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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 글래스고 햄던파크 경기장에서는 여자축구 G조 예선 북한과 콜롬비아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던 북한 선수단이 경기장에서 갑자기 퇴장했다. 경기 시작 전 선수소개 화면에 북한 선수소개와 함께 인공기가 아닌 태극기가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명백한 실수이며 북한 대표팀에게 사과한다"는 공식 발표를 하고 나서야 북한 팀은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인터넷판 1면 머리기사에서 "남(한)과 북(한)사이에 1950년부터 3년에 걸쳐 벌어진 한국전쟁이 여전히 종전이 아닌 휴전 중이기 때문"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며 북한 팀의 민감한 반응의 배경을 분석했다. 신의근 감독이 강력하게 항의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며 '지금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처럼 남과 북이 단일기를 앞세우고 공동입장을 하던 호시절이 아니라구나'라고 새삼 느낀 것은 필자뿐이었을까?

공교롭게도 지구촌의 축제 런던올림픽 개막일인 오늘 27일(영국 현지시각)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59주년이 되는 날이다. 1950년 6월 25일에 시작된 한국전쟁은 59년 전 바로 오늘 UN군 총사령관과 북한국 최고사령관·중공인민지원군 사령관 사이에 맺은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으로 일시적으로 중단되었다.

그러나 정전협정으로 남북의 적대행위가 잠시 중단되었을 뿐, 두 차례에 걸친 서해바다에서의 남북 해군의 교전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등 전쟁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59년 동안 함께해온 '불안한 평화'와 작별하기

PEACE ROAD 정전협정과 작별하기 평화콘서트 웹자보
▲ '정전협정과 작별하기' 평화콘서트 PEACE ROAD 정전협정과 작별하기 평화콘서트 웹자보
ⓒ '문화를 생각하는 사람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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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평화 속에서 살아가는 까닭으로 런던 올림픽 개막을 마냥 축하하기에 찝찝한 시민들이라면 차분하게 평화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평화콘서트로 가자. 정전협정 59주년을 맞아 '한반도재단'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등 평화운동 단체들과 영화 <코리아>의 감독 문현성, 배우 박철민, 가수 안치환, 시인 김선우 등 문화예술인들이 한데 모여 평화를 외친다.

이들은 정전협정 59주년 기념일이자 런던올림픽 개막일인 27일 'PEACE ROAD 2012 정전협정과 작별하기'라는 제목의 평화콘서트를 개최한다. 행사진행을 담당하는 '문화를생각하는사람들'의 이종수씨는 이번 행사가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위한 평화협정의 체결 촉구를 위해 마련되었다"고 말했다.

총 3부로 구성되는 평화콘서트. 1부에서는 한반도종단 철도를 타고 부산에서 출발하여 시베리아까지의 여행을 꿈꾸는 '상상(IMAGINE)'을 주제로 여행길라잡이 이지상과 밴드 요술당나귀의 무대가 펼쳐진다. 2부에서는 '기억(REMEMBER)'을 주제로, 과거 고려인의 강제이주 역사와 현재의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까지 전쟁과 분단이 만들어낸 비극을 박남준 시인과 김선우 시인, 그리고 재일교포 2세 가수 이정미씨가 시낭송과 공연으로 풀어간다.

'꿈(DREAM)'이라는 열쇳말을 통해 분단을 넘어 한반도 평화정착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3부에서는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미니특강이 진행된다. 남북단일 탁구팀의 감동실화를 다룬 영화 <코리아>의 문현성 감독과 배우 박철민씨의 토크 콘서트도 예정되어 있다.

'정전협정과 작별하기 평화콘서트'는 27일 오후 7시 30부터 서울 지하철 2·5호선 충정로역 구세군아트홀에서 열린다.


태그:#런던올림픽, #정전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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