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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는 '의사 성과급제가 환자 부담은 늘리고 의료의 질을 떨어뜨린다'며 폐지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1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는 '의사 성과급제가 환자 부담은 늘리고 의료의 질을 떨어뜨린다'며 폐지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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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진료 행위·매출에 따라 받는 성과급이 환자의 비용 부담을 늘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이하 의료연대본부, 본부장 김애란)는 18일 오전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사 성과급제가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늘리고, 의료의 질을 떨어뜨린다"며 폐지를 주장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학병원 의사의 성과급은 환자가 100% 부담하는 선택진료비를 주된 재원으로 한다"며 "의사가 성과급을 많이 받기 위해 선택진료를 늘릴수록, 환자가 부담하는 진료비는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선택진료란 특정 의사를 선택해 진료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여기에 들어가는 추가 비용은 모두 환자 몫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유정 당시 민주당 의원은 서울대·부산대·경북대·전북대·충북대·경상대·전남대·충남대·강원대·제주대병원의 선택진료비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10년 서울대병원의 선택진료비 수입 540억 원의 48.6%가 의사 성과급으로 쓰였다. 2위 부산대병원도 선택진료비 수입 337억 원의 40.3%를 의사 성과급으로 지출했다.

한편 선택진료를 하는 의사들이 각종 검사를 하는 비용은 2008년 1인당 평균 4억 5190만 원에서 2009년 5억 103만 원, 2010년 5억 1236만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의사 1인이 선택진료를 하고 받는 평균 성과급도 3441만 원에서 3931만 원, 4167만 원으로 늘어났다.

"서울대병원 성과급제 때문에 환자 더 빨리, 많이 받으려고만 한다"

18일 전국민주노동연합총연맹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의 '의사 성과급 폐지'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
 18일 전국민주노동연합총연맹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의 '의사 성과급 폐지'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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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연대본부는 또 "의사 성과급제의 목표는 '환자의 부담은 줄이면서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병원의 운영 원칙과 정면충돌하는데 한국의 대형 종합병원들은 앞다퉈 의사 성과급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제1의 국립대병원이고 교육·연구 중심병원인 서울대병원마저 이런 세태에 휘둘리고 있다"며 "상업적 행위를 일삼는 대형 재벌병원이나 네트워크 병원을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병원도 따라 해서야 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윤태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서울대병원분회 분회장은 "의사 성과급제 때문에 병원 전체가 의료의 질에 상관없이 환자를 더 빨리, 더 많이 받으려는 시스템이 됐다"며 "이 제도를 실시, 확대하는 서울대병원은 말만 공공병원"이라고 말했다. 또 "환자를 많이 진료하려다보니 직원들의 출근 시간이 앞당겨졌고, 컴퓨터 단층 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검사실은 낮에는 외부환자를 받고 입원환자는 새벽에 깨워 촬영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환자권리팀장도 "공공의료기관들이 민간처럼 돈벌이에 치중하면 환자들이 기댈 곳이 점점 없어진다"며 "우리나라 의료기관들은 환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 수입을 높이려는 태도가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연대본부는 12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의사 성과급제 문제를 알리는 데 힘쓸 계획이다. 양영실 사무국장은 "환자뿐 아니라 조합원들도 아직 의사성과급제 실태를 잘 모른다"며 "앞으로 국회에서도 논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태그:#의사 성과급, #의료 상업화, #병원, #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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