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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창근. 그의 노래를 들으러 '김광석 거리'에 간 날이 꽤 된 느낌이지만, 따져보니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대구에서 살지만 음악활동은 전국을 넘나들겠다는 오래 전 그의 각오를 알던 터라 그가 왜 다시 대구의 거리공연에 나섰을까? 하는 의아함을 확인하러 간 길이었다.

가수 박창근씨가 김광석거리에서 버스킹콘서트를 가졌다. 선배에 대한 예의갖춤이라고나 할까? 김광석의 저 모습, 현실에서 여전히 그립다
▲ 김광석거리에서 가진 버스킹콘서트 가수 박창근씨가 김광석거리에서 버스킹콘서트를 가졌다. 선배에 대한 예의갖춤이라고나 할까? 김광석의 저 모습, 현실에서 여전히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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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구시 대봉동 방천시장, 그러니까 우리의 가수, 어쩌면 대다수의 국민이 추억하는 가수 김광석이 태어난 고향, 이제는 김광석거리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골목길에서 버스킹콘서트를 가졌다. 

김광석은 30대에서 40대 혹은 50대 사람들이 추억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는 노래를 불렀던 가수이니 박창근에게는 선배격이자, 어쩌면 김광석이란 산을 넘어야 비로소 진정한 가수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리라.

7월의 기운이 하늘에서 땅에서 온통 사람살이의 공간으로 모아지던 주말, 점심을 마친 후 그의 공연은 시작됐다. 김광석을 추억하는 김광석의 거리, 지역화가들이 각자 성향으로 김광석을 그린 추억의 공간에서 가수 박창근은 노래로 김광석을 추억했다.

김광석의 고향은 대구 대봉동이다. 대봉동 방천시장에는 그의 거리가 있다. 고향사람들이 너무 일찍 간 그를 기리며 만든 그만의 거리다. 김광석은 추억으로 노래하고 박창근은 김광석을 추억하며 노래한다.
▲ 대구 대봉동 방천시장 김광석 거리 입구 김광석의 고향은 대구 대봉동이다. 대봉동 방천시장에는 그의 거리가 있다. 고향사람들이 너무 일찍 간 그를 기리며 만든 그만의 거리다. 김광석은 추억으로 노래하고 박창근은 김광석을 추억하며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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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말했다. '진짜 사랑하는 것은 추모에서 끝나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라고. 그는 버스킹콘서트에서 <무지개 내린 날개위의 순간>이라거나 <소년이 소녀에게>라거나 <비가 된 그대를 상상해>라거나 하는 자신의 노래를 불렀지만 <일어나>나 <나의 노래> 등 김광석 노래를 부르며 사람들의 가슴 속에 새겨 두었던 김광석의 기억들을 끄집어내게 했다.

그의 목소리를 통해 나온 김광석의 노래들이 비누방울처럼 골목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그것만으로도 이틀간의 버스킹콘서트는 신선했다.

즐거운 콘서트 기억을 접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가수 박창근씨가 굳이 대봉동에서 버스킹콘서트를 가진 이유를 알았을 때, 내가 가진 의아함이 쑥스러웠다. 전국 투어 콘서트 1천 회 기록을 올린 김광석을 추억하며 후배가수로써 소극장 콘서트를 갖기 직전에 '선배님, 제가 소극장 콘서트를 합니다.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힘을 주십시요'하고 고하는 일종의 존경하는 선배에 대한 '예의 갖춤'이었으니 말이다.

그는 자신을 소개할 때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래 그는 노래하는 사람 맞다.
▲ 노래하는 사람 박창근 그는 자신을 소개할 때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래 그는 노래하는 사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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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가수에 대한 예의를 갖춘 그는 지난 7월 11일부터 15일까지 대봉동 방천시장 근처에 있는 아트팩토리 '청춘'에서 <2012년 장기공연 프로젝트 박창근반달포크콘서트 '소나기는 그쳤나요?>라는 상당히 긴 제목으로 콘서트를 열었다. 그리고 다시 18일부터 22일까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제목으로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3일간의 틈을 둔 이유는 그 밖에 알지 못하겠지만 그 틈은 어쩌면 박창근이 자신에게 숨 쉴 수 있는 자유를 주겠다는 약속일 수 있겠다는 '넘겨 짚기'를 해본다. 장마와 태풍이 오락가락하는 7월의 중순에 가수 박창근은 천연덕스럽게 '소나기는 그쳤나요?'라는 물음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잡는다. 그리고 소리 없는 미소를 입가에 올리며 지금까지 낸 세 개의 음반과 곧 나올 4집 음반에 앉힌 그의 노래를 부른다. 물론 앵콜이 나온다면 선배가수 김광석의 노래도 부를 것이다.

화가들이 그린 김광석의 노래 다시 그리기와 벽에 붙은 박창근콘서트 포스터 머스킹콘서트를 보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이 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노래는 그런거다 어울릴 수 없는 것들이 어우러지게 하는 것.
▲ 김광석 다시 그리기 벽화 화가들이 그린 김광석의 노래 다시 그리기와 벽에 붙은 박창근콘서트 포스터 머스킹콘서트를 보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이 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노래는 그런거다 어울릴 수 없는 것들이 어우러지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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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이란 가수, 참 싱겁지만 맛깔나는 가수다. 그의 노래를 맛보고 싶다면, 7월 18일부터 22일까지 김광석거리가 있는 대구 대봉동 아트팩토리 청춘으로 가라. 나도 곧 갈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박창근 반달콘서트 '소나기는 그쳤나요?'는 7월 18일부터 22일까지 합니다. 아트팩토리 '청춘' 문의는 053-744-5235입니다.



태그:#박창근 , #김광석 , #김광석거리 , #아트팩토리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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