 위한 김해민속박물관

김해민속박물관 2층 전시관.
▲ 김해민속박물관 김해민속박물관 2층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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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으로 올라가자 안방, 부엌, 사랑방이 배치돼 있다. 장독대 옆에는 감나무도 한 그루 서 있다. 곡식을 거두고, 말리고, 고르는 연장도 여러 가지. 김을 매고 물을 대는 연장에서, 씨 뿌리고 밭을 가는 연장까지 어느 것 하나 눈에 익지 않은 것이 없다. 헛간도, 변소도, 옛날 모습과 똑 같이 재현해 놓았다.

'처가와 변소는 멀어야 좋다'는 좋다는 옛말이 있듯이, 예전에는 변소에 가기가 어찌 그리 겁이 났던지. 통구시는 뒷간의 경남지역 방언으로 변소를 일컫는 말. 어른들의 옛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린아이가 통구시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밤에는 더욱 변소 가기가 겁이 나곤 했다.

김해민속박물관 1층 전시관.
▲ 민속박물관 김해민속박물관 1층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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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의 만남, 민속이해의 장'이라는 주제를 가진 1층에는 전시안내, 무자위, 민속의 변천사 과정, 우리의 멋, 풍속도, 민초들의 생활문화와 혼례용품, 민속의 소리 그리고 김해의 민속 문화가 전시돼 있다. '민속생활관, 생활재현관'을 조성해 놓은 2층에는 우리옛집, 농사에 필요한 각종 연장, 농경문화의 이해, 신발과 대장간, 소 쟁기, 볏짚 짜기 도구, 장독대, 변소, 헛간 그리고 도자기류를 전시해 놓았다.

김해민속박물관 전시관 모습.
▲ 김해민속박물관 김해민속박물관 전시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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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살아 숨쉬는 자연을 만나는 연지공원. 바쁜 현대생활로 옛 시대를 잊고 사는 어른들이나, 옛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어린아이들에게는 좋은 교육의 장이 되는 민속박물관. 김해연지공원에서는 바쁜 생활에서 묻은 때를 씻어 보자. 김해민속박물관에서는 옛 추억으로 돌아가 보자. 분명 한 단계 높아진 여행의 묘미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남 거제지역 신문인 <거제타임즈>와 블로그 <안개 속에 산은 있었네>에도 싣습니다.



태그:#김해연지공원, #김해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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