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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거렸다. 12일은 내가 처음으로 '락 페스티벌'이라는 곳에 가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선택한 공연은 2012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 이었다.

최근 해마다 국내에서 다양한 락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문화로 다가가고 있기 때문에 나 또한 그들과 함께 그 속에서 '뜨거운 열정' 느껴보고 싶었다. 내가 자주 가던 야구장에서의 응원이 아닌 노래에 몸을 한번 맡겨 보고 싶었다. 페스티벌은 3일 동안 열렸지만 도전하는 겸 이번에는 하루(12일)만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내리는 비도 관객들의 열정을 못 막은 펜타포트

올해로 7번째를 맞는 펜타포트는 처음으로 경인 아라뱃길 인천터미널에서 열렸다. 12일은 서울·경기 권에 100mm이상의 강우예보가 있었다. 공연장 펜타포트스테이지와 드림스테이지에 도착한 오전 11시 경, 하늘은 이미 먹구름이 껴 있었다. '비가 오면 공연을 보는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락 페스티벌을 자주 간다는 김소연(20)씨는 "오히려 비가 오면 더 즐겁다. 이유는 나중에 알 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첫 시작인 대만그룹 'TIZZY BAC'의 뜨거운 공연이 시작됐고, 이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가 오면 더 즐거운 이유는 곧 알게 됐다. 형형색색의 우의로 갈아입은 관객들은 빗물과 땀이 한데 어울려져 더 '미친듯이' 뛰며 음악에 몸을 맡기기 시작했다.

Tizzy Bac의 공연을 선두로 펜타포트의 마지막날 공연이 시작됐다
 Tizzy Bac의 공연을 선두로 펜타포트의 마지막날 공연이 시작됐다
ⓒ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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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내내 비가 오락가락했다. 오히려 우의를 입은 관객들의 모습이 즐거워보였다.
 공연내내 비가 오락가락했다. 오히려 우의를 입은 관객들의 모습이 즐거워보였다.
ⓒ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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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서야 나 역시 '미친듯이' 선수들 응원가를 부르고, 열심히 손동작, 발동작을 앞세워 응원하지만,  락 페스티벌의 '첫 경험' 이라 그런지 처음에는 몸이 반응하지 않았다. 

바이바이 배드맨, 데이브레이크...나를 뛰게 하다

본격적으로 몸이 반응하기 시작한 건 그 다음 무대였던 '바이바이 배드맨'과 '데이브레이크'였다. 이들은 내가 평소에 알고 있던 가수들이었기 때문에 기대가 컸다. 혼성 5인조 밴드 바이바이 배드맨은 1집 수록곡 <노랑머리> <LOW> <Golden Nightmare>등의 노래를 부르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나는 이 공연에서 몸은 흔들었지만, '방방' 뛰지는 않았다. 하지만 조금씩 시동이 걸리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몸에 음악을 맡긴 건, 데이브레이크의 공연 때였다. 이들은 바이바이 배드맨처럼 강한 비트의 음악은 아니었지만, 데이브레이크의 특유의 부드러움과 락 페스티벌의 즐거운 분위기가 어울려져 흥겨웠다. 4인조 밴드 데이브레이크는 <범퍼카>를 시작으로 히트곡 <좋다> <들었다 놨다> 등의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나는 이들의 공연 때, 처음으로 노래에 몸을 맡기고 자유롭게 다른 관객들과 함께 어울렸다. 막상 어울려보니 아무것도 아니었다. '왜 이런 즐거움을 진작 몰랐을까'라는 아쉬움도 들었다.

나를 처음으로 노래에 몸을 맡기게 해 준 데이브레이크의 공연
 나를 처음으로 노래에 몸을 맡기게 해 준 데이브레이크의 공연
ⓒ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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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쉬지 않고 매 공연에 참석했다. 일본 하드코어 락 밴드 '콜드레인'은 놀라운 가창력과 관객들을 압도하는 분위기를 앞세워 공연했다. 나는 이들의 노래는 하나도 몰랐지만, 뜨거운 무대만큼은 관객들과 열심히 즐겼다. 온 몸의 스트레스가 풀릴 정도로 말이다.

2인조 밴드 10cm의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2인조 밴드 10cm의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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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미로운 랄라스윗의 목소리로 펜타포트를 마감하다

나의 마지막 공연은 2인조 밴드 랄라스윗의 무대였다. 랄라스윗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는 이곳 공연장에서 약간 떨어진 레이크사이드 스테이지로 가야 했다. 원래는 셔틀버스가 운행되는 것이었지만, 주최 측에서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운행이 되지 않고 있었다. 공연시간이 임박해 있었고, 행여나 공연을 조금이라도 놓칠까봐 나는 빗속을 뚫고 열심히 뛰어갔다.

레이크사이드는 상대적으로 작은 공연장이었다. 랄라스윗 공연장에는 약 80여 명의 관객밖에 모이지 않았지만, 오히려 랄라스윗의 공연을 조용히 즐기기에는 오히려 충분했다. 그리고 이 공연장은 다른 공연장과 달리 노래하는 가수들 바로 앞에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덕분에 나는 더욱 생동감 있게 공연에 집중할 수 있었다.

랄라스윗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나의 펜타포트 마지막을 즐기기에 충분했다
 랄라스윗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나의 펜타포트 마지막을 즐기기에 충분했다
ⓒ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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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라스윗은 <Blind Eyes> <우린 지금 어디쯤에 있는 걸까> <soso> 등의 노래를 불렀다. 공연장에 퍼지는 이들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펜타포트의 하루를 마감하기에 충분했다.

펜타포트 공연은 밤늦게까지 계속됐지만, 나의 첫 락 페스티벌 참가는 여기까지였다. 하지만 나는 처음에 보려고 계획했던 공연은 모두 다 봤다. 목표달성을 했으니 나는 충분히 만족했다.

이렇게 나는 인천에서 비오는 여름날의 새로운 추억을 만들었다. 일종의 도전이기도 했던 락 페스티벌의 '첫경험'은 잊지 못할 것이다. 아마 또 기회가 있다면 다른 락 페스티벌에 도전하는 날이 다시 오지 않을까, 벌써부터 기대해 본다.


태그:#인천, #펜타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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