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전국여성노조대구경북지부 소속 경북지역 학교비정규직 400여 명은 14일 오후 경북도교육청 앞에서 "교육감이 직접 고용하고 호봉제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전국여성노조대구경북지부 소속 경북지역 학교비정규직 400여 명은 14일 오후 경북도교육청 앞에서 "교육감이 직접 고용하고 호봉제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경북의 한 초등학교에서 11년째 급식조리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 아무개(41)씨는 수업이 없는 날과 방학을 제외하고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급식조리원으로 일을 해 한달 98만 원가량을 받는다. 하지만 경력은 인정되지 않아 처음 들어온 조리원들과의 임금격차가 없다.

포항의 한 중학교에서 급식조리원으로 일하는 김아무개(46)씨도 학생들의 맛있는 급식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16년을 일했지만 학생수의 감소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언제 그만둬야 할 지 알 수 없어 불안하기만 하다.

학교비정규직, 경북교육청이 직접 고용 대답해야

경북교육청 소속의 공사립학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400여 명은 14일 오후 경북교육청 앞에서 교육감이 직접 고용하고 호봉제를 실시할 것과 정규직과의 차별을 해소할 것 등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국여성노조 대구경북지부 소속 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학교 비정규직 철폐'라고 쓰인 핑크색 조끼를 입고 호봉제 쟁취, 교육감 직고용, 경북교육청의 교섭거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경북교육청 소속 학교비정규직은 1만4천여 명에 달하고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으나 100만 원 안팎의 저임금과 차별을 받고 있다"며 "교육을 책임지는 학교에서부터 비정규직을 없애고 차별을 철폐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2월 중앙노동위원회가 '공립학교에 근무하는 학교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단체교섭권자는 교육감'이라는 결정에 따라 경북교육감이 단체교섭에 나서 직접 고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4월의 고용노동부 결정에 따라 교육감을 대상으로 하는 단체교섭에 강원·경기·서울·광주·전남·전북 교육감은 이미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구와 경북교육감은 학교장이 교섭당사자라며 교섭을 거부한 데 대해 규탄했다.

전국여성노조 배현주 대경지부장은 "학교비정규직은 최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우리와의 교섭을 요구하며 수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경북 교육감은 나오지 않고 우리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교조 황대철 경북지부장은 "교육을 책임지는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 급식조리원, 과학보조원, 교무보조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같이 호흡하지 못했다"며 "제도가 비정규직과 정규직으로 갈라 차별대우를 용인하도록 한 것을 끝장내야 한다" 말했다.

이전락 민주노총 경북본부장도 "학생들의 건강권을 책임지고 있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경북교육청은 협상의 테이블로 나와 이들의 최소한의 요구를 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지고 위탁급식은 대량해고와 급식의 질 저하

전국여성노조 대구경북지부 소속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 14일 오후 경북교육청 앞에서 교육감 직고용과 호봉제를 요구한 가운데 최근 부분위탁 논란을 빚고 있는 포항 동지중고의 학교급식조리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전국여성노조 대구경북지부 소속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 14일 오후 경북교육청 앞에서 교육감 직고용과 호봉제를 요구한 가운데 최근 부분위탁 논란을 빚고 있는 포항 동지중고의 학교급식조리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이날 결의대회에는 9월부터 부분위탁을 하기로 한 포항 동지중고등학교 급식조리원들도 참여해 위탁철회를 요구했다. 현재 동지중고등학교는 급식조리원 12명이 지난 1월부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어 정년이 보장되지만 학교 재단이 지난 7월 2일 학교의 식재료를 납품하는 업체와 부분위탁 계약을 맺은 상태다.

동지고 급식조리원 이미경씨는 "이번 런던올림픽 유도에서 금매달을 딴 김재범 선수와 이명박 대통령의 모교인 동지고에서 유도부, 기숙사 학생들까지 하루 세 끼를 책임지는 우리는 토요일·일요일·공휴일도 없이 매일 오전 5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1500명 학생들의 양질의 급식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며 "그러나 학교는 인력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를 위탁업체에 넘기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 씨는 "조리원들의 근무여건이 나빠지면 급식의 질은 당연히 저하될 것"이라며 "식중독 사고의 99%가 위탁급식에서 발생되는 사실만 봐도 절대로 위탁급식이 이루어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모인 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호봉제 도입, 교육감 직고용, 토요유급화, 급식종사자 위험수당 도입, 동지고 위탁급식 철회를 요구하고 여성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교육감이 즉각 나올 것을 촉구했다.


태그:#학교비정규직, #경북교육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