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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똑같은 피해가 발생했는데, 행정은 도대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의문입니다."

폭우로 인해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를 입은 김진영(33)씨는 군산시 행정에 대해 울분을 터트렸다. 지난 13일 새벽 내린 344mm라는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군산시에 재난구호 및 봉사의 손길이 이어지는가운데, 매년 같은지역에 침수피해가 반복되지만 군산시의 대책마련은 제자리 걸음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군산시는 지난 2010년 235mm, 2011년 301mm, 올해 444mm 등 지속적으로 강우량이 증가하면서 폭우대책수립 마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군산시는 대책수립 마련보다는 "기습적인 폭우는 손쓸 방법이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만을 내놓고 있어 시민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산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산북주공, 소룡동 쌍데빌 아파트 주민들은 한 목소리로 "토사붕괴 위험이 있다고 군산시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지금까지도 절차와 예산타령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소룡동 쌍데빌 아파트 절개지 붕괴현장
 소룡동 쌍데빌 아파트 절개지 붕괴현장
ⓒ 황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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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 산사태 안전점검 실시... 결과는 '양호'

군산시는 산사태 위험과 관련해 사전에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는 했지만, 이들 아파트 지역 절개지에 대한 점검 및 대책마련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번에 사고가 난 쌍데빌 아파트 인근 절개지의 경우, 지난해 7월 폭우로 인해 토사가 무너져 내려 보수공사를 실시했던 곳이다. 더욱이 현재 피해지역인 쌍데빌 106동 인근 주민들은 절개지에 이미 빗물이 스며든 상태에서 향후 추가 붕괴위험에 따른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군산시는 지난해 물난리 이후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피해가 극심했던 나운동, 월명동 지역에 하수로 추가 설치, 우수저류조 설치 등의 대책을 마련·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도 우수저류조 설치 사업은 시작도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수저류조 설치사업은 나운동 등 상습침수구역 지하에 대형저수조를 설치하는 사업으로서, 하수관이 감당하지 못한 빗물을 저장, 침수피해를 막는 데 목적이 있다.

침수된 서흥남동 일대 도로
 침수된 서흥남동 일대 도로
ⓒ 황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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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 "하수관 재공사 필요... 막대한 예산이 문제"

한편,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군산시는 복잡한 행정절차와 막대한 예산확보가 걸림돌이라는 입장이다. 군산시 재난관리과 관계자는 "해마다 강수량이 늘어나고 있어, 하수관이나 절개지에 대한 보강이 필요한 점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라며 "하지만 도심지역 하수관은 대개 30년 전에 설비된 시설로서, 당시에는 최대 강수량을 시간당 30mm정도로 설계한 것으로 안다. 물론 재공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소모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 대다수는 예술의전당 등 수백억 원 규모의 토목사업의 경우 '신속·정확'하게 추진하는 군산시가 정작 필요한 사업추진 및 예산확보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침수된 지하상가
 침수된 지하상가
ⓒ 황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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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에 피해를 입은 나운동 지역 상인들에 의하면 나운동 침수피해는 무려 7년째 계속되고 있으며, 근본적인 문제인 협소한 배수시설에 대한 꾸준한 개선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지만 군산시는 요지부동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운동 주민 김모(48)씨는 "허구한 날 예산 탓만 하는 것은 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면서 "군산시 공무원들은 아마도 '내년에는 폭우가 오지 않겠지'라며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질타했다.

한편, 군산시는 도심지역 침수와 관련해 이미 지난 2007년 '하천정비계획'을 수립하면서 당초 농지정리지역이었던 수송·미장동 일대가 택지지역으로 개발이 확대 될 것으로 예상, 대체 저류지 확보나 경포천 범람에 대비한 상류부 방수로 건설 등 다양한 방제계획을 준비했지만 예산부족을 이유로 제자리걸음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저널 서해타임즈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군산폭우, #산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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