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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0일 오후 9시 5분]

 

"우리 새누리당을 깨끗이 하자는데 반대하는 분은 무슨 당인가."

 

김문수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가 자신을 향해 야유를 쏟아내는 당원들에게 호통을 쳤다. 그는 10일 오후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작심한 듯 박근혜 후보를 맹공격했다. 그는 "박근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 하면서 (새누리당의) 돈 공천이 다시 살아났다, 이것 청소해야 한다"며 "김문수와 함께 더렵혀진 새누리당을 깨끗이 청소하자"고 주장했다.

 

4.11 총선을 거쳐 당 최대주주로 떠오른 박근혜 후보를 거침없이 비판하는 그에게 엄청난 야유가 쏟아졌다. 김 후보 측 지지자들의 '김문수' 연호와 야유 소리가 경쟁하듯 쏟아졌다. 김 후보는 전날 '봉변'을 당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때와 달리, 박근혜 후보와 '뇌물공천 의혹'을 직접 연결시켰다.

 

김 후보는 "여러분이 아시는 것처럼 박근혜 후보의 최측근이 공천장사를 해서 (새누리당이) 위기에 봉착했다"며 "박근혜 후보의 최측근과 친인척 비리를 완전히 청산하지 않고서는 우리 새누리당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당의 전권을 가졌던 박근혜 후보가 공천위원을 모두 임명하고 모든 비상대책위원을 임명했는데 지금 우리 당이 이게 뭔가"라며 뇌물공천 의혹의 근본 원인을 박 후보에게 돌렸다.

 

박 후보가 수차례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힌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김 후보는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와 관계 없다고 했지만 언론에 보도되는 것 보라"면서 "정수장학회 깨끗히 정리하지 않고선 새누리당은 대선에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문수가 대통령이 되면 비리대가 됐던 청와대를 깨끗한 청렴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비박(非朴) 후보들도 '뇌물공천 의혹' 문제를 거론하며 박 후보를 견제하고 나섰다. 임태희 후보는 "공천은 내 말 잘 듣는 사람을, 내 심부름 잘 하는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일 잘 하고 국민 심부름 잘 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라며 4월 총선을 거쳐 당을 장악한 친박을 비난했다.

 

김태호 후보는 "공천비리 파동 같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쇄신하는 새누리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 내 소수의 목소리와 다른 색깔이 사라졌다, 조금만 다른 소리를 하면 대선승리의 걸림돌이 된다고 무시하고 있다"며 "당 안의 모든 사람들이 똘똘 뭉쳐도 모자를 판에 당이 깨지는 소리가 난다, 마이너스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서로 상처를 입혀도 아물 수 있는 상처 입혀야"

 

박근혜 후보는 "이번 경선은 치열하면서도 화합을, 상대방을 공격하면서도 기본적인 배려는 있어야 한다"고 맞받았다. 춘천 호반체육관에 모인 강원지역 당원들은 그의 '반격'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박 후보는 이날 연설 중에만 총 22번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강원도민들은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셨다, 정신을 바짝 차려서 민생을 살리고 강원도를 발전시키라는 뜻 아니겠나"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경선은 우리가 해야 할 정책과 비전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선 과정에서)서로에게 상처가 나더라도 아물 수 있는 상처여야 한다"며 자신을 향한 비박 후보들의 강도 높은 공격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박 후보는 남북관계와 안보의 적임자로 자신을 내세우며 다른 비박주자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박 후보는 "남북관계의 긴장이 높아지면 힘들어지는 곳이 이곳 강원도"라며 '입으로만 평화를 외치면서 안보를 흔들리게 하고 남북관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야당은 그 일(남북관계 발전)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 박근혜, 과거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국가보안법을 지켜냈다"며 "단호할 땐 더 단호하고 유연할 땐 더 유연한 균형 있는 대북정책으로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젊었을 때부터 (퍼스트레이디로) 세계 정상들을 만나며 외교 무대에서 많은 경험을 했고 정치를 시작하면서 세계의 많은 정상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었다"며 "한미동맹을 부정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는 세력이 이 일을 해낼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한편, 박근혜 캠프는 이날 오후 당 경선관리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김 후보의 이날 연설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 경선과정에서 '뭇매'를 맞던 박근혜 후보 측의 첫 공식 문제제기다.

 

박근혜 캠프는 구체적으로 "박근혜 후보 최측근이 공천장사를 해서", "박근혜 후보의 최측근과 친인척 비리를 완전히 청소해야"라는 김 후보의 이날 연설 발언을 문제 삼았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 최태민 목사 등과 박 후보를 등장시킨 김 후보 측의 자유주제 동영상 '남과 여'에 대해서도 "비방을 목적으로 특정후보의 사진을 악용한 동영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근혜 캠프는 "김 후보의 발언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나 있지도 않은 허위사실을 가지고 상대 후보를 음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 명백한 비방이자 흑색선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후보자의 비방 및 흑색선전, 인신공격, 지역감정 조장행위를 금지한 당 대통령후보자선출규정 39조 6호를 위반한 것"이라며 "당내 경선이 공정경선, 상생경선, 화합경선으로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선거관리위원회의 엄중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태그:#김문수, #박근혜, #공천뇌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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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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