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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구성작가협의회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방송통신위위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PD수첩 해고 작가들의 복직을 요구했다.
 MBC 구성작가협의회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방송통신위위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PD수첩 해고 작가들의 복직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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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MBC(문화방송)의 대주주인 9기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들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공식 활동에 들어간 가운데, 지난달 25일 MBC로부터 전원해고된 PD수첩 작가들이 방문진 이사들에게 복귀를 촉구했다.

MBC 구성작가협의회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위치한 방통위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임 방문진이 PD수첩의 정상화, 나아가 MBC의 정상화를 위해, PD수첩 작가 전원복귀를 위해 함께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0일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이 MBC 특보를 통해 "그 분들이 한 프로그램의 종신작가가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는 주장에 대해 "작가들을 공개적으로 짓밟는 망언"이라며 "부당해고에 항의하는 PD수첩 작가들을 '종신작가'로, 자리를 두고두고 꿰차려는 파렴치한으로 매도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돈, 명예와 거리가 멀고 피로와 스트레스를 달고 살지만 긴 시간 동안 시사프로그램 작가라는 직업적 소명의식에 충실했다"고 덧붙였다.

적게는 4년에서 많게는 12년까지 PD수첩에서 일해온 작가 6명은 지난달 25일 MBC 경영진으로부터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며 해고를 통보받았다.

"씹던 껌 취급, 자존감 내동댕이 쳐"

백종숙 MBC 구성작가협의회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측이) 작가들을 씹던 껌 취급하고 자존감을 땅에 내동댕이 쳤다"며 "사태해결에 수수방관하면서 작가들의 자존심을 짓밟은 MBC 사측을 위해 상급기관인 방문진과 방문진 신임이사들에게 간곡히 요청한다"며 복직을 촉구했다. 백 회장은 "설사 이번 사태로 PD수첩과 MBC에 정이 뚝 떨어졌다고 해도 반드시 돌아가야 한다"며 "그것이 이번 사태로 자존감이 짓밟힌 전 작가들의 자존감을 되찾는 길이며, 돌아가는 그날을 위해서 작가들은 싸울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8년부터 PD수첩에서 일하다 이번에 해고된 장형운 작가는 "사측은 PD수첩 방송재개가 불투명한 것을 여섯 명의 작가들과 저희들의 원직 복직을 요구한 2500명의 작가들에게 돌린다"며 "PD수첩이 방송되지 않는 것은 작가들의 탓, PD들의 탓이 아닌 해고를 내린 MBC에 있다"고 꼬집었다. 장 작가는 '연은 순풍이 아니라 역풍이 날 때 가장 멀리 난다'는 동료 작가의 메시지를 들어 "앞으로 언제까지 될지 모르겠지만 어렵고 힘들더라도 끝까지 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12년째 PD수첩에 몸담았던 정재홍 작가는 MBC 사측이 해고 이유로 내세운 '분위기 쇄신'에 대해 "분위기 쇄신하려면 사무실에 화분을 갖다놓든지 에어콘을 빵빵하게 틀어주든지 해야 할 거 아니냐"며 "왜 비정규직 작가들의 목을 자르고 길거리로 내몰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작가는 이번 해고가 "다만 6명 작가의 생존만이 걸려 있는 게 아니다"며 "한국탐사보도의 생명을 이어온 PD수첩이 무력화됨으로써 방송의 비판정신을 말살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MBC구성작가협의회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방송통신위위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PD수첩 해고 작가들의 복직을 요구했다.
 MBC구성작가협의회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방송통신위위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PD수첩 해고 작가들의 복직을 요구했다.
ⓒ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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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이사님들, 우리 사장님 좀 말려줘요"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MBC 구성작가협의회 소속 작가 20여 명은 '비판정신 NO! 권력눈치 YES', '대한민국 모든 작가들을 적으로 만드는 용감한 사장님, 김재철 사장님', '피디, 기자 해고에 작가 해고까지! 방문진 이사님들 우리 사장님 좀 말려줘요~~~!'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13일 MBC 시사제작피디들도 성명을 내어 해고 작가들의 복직을 촉구했다. 이들은 사측이 해고 이유로 내세운 분위기 쇄신은 "오히려 PD수첩의 고발기능을 거세한 보직 간부들의 몫"이라며 "MB 무릎기도 사건,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 검증, 내곡동 사저 등 정권 비판적인 프로그램 아이템은 유독 PD수첩에서만 원천 봉쇄됐다"고 주장했다.

최승호 전 PD수첩 피디는 14일 기자회견에서 "분위기 쇄신을 위해 책임을 져야 할 1번 타자는 백종문 본부장, 김철진 교양제작국장, 김현종 시사제작국장, PD수첩의 배연규 팀장"이라며 "피디들과 함께 동고동락했던 작가들을 다 쫓아내는 것은 김재철 체제가 보여주는 극한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최 전 피디는 지난 6월 20일 파업에 참여해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바 있다.

한편, 2500여 명의 작가들로 구성된 한국방송작가협회(이사장 이금림)는 10일 PD수첩 작가 해고 사태와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비대위는 MBC 사측이 PD수첩 작가를 복귀시킬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자 방문진과 방통위에 전원 복귀를 촉구할 예정이다. 비대위는 이미 13일 오전, 이계철 방통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이번주 내로 신임 방문진 이사들에게도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PD수첩 작가#MBC#김재철 사장#방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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