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열린 싸이의 콘서트

11일 열린 싸이의 콘서트 ⓒ YG엔터테인먼트


 무대를 중심으로 사방에서 터지는 물줄기

무대를 중심으로 사방에서 터지는 물줄기 ⓒ YG엔터테인먼트


'반포대교'를 아시나요? 가수 싸이의 공연에서 볼 수 있는 무대효과인데요. 단, '반포대교'를 맞으려면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써야 하죠. 안 그러면 다 젖을 테니까요. '반포대교'는 무대에서 객석으로 물이 뿜어져 나오는 효과를 뜻합니다.

11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보조경기장에서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 36)의 콘서트 <썸머스탠드 훨씬 THE 흠뻑쇼>가 열렸습니다. 3만여 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으면서 예정보다 20분가량 지연된 오후 7시 20분께 시작됐습니다.

 2NE1 박봄이 싸이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섰다. 박봄과 싸이는 6집에 수록된 신곡 '어땠을까'를 열창했다.

2NE1 박봄이 싸이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섰다. 박봄과 싸이는 6집에 수록된 신곡 '어땠을까'를 열창했다. ⓒ YG엔터테인먼트


 11일 열린 싸이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노홍철이 출연했다. 노홍철과 싸이는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불렀던 '흔들어주세요'를 선보였다.

11일 열린 싸이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노홍철이 출연했다. 노홍철과 싸이는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불렀던 '흔들어주세요'를 선보였다. ⓒ YG엔터테인먼트


 게스트로 등장한 가수 성시경과 싸이. 10일 <1박2일> 촬영을 했던 성시경은 피곤함을 호소하면서도 싸이의 콘서트를 찾아 우정을 과시했다.

게스트로 등장한 가수 성시경과 싸이. 10일 <1박2일> 촬영을 했던 성시경은 피곤함을 호소하면서도 싸이의 콘서트를 찾아 우정을 과시했다. ⓒ YG엔터테인먼트


공연장에 들어선 관객들은 비닐 가방 하나를 받았습니다. 그 안에는 싸이가 준비한 파란색 우비와 야광봉, 6집 <싸이6甲 Part.1>과 부채가 들어 있었습니다. 관객들은 이미 2011년 한차례 경험해본 것처럼 익숙한듯 우비를 꺼내 입고, 들고 온 짐은 비닐 가방에 넣었습니다. 드디어 3시간에 걸친 대장정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첫 곡 'Right Now(라잇 나우)'를 부른 싸이는 시작부터 시원하게 물을 쐈습니다. '오늘밤새' '내 눈에는' '새'에 신곡 '청개구리'까지 숨 가쁘게 이어지는 동안 제설기까지 등장했습니다. 관객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방방 뛰었습니다. 싸이 또한 공연장을 꽉 채운 관객의 열띤 함성에 힘을 얻었습니다.

게스트였던 2NE1이 무대를 꾸미고, 노홍철이 등장하며 <무한도전> 가요제 속 '철싸'도 오랜만에 한 무대에 섰습니다. 레이저에 이어 폭죽까지 잠실의 하늘을 수놓았죠. 그런데 문제는 그 뒤에 일어났습니다. 무대 위 철제구조물에 설치했던 막에 폭죽 불꽃이 튀면서 불이 붙은 것이죠.

 공연 중 터진 폭죽으로 무대 위 설치했던 하얀 막에 불이 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끝'을 부르다 중단한 싸이는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며 침착하게 사태를 마무리했다.

공연 중 터진 폭죽으로 무대 위 설치했던 하얀 막에 불이 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끝'을 부르다 중단한 싸이는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며 침착하게 사태를 마무리했다. ⓒ YG엔터테인먼트


'끝'을 부르던 싸이는 결국 노래를 중단하고 진화에 나섰습니다. 관객은 조금씩 웅성였지만 싸이는 개의치 않았습니다. 싸이는 "동요하면 다소 민망한 상황이다. 심지어 멋있다"면서 "얼마나 불같이 놀았으면 불이 나느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불길이 번졌지만, 싸이는 자신이 작곡했던 이승기의 '내 여자라니까'를 무반주로 불렀고, 그사이 '반포대교'와 제설기가 불길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공연은 계속됐습니다.

게스트로 등장한 성시경이 열광하는 관객에게 혀를 내두르는 사이, 싸이는 여장에 도전했습니다. 알려진 대로 씨스타가 아닌 '싸스타'로, 그리고 레이디 가가의 친구 '레이디 싸싸'가 된 것이죠. '나 혼자'를 소화한 싸이는 '포커 페이스'를 열창하며 가슴에서 불꽃을 쐈습니다. 

 싸이가 11일 열린 콘서트에서 '레이디 싸싸'로 변신했다. '포커 페이스'에 맞춰 춤을 춘 그는 가슴에서 불을 내뿜기도 했다.

싸이가 11일 열린 콘서트에서 '레이디 싸싸'로 변신했다. '포커 페이스'에 맞춰 춤을 춘 그는 가슴에서 불을 내뿜기도 했다. ⓒ YG엔터테인먼트


 레이디 가가 패러디 '레이디 싸싸'로 등장해 가슴에서 불을 내뿜는 싸이

레이디 가가 패러디 '레이디 싸싸'로 등장해 가슴에서 불을 내뿜는 싸이 ⓒ YG엔터테인먼트


12년 동안 굴곡 있는 가수 생활을 해온 싸이지만 최근 발표한 신곡 '강남스타일'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싸이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 또한 커졌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날 싸이의 콘서트에서는 미국 CNN, ABC,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 통신사 로이터 취재진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강남스타일'이 울려 퍼지면서 콘서트는 절정에 달했습니다. 싸이는 말춤을 췄고, 관객을 넘어선 '광객'은 함성으로 답했습니다. 

 11일 열린 싸이의 콘서트

11일 열린 싸이의 콘서트 ⓒ YG엔터테인먼트


'강남스타일'을 끝으로 예정된 공연은 모두 끝났습니다. 하지만 싸이의 콘서트는 그때부터 시작입니다. 1990년대 댄스곡을 메들리로 선보이더니 'My Way(마이 웨이)'를 부르며 가수로 살아가는 속내를 털어놓았습니다. 관객과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하더니 소주를 받아들고 원샷도 합니다. 단순히 '가수'와 '관객'을 뛰어넘어 사람 대 사람으로 교감하는 시간입니다.

콘서트를 준비하며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공연 중간중간 일어나는 돌발 상황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그입니다. 하지만 싸이는 관객에게 최고의 3시간을 선사했습니다. "오늘 하루 곱씹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정도로요.

싸이씨. 당신이 동시대를 사는 '광대'라서, 당신의 공연을 즐길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워터스크린에 비친 싸이의 모습

워터스크린에 비친 싸이의 모습 ⓒ YG엔터테인먼트



 콘서트 중 웃는 싸이의 모습

콘서트 중 웃는 싸이의 모습 ⓒ YG엔터테인먼트


싸이 콘서트 화재 흠뻑쇼 강남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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